= 엄마의 사랑을 바란 소년 로봇, A.I, SF 드라마, 미국 영화, 결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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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을 바란 소년 로봇, A.I, SF 드라마, 미국 영화, 결말까지

by cocoatea 2025. 1. 28.

*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01년 6월에 미국에서 처음 개봉된 <A.I>는 영국의 SF 작가 브라이언 W.올디스의 단편소설 '슈퍼 장난감의 길고 길었던 마지막 여름'을 원작으로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고 스탠리 큐브릭의 원안을 통해 각본을 집필한 SF 드라마 영화이며 AI 로봇들이 상용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사람의 아이처럼 '사랑'의 감정을 지닌 소년 로봇 데이빗이 엄마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사람이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약 1억달러의 제작비와 2시간 26분의 길이로 만들어졌으며, 최초 개봉일에 2억3천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었고 한국에서는 약 52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수상으로는 2002년 새턴 영화제에서 최우수 공상과학 영화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최우수 특수 효과상과 음악상, 같은 해 골든 글로브 감독상과 음악상, 같은 해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특수 시작 효과상 수상 후보에 오른 바 있습니다. 거의 모든 영화 플랫폼에서 평균 이상의 높은 평점을 받았으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최고 걸작'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진실한 사랑을 지닌 로봇 소년의 모험을 따라가는 이야기, <A.I>를 소개합니다.

 

감독/각본

스티븐 스필버그 (트위스터스, 더 파벨만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캣츠,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레디 플레이어 원)

 

원안

스탠리 큐브릭 (아이즈 와이드 셧, 풀 메탈 재킷, 샤이닝, 시계태엽 오렌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닥터 스트레인지러브)
이안 왓슨 

 

제작

스티븐 스필버그
캐슬린 케네디
보니 커티스

 

주연

데이빗 역/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 (블링크 트와이스, 닌자 거북이 에볼루션,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 터스크,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식스 센스, 포레스트 검프)
지골로 조 역/ 주드 로 (캐서린: 헨리 8세의 마지막 여인, 피터 팬 & 웬디, 리듬 오브 리벤지, 레이니 데이 인 뉴욕, 캡틴 마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킹 아서: 제왕의 검)
테디 역/ 잭 엔젤 
모니카 스윈턴 역/ 프랜시스 오코너 (컨저링 2, 더 헌터, 천사의 투쟁, 타임라인, 윈드토커)
헨리 스윈턴 역/ 샘 로바즈 (라이프 애즈 어 하우스, 캐치 댓 머니, 어웨이크)
마틴 스윈턴 역/ 제이크 토마스 (리지 맥과이어, 크리스마스 대소동 2)
하비 교수 역/ 윌리엄 허트 (폭력의 역사, 로빈 후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미스터 브룩스, 밴티지 포인트)

 

 

 

2. 이야기

-이상기후와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암스테르담, 베네치아, 뉴욕이 사라진 시대, 가난한 나라에서는 수백만 명이 굶주렸고 과학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개도국의 출산을 억제하며 자원을 소비하지 않는 로봇을 만들었다. 로봇은 인간 사회와 경제에 깊은 영향을 미치며 점점 꼭 필요한 존재가 되어갔다.-

 

부모를 사랑하는 아동 로봇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로봇을 생산해 낸 사이버트로닉스의 회장 하비 교수는 청중 앞에서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외모에 신경 배열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지능형 지각 행동 회로로 고통을 느끼도록 설계되었지만, 그 고통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않는 여성형 AI를 보여주며 이제는 이 로봇을 뛰어넘는 부모를 '사랑하는' 감정이 있는 아동 로봇을 만들겠다고 공언합니다.

 청중 중 한 명이 로봇이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지보다 인간이 로봇을 사랑할 수 있는지가 더 큰 문제라며 지적하자, 하비 교수는 "항상 아이의 단계에 있으며 사랑스럽고 병들지 않습니다."라고 답하며 이것은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아이를 바라는 인간의 필요로 의한 것이라 설명합니다. 그 청중은 윤리적인 관점에서 로봇이 사람을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해 인간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 건 아닌지 다시 물었고, 하비 교수는 이에 "태초에 하나님도 사랑하기 위해 아담을 창조하셨잖소?"라고 대답합니다. 이 대화에 현장이 시끌시끌해졌고, 하비가 돌린 시선 끝에는 그가 창조해 낸 사람처럼 화장하며 앉아 있는 여성형 AI가 있습니다. 

 

 

20개월 후.

 

 

데이빗

 모니카와 헨리는 냉동되어 의학의 힘으로 겨우 생명 유지되고 있는 아들 마틴을 보러 가기 위해 병원을 찾습니다. 모니카는 5년 동안 깨어나지 않은 아들에게 매일 동화책을 읽어주었습니다. 의사는 헨리에게 가망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듯 말하고, 헨리는 생각에 잠깁니다.
 한편, 하비 교수는 자사 직원 중에 자신이 만든 로봇을 테스트할 적절한 부모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찾아낸 가장 적합했던 대상은 헨리였습니다.


 얼마 후, 헨리는 한 소년을 데려옵니다. 소년은 AI 로봇이었고, 모니카를 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모니카는 헨리에게 이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아무도 마틴을 대신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대합니다. 헨리는 다시 '데이빗'을 사이버트로닉스에 되돌려주기로 합니다. "그 애 얼굴 봤어요? 너무 진짜 같아..." 모니카는 혼란스러워합니다. 헨리는 아이가 로봇임을 재차 밝히지만, 모니카는 그를 사람처럼 느낍니다. 
 헨리는 모니카에게 '데이빗'을 받아들일 때의 행동강령에 관해 설명합니다. 행동강령을 거치면 데이빗의 영구 전자회로가 두 사람을 영원히 기억하게 되고 데이빗을 다른 곳에 되팔 수도 없으며 양부모가 데이빗을 원치 않으면 회사에서 데려가 파괴하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데이빗을 데려가려면 계약서에 서명해야 하지만 헨리는 모니카에게 확신이 없다면 사인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모니카는 당연히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모니카와 헨리는 일단 아들의 방에서 데이빗을 재웁니다.

 다음 날, 모니카는 자신이 만진 것과 자신을 유심히 바라보는 데이빗을 피해 다닙니다. 그녀는 계속 따라오는 데이빗을 잠시 옷장 속에 가둬두고 고민하다가 다시 데이빗을 옷장에서 꺼냅니다. "이거 놀이인가요?" "그래. 숨바꼭질이야." 모니카는 데이빗을 아들의 방에서 놀게 합니다.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모니카는 갑자기 문이 열리자 놀랍니다. "찾았어요." 모니카는 비명을 지르며 데이빗에게 문 닫고 가라며 소리칩니다.  
저녁, 조용한 식탁에서 모니카와 헨리가 식사하는 것을 보며 식사하는 시늉을 하던 데이빗은 갑자기 크게 웃었고, 이 때문에 놀란 모니카와 헨리도 따라 웃습니다. 두 사람은 데이빗을 조금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밤이 되자, 모니카는 데이빗에게 손수 잠옷으로 갈아입히고 재웁니다. 모니카는 데이빗을 보며 병원에 잠들어있는 아들을 생각합니다.
 다음날, 모니카는 데이빗에게 행동강령을 내립니다. 그녀는 데이빗의 목덜미를 누른 채 천천히 말합니다. "덩굴, 소크라테스, 미립자, 데시벨, 허리케인, 돌고래, 튤립, 모니카, 데이빗, 모니카." 그러자, 데이빗의 표정이 바뀝니다. "그게 다 뭐예요, 엄마?" 모니카는 다시 묻습니다. "뭐라고 했니?" "엄마." "내가 누구지, 데이빗?" 데이빗은 모니카에게 안깁니다. "나의 엄마요."

시간이 흐르고, 웃음을 되찾은 모니카는 데이빗을 집에 혼자 두고 헨리와 외출할 준비를 합니다. 데이빗이 두 사람의 침대를 정리하고 맛있는 커피도 타 주었습니다. 그러나 헨리는 데이빗이 발소리도 없이 와서 놀라게 하는 것이 불만입니다. 아끼는 향수를 뿌리고 나가려던 모니카는 두 사람을 배웅하며 "제 냄새 좋아요?"라고 묻는 데이빗의 말에 놀라 다시 계단을 올라갑니다. 모니카는 화장대에서 아끼는 향수가 바닥난 것을 발견하고 실망합니다. "엄마? 엄마도 죽나요?" "언젠가는 모두 죽어." "나만 남겠네요." "그런 걱정은 하지 말아." "얼마나 오래 살아요?" "50년 정도." "사랑해요, 엄마. 죽지 마세요, 절대." 모니카는 데이빗에게 마틴의 장난감 테디를 줍니다. "테디는 슈퍼 장난감이야. 서로 잘 통할 거야." 테디는 언짢아합니다. "난 장난감이 아니에요." 모니카와 헨리가 외출하러 나가고, 데이빗은 테디에게 묻습니다. "50년은 긴 시간이니?" "아닐걸."

 

다음 날, 모니카에게 전화가 옵니다. 데이빗은 재밌는 것을 보여주듯 수화기에 양 검지 손가락을 올려놓고 전화 목소리를 그대로 따라 말합니다. 잠시 후 다급한 헨리의 목소리가 데이빗의 입에서 나왔고, 자신이 받겠다고 한 모니카는 명령을 처리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린 데이빗에게서 수화기를 건네받습니다. 모니카는 헨리의 전화로 마틴이 깨어났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얼마 후, 마틴을 데려온 부부는 데이빗에게 보여줍니다. "데이빗, 기적이 일어났단다."

 

 

마틴과 데이빗

 시간이 흐르고, 마틴은 하체 보조 기계를 착용하여 걸으며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했습니다. 마틴은 테디의 귀를 잡아들어 멀찍이 앉혀놓고 누구한테 먼저 가는지 보자고 말합니다. 마틴은 "이리와 테디."를 데이빗에게도 말하게 하고 두 사람 앞에서 곤란에 빠진 테디는 엄마에게로 갑니다. 마틴은 테디가 낡아 바보 같다며 데이빗에게 줍니다. 마틴은 데이빗을 슈퍼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고 벽을 걷거나 무중력 상태처럼 날거나 하는 특이한 기능이 없는지 묻습니다. 마틴은 데이빗에게 장난감을 부숴보라고도 하지만 데이빗은 하지 못한다고 답합니다. 마틴은 이번에는 데이빗에게 일어나라고 명령합니다.

"나보다 크게 만들었네." "누가?" "로봇회사 사람들이 나보다 크게 만들었어. 넌 왜 달라? 인형처럼 귀엽지 않고 보통 애들 같아. 제조 일자가 언제야?" "기억 안 나." "그럼 제일 처음 기억은 뭐야?" "새. 큰 날개를 가진 새. 깃털이 많이 달렸어."

그려보라는 마틴의 말에 데이빗은 그림으로 자신이 봤던 것을 그립니다. 

 

 마틴은 데이빗에게 약을 나눠 담는 것을 가르치고 있던 모니카에게 피노키오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합니다. 모니카는 강가로 가 두 아이에게 동화를 읽어줍니다. 그리고 밤이 되자, 모니카는 마틴의 옆에서 동화를 읽어주었습니다. 데이빗은 방 한편에서 그 목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꿈속에서 예쁜 요정이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힘을 내, 피노키오. 넌 착하니까 나쁜 짓을 모두 용서해 줄게. 앞으로 행복해질 거야. 놀란 피노키오는 잠에서 깼습니다. 잠에서 깬 그는 더 이상 나무인형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진짜 사람이 되었습니다."

 마틴은 가족의 식사 자리에서 먹는 시늉을 하는 데이빗을 놀립니다. 그는 시금치를 입에 넣은 것을 데이빗에게 보여주고 씹어 삼킨 뒤 입에 없는 것을 다시 데이빗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에 데이빗은 시금치 그릇을 집었고, 테디가 "고장 날 거야."라고 말렸지만 그는 시금치를 퍼 마구 입 안에 넣고 씹는 걸 보여줍니다. 마틴과 데이빗이 계속해서 똑같은 행동으로 싸우자, 모니카가 데이빗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칩니다. 그러자 행동을 멈춘 데이빗의 얼굴이 녹아내리고 맙니다. 
 결국 데이빗은 수리소로 가 수리를 받습니다. 수리 내내 데이빗의 손을 잡고 있던 모니카는 아프지 않아 괜찮다는 데이빗의 말에 혼란스러움과 현기증을 느끼지만, 다시 데이빗의 손을 잡아줍니다. 그것을 본 마틴은 못마땅합니다. 

 "아주 특별한 일인데 해줄래? 특별 임무를 해 주면 엄마한테 널 좋아한다고 할게. 그러면 엄마도 널 좋아할 거야." "어떻게 하면 되는데? 말해주면 할게." "엄마 머리카락을 가져와서 같이 간직하자. 그걸 가지면 넌 더 사랑받게 될 거야. 비밀로 해야 해. 한밤중에 침실로 몰래 들어가서 잘라 와." "난 못 해. 그러면 안 돼." "말해주면 하겠다고 그랬잖아." 
어느 날 마틴이 제안한 특별 임무로 데이빗은 가위를 들고 모니카와 헨리가 잠든 침실로 갑니다. 데이빗이 모니카의 머리를 자르려 했을 때, 모니카는 가위를 보고 깜짝 놀라 잠에서 깹니다. 가위를 본 헨리는 데이빗을 마구 흔들며 왜 그랬냐며 소리치며 다그칩니다. "애 망가져요!" 모니카의 말에 헨리가 멈추자, 데이빗이 답합니다. "헨리, 엄마한테 사랑받고 싶었어요. 더 많이요." 데이빗의 옆에 있던 테디의 앞에 모니카의 머리카락이 떨어집니다.

 다음 날인 마틴의 생일, 모니카는 파티를 준비하며 지난밤 일을 형제간의 질투로 인해 생긴 있을 수 있는 일이라 판단했지만, 헨리는 데이빗이 쥔 것이 '무기'였다고 주장합니다. 모니카는 데이빗이 되돌려 보내지면 어떻게 될지 알기 때문에 보낼 수 없었습니다. 헨리는 그녀에게 묻습니다. "사랑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면 미워할 수도 있는 거야. 극단적인 상황이 닥치면 뭘 할지 어떻게 알지?" 
 마틴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 놀러 온 아이들은 데이빗을 '기계'라고 부르며 놀립니다. 마틴이 하지 말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데이빗의 팔에 케이크 칼을 대며 DAS(위험 기피 장치)가 있는지 확인하려 합니다. 칼을 본 데이빗은 겁에 질려 마틴의 뒤로 숨어 그를 껴안고 뒷걸음질 칩니다. "날 지켜줘, 마틴. 날 지켜줘, 마틴." "놔! 놔! 엄마!" 모니카가 소리 난 곳을 봤을 때 데이빗은 마틴을 껴안은 채 수영장에 빠졌고, 헨리가 뛰어들어 물속에서 마틴을 잡고 있는 데이빗의 손을 풀어 마틴을 끌어올립니다. 마틴은 수영장 밖에서 기침하며 다행히 의식을 찾았습니다. 데이빗만이 텅 빈 수영장 속에 남겨집니다.

 

도망치게 하다

 모니카는 데이빗과 대화하기로 합니다. 그녀는 데이빗이 엄마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난 엄마의 진짜 아들이에요. 테디는 가짜에요. 테디는 아니지만 나도 마틴처럼 진짜 아들이에요.' 모니카는 내일 데이빗과 둘만 시골로 내려가자고 말합니다. 테디도 함께입니다. 데이빗은 모니카를 꼭 껴안으며 "고마워요, 엄마. 정말 고마워요."라고 답합니다. 내일은 모니카와 데이빗 둘만의 시간입니다.
 다음 날, 모니카는 데이빗과 테디를 태운 차를 운전해 어디론가로 달립니다. 모니카는 왠지 울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요? 좋은 데 가요? 기뻐서 우는 거예요? 오늘 저녁엔 뭐 먹어요?" "넌 못 먹잖니." "맞아요. 그래도 저녁 시간은 좋아해요." 모니카는 사이버트로닉스사를 지나쳐 옵니다. 그녀는 한적한 숲길에 차를 세우고 데이빗을 내리게 합니다. 데이빗은 피크닉을 하는 것처럼 숲 바닥에 담요를 깝니다. 모니카는 그런 데이빗을 멈추게 하고 말합니다. "넌 이해를 못 하겠지만 널 여기 놔둘 거야." "놀이인가요?" "아니야." "엄마는 언제 올 건데요?" "안 와. 너 혼자 있어야 해." "혼자요?" "테디랑." 데이빗은 싫다며 울먹입니다. "안 그러면 널 없앨 거야." 데이빗은 엄마의 머리를 자른 것과 마틴에게도 미안하다며 모니카를 잡고 웁니다. "그만해! 이제 가야 해." "안 돼요, 엄마! 피노키오처럼 내가 인간이 되면 집에 가도 되나요?" "그건 동화일 뿐이야." "그래도 있는 얘기죠?" "그건 사실이 아니야! 넌 진짜 아이가 아니야!" 모니카는 차까지 쫒아온 데이빗에게 돈을 쥐여주며 사이버트로닉스 쪽과 사람이 많은 플레시 페어에 절대 가지 말라며 명심시킵니다. "절대 붙잡혀선 안 돼. 너 같은 로봇하고만 있어. 알았지?" "왜 저를  버리려는 거에요? 사람이 아니어서 죄송해요. 허락하시면 사람이 될게요." 그녀는 자신을 놓지 않으려는 데이빗을 힘껏 밀어 넘어뜨리고 잠시 망설입니다. "세상도 모르는 너에게 미안하구나." 결국 모니카는 데이빗을 남겨둔 채 혼자 차를 타고 가버립니다. 

 

플레시 페어

 '여자 박사'로 통하는 남성형 성 로봇 지골로 조는 호텔 관리인 윌리엄에게서 플레시 페어 사냥꾼들이 집 없는 로봇을 쫒고있다는 소식과 허가증을 보이게끔 옷깃을 열고 다니라는 충고를 듣고는 열쇠를 받아 자신을 기다리는 고객 버벤즈가 좋아하는 모습으로 바꾼 뒤 그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버벤즈는 죽어있었고, 그녀를 죽인 남자가 나타나 조에게 그녀와 만난 지 얼마나 지났는지 묻습니다. 남자가 나가고, 범죄 누명을 쓰게 된 조는 호텔을 나와 자기 손으로 허가증을 제거합니다.

 한편, 데이빗은 테디와 함께 밤의 숲길을 걸으며 푸른 요정을 찾아 사람이 되면 엄마가 나를 좋아해 줄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데이빗은 푸른 요정을 아는 사람을 찾아야 합니다. 데이빗은 폐기물 차량이 와서 숲에 로봇 폐기물을 버리는 것을 보고 걸음을 멈췄습니다. 어디에선가 여기저기 망가진 떠돌이 로봇들이 나타나 폐기물을 뒤지며 자신에게 맞는 부품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도망 온 조 또한 그 곳에 다다랐고, 그의 뒤로 달 모양의 비행선이 뜹니다. "달이 뜬다!" 로봇 중 하나가 외쳤고, 로봇들은 숲속으로 일제히 흩어집니다. 플레시 페어 사냥꾼들은 소속이 없는 조를 포함해 도망치는 떠돌이 로봇들을 특수 자석을 이용해 사냥합니다. 로봇들은 오두막 속에 숨었고, 데이빗도 그곳에 숨습니다. 보모 로봇이 데이빗에게 말을 걸자, 데이빗은 그녀에게 푸른 요정을 아는지 물었습니다. 그때 사냥꾼들이 오두막을 부쉈고, 안에 있던 로봇들을 그물로 잡아채고는 플레시 페어로 향합니다. 도중에 데이빗과 떨어진 테디는 플레시 페어 축제에서 발견되어 분실물 센터로 옮겨집니다. "데이빗 알아요? 데이빗 어디 있어요? 데이빗 좀 찾아줄래요? 데이빗을 꼭 찾아야 해요. 데이빗한테 가는 거예요?" 

 플레시 페어에서는 떠돌이 로봇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파괴하는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철장 안에 있는 데이빗에게로 가려던 테디는 한 소녀에 의해 발견됩니다. 그리고 소녀는 철장 안에 있는 데이빗을 보고 축제 진행원인 아빠에게로 가 '소년'이 철장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테디에게 들은 내용이었습니다. 축제 진행원은 곧바로 철장으로 가 스캐너로 데이빗이 사람인지 알아봅니다. "기계구나." 그러나 데이빗은 자신이 '소년'이라고 말합니다. "불가능해." 진행원은 충격을 받습니다. 
 잡혀 온 로봇들은 사지가 절단되고 전기톱으로 허리가 절단되는 등 차례차례 파괴당합니다. 파괴되기 전 로봇들을 없애 인간이 수적으로 우위에 서려고 한다며 힘있게 주장하는 로봇이 있는가 하면, 통감 장치를 꺼달라는 로봇도 있었습니다. 진행원이 보기에 데이빗은 최상급에 사랑받는 로봇으로 보였습니다. 그가 데이빗의 제조회사를 물었지만, 데이빗은 엄마가 자신을 만들었으며 엄마의 이름은 모니카라고 대답합니다.


 보모 로봇이 염산에 의해 녹고, 사냥꾼들의 우두머리이자 주최자 로드 존슨은 귀한 창조품인 데이빗의 파괴를 반대하는 진행자에게 돈을 쥐여주고 "순수 창작품은 골칫거리야."라며 쇼를 위해 데이빗을 데려갑니다. 데이빗은 조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고, 결국 데이빗과 조는 함께 염산 밑에 세워지게 됩니다. 존슨은 관객에게 데이빗이 인간의 마음을 훔치고 우리 아이들을 대신하기 위한 인형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교한 예술 작품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염산이 데이빗의 오른쪽 어깨에 떨어지자, 겁에 질린 데이빗은 외칩니다. "날 녹이지 마세요! 난 피노키오가 아니에요! 죽이지 마세요! 난 데이빗이에요! 데이빗이라고요!" 관객 중 한 명이 일어섭니다. "로봇은 생명을 구걸하지 않아요! 저 애는 누구죠? 진짜 사람 같아요!" "우리를 방심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겁니다. 우리 감정을 흉내 내고 있는 걸 보십시오!" 존슨은 관객에게 돌을 던지길 권유합니다. "너희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잠시 후 관객 중 한명이 존슨을 향해 돌을 던졌고, 그에 따라 사람들은 모두 존슨을 향해 돌을 던집니다. "그 애는 인간이야! 괴물아!" 데이빗과 조, 테디는 몰려나온 축제 진행원들과 관객들로 난장판이 된 플레시 페어를 빠져나옵니다.

 

루즈시티

 하비 교수는 직원들을 통해 플레이 페어에서 무사하게 발견된 데이빗의 소식을 듣습니다. 하비의 책상에는 그의 아들 '데이빗'의 추모 사진들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조와 데이빗은 달이 있는 곳의 반대쪽으로 걸어갑니다. 조가 데이빗이 말썽을 부려 도망 왔는지 묻자, 데이빗은 헨리의 친아들인 마틴이 돌아와 헨리가 자신을 싫어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엄마가 도망치라고 했다고 말합니다. 엄마는 진짜 아이를 좋아했고 데이빗은 푸른 요정을 찾아 인간이 되어야만 합니다. 조는 푸른 요정이 로봇인지 사람인지 물었고, 데이빗은 '여자'라고 답합니다. 조는 여자 박사로, 여자에 대해서는 뭐든지 알고 있었으며 여자가 많은 곳이 루즈시티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들의 위험이 있는 여정은 달을 향해 가야만 했습니다. 조는 많은 여자 중에 푸른 요정을 찾기 위해서는 '다 알아 박사'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말하며 데이빗을 이끕니다. 조가 생각하기에 푸른 요정은 다소 우울한 유기체같았지만, 그가 있으면 푸른 요정의 얼굴은 붉게 물들 것이었습니다. 

 조는 여성형 성 로봇을 소개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데이빗과 테디와 함께 젊은이들의 차에 타 루즈시티로 향합니다. 조는 데이빗에게 루즈시티에 처음 왔던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도시를 소개합니다. 푸른 요정은 어디있냐는 데이빗의 말이 한 여성에게 접근하려던 조를 멈추게 합니다. 조는 데이빗을 '다 알아 박사'로 데려갑니다. '다 알아 박사'는 작은 정보방으로 데이빗이 가진 10달러 10센트로는 7개의 질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 알아 박사'는 허구에서 실제, 진실, 사람, 장소, 동화, 종교 등 모든 걸 알고 있습니다. 데이빗은 실수로 "진실?"이라고 묻는 데에 첫 번째 질문을 써버립니다. "푸른 요정은 어디에 있어요?" 데이빗의 두 번째 질문에는 푸른 요정이란 이름을 가진 꽃에 대한 정보가 나옵니다. "누가 푸른 요정이죠?" 세 번째 질문에는 친구를 찾는 '블루 에스코트 서비스'에 대한 정보가 나옵니다. 데이빗은 조에게 '동화'로 해달라고 요청하자, 조는 새 주제로 '동화'를 선택합니다. "푸른 요정이 뭐죠?" 데이빗의 네 번째 질문에 피노키오에 등장하는 푸른 요정에 대한 정보와 피노키오, 푸른 요정이 나옵니다. 데이빗은 푸른 요정을 찾은 줄 알고 요정을 쫒아가지만, 그것은 그냥 홀로그램이었습니다. 데이빗이 조에게 작은 소리로 "동화가 진실이라면 요정도 진실이겠죠?"라고 묻자, 조는 '진실'과 '동화' 주제를 함께 선택합니다. "푸른 요정이 어떻게 로봇을 진짜 사람으로 만들죠?" 데이빗의 다섯 번째 질문에 글과 함께 목소리가 흘러나옵니다. 


'어서 오너라, 인간의 아이야. 자연의 품으로 요정의 손을 잡고서. 세상은 네가 모르는 슬픔이 가득하다. 네 모험엔 위험이 따르겠지만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상을 받으리라. 그 주제를 다룬 하비 교수의 책에 기계가 유기체로 변하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요정을 어떻게 찾죠?" 데이빗이 묻고, 목소리가 답하듯 말합니다. "찾는 건 가능하다. 푸른 요정은 오직 한 군데에 있다. 사자가 우는 세상의 끝에. 꿈이 태어나는 곳이지." 조는 데이빗에게 많은 로봇이 세상의 끝(맨해튼)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데이빗은 그곳으로 가길 희망하고 '다 알아 박사'를 나섭니다. 조는 푸른 요정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면 어떡하냐며 그를 잡아 말립니다. 유기체(인간)는 초자연적이거나 신비와 같이 볼 수 없는 걸 믿곤 하는데 그건 로봇과 다른 점이었습니다. 또한 조는 푸른 요정이 인공지능을 유혹하는 전자 기생체일 경우를 우려합니다. 조가 인간은 우리를 미워하고 있다고 말하자, 데이빗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 엄마가 날 미워하지 않으며 인간이 되면 엄마가 날 사랑해 줄 거라고 말합니다. 이에 조는 엄마가 데이빗을 사랑하는 게 아닌 데이빗의 임무를 사랑하는 것이며 싫증이 나서 데이빗을 버린 거라고 말합니다. 그는 로봇들을 너무 똑똑하게, 또 너무 많이 만든 인간의 실수로 인간이 최후에 남게 될 자신들을 미워하는 것이며 데이빗이 자신과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데이빗은 조에게 이별을 고합니다. 

 

맨해튼

 잠시 후, '다 알아 박사'를 나선 데이빗은 뒤따라 나온 조가 경찰에 의해 끌려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사이 데이빗은 경찰 헬기에 올라타 운전을 시도합니다. 데이빗이 탄 헬기는 주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난리를 타 빠져나온 조를 태우고 반은 바다에 잠겨버린 맨해튼으로 향합니다. 맨하튼은 로봇 제한구역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하비 교수의 건물에 헬기를 착륙시켰고 데이빗은 기대감을 가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에서 하비 교수를 찾던 데이빗은 의자에 앉아 있던 자신과 똑 닮은 소년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소년은 자신이 '데이빗'이라고 말하고 사람이냐는 데이빗의 물음에 "그럴걸."이라고 대답하며 데이빗에게 책을 같이 읽자고 제안합니다. 데이빗은 충격에 빠졌고 이윽고 스탠드를 들어 데이빗에게 휘두릅니다. "엄마는 내 거야. 난 하나뿐이야. 내가 데이빗이야! 내가 데이빗이라고! 난 특별해! 난 데이빗이야! 네 엄마가 아니야!" '데이빗'의 로봇 몸체는 망가지고 머리가 떨어져 나갑니다. 테디를 데리고 있던 조는 자리를 피합니다.

 잠시 후, 하비 교수가 나타납니다. 푸른 요정이 여기에 있냐는 데이빗의 질문에 하비는 모니카에게 푸른 요정 이야기를 들었다며 푸른 요정이 무엇을 해줄 것 같은지 묻습니다. 데이빗은 요정이 자신을 인간으로 만들어 줄 거라고 답합니다. 하비는 데이빗이 인간이며 자신이 데이빗의 푸른 요정이라고 말합니다. 데이빗이 부정하며 '다알아 박사'에게서 요정이 세상끝에 산다고 들었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데이빗이 집을 찾아오도록 '다 알아 박사'에게 시킨 것이였습니다. 하비는 동화를 믿고 사랑의 힘으로 희망을 품고 여행을 한 데이빗이 경이로웠습니다. 데이빗을 바로 데려오지 않은 것은 실험 때문이었습니다. "인간의 약점 중 하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희망을 품는 거야. 인간의 장점이기도 한 건 바로 꿈이란다. 너 이전의 기계들은 가질 수 없던 거였어." "난 유일하지 않은가요?" 데이빗의 물음에 하비는 슬픈 표정을 지으며 자기 아들이 유일했고 데이빗은 '새로운 종의 최초'라고 답합니다. 데이빗의 머리는 어지럽습니다. 하비는 데이빗의 진짜 부모를 보여주겠다고 말하고는 방 안으로 사라집니다.

 데이빗은 방 안으로 들어서서 진열되어 있는 수많은 '데이빗'의 몸체를 발견합니다.  창문을 향해있는 데이빗의 반쪽 부품 너머에는 두 팔을 길게 벌린 사람의 동상이 있습니다. 데이빗이 보았던 커다란 새였습니다. 데이빗은 포장된 남아 형 로봇 '데이빗'들과 여아 형 로봇 '달린'들 사이에서 진실을 깨닫고 창문 밖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바다로 몸을 던집니다. 헬기에 탄 조가 그것을 바라봅니다. 바닷속 물고기들은 데이빗을 데리고 어딘가로 데려갔습니다. 바다의 밑바닥에 가라앉은 데이빗은 무언가를 발견하지만, 조가 헬기의 집게로 데이빗을 잡아 끌어올립니다. 바다 위로 올라온 데이빗은 조에게 바닷물 속에 요정이 사는 곳을 봤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때, 경찰 헬기에 의해 조가 끌려갑니다. 조는 끌려가기 전 데이빗에게 부탁합니다. "어른 인간이 되면 여자들한테 내 얘기 꼭 해줘." 조는 데이빗이 탄 헬기를 잠수시키고 공중으로 끌려갑니다. "난 살 거야. 살았었지." 

 

코니아일랜드

 데이빗은 서툰 운전 솜씨로 바닷속에 가라앉은 '코니아일랜드'로 들어섭니다. 놀이공원 안의 '피노키오'에 들어선 데이빗은 그곳에서 푸른 요정 동상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관람차가 넘어지며 데이빗과 테디가 탄 헬기를 짓눌렀습니다. 데이빗은 푸른 요정이 무사한 걸 확인합니다. 테디는 데이빗과 자신이 갇힌 것을 확인합니다. 데이빗은 요정에게 빌었습니다. "푸른 요정님, 제발...제발 저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세요. 푸른 요정님, 제발...제발 부탁해요. 절 인간으로 만들어 주세요." 

-데이빗은 요정에게 계속해서 소원을 빌었고 요정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데이빗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갑자기 조명이 흐려지며 꺼져버렸지만, 낮에는 어렴풋이 요정이 보였기 때문에 데이빗은 계속 희망을 잃지 않았다. 모든 말미잘이 시들어 죽을 때까지 기도했으며 바다가 얼어붙어 그들이 탄 헬기와 요정이 갇혀버릴 때까지 기도했다. 얼음 속에서는 푸른 유령이 미소를 지으며 그를 기다렸다. 항상 그 자리에서 미소를 띄고 그를 기다렸다. 결국 그는 움직일 수 없게 되었지만, 눈을 크게 뜨고 매일 밤 어둠 속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다음 날도. 깨어난 건 2천년이 지난 후였다.-

 

2천년 후.

 

 

푸른 요정과 소원

 지구에서 인간이 멸망한 후 찾아 온 외계 존재들은 맨해튼 바닷속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닷속에서 데이빗과 테디가 탄 헬기를 발견했고, 데이빗을 다시 작동시킵니다. 데이빗의 눈앞에 얼어붙은 푸른 요정이 보입니다. 데이빗은 푸른 요정에게 다가갑니다. 외계 존재들은 데이빗이 인간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빗이 요정을 만지자, 푸른 요정 동상은 그대로 부서지고 맙니다. 외계 존재들은 데이빗의 '기억'을 읽고 그것을 자신들끼리 공유합니다.
 

 데이빗이 눈을 떴을 때, 그는 모니카와 살던 집에 앉아 있었습니다. "테디, 집에 왔어." 데이빗은 엄마를 부릅니다. "엄마? 엄마! 우리 집에 왔어요! 어디 있어요?" 그때 데이빗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데이빗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자, 푸른 요정이 서 있었습니다. 푸른 요정은 데이빗에게 묻습니다. "날 찾고 있었지?" "평생동안요." "왜 날 그리 오랫동안 찾았지?" "소원이 있어서요." "소원이 뭐니?" "인간으로 만들어주세요. 엄마가 나를 사랑하고 함께 살 수 있게요." "가능하다면 뭐든 하겠지만 널 인간으로 만들 순 없단다." 데이빗이 있는 곳은 데이빗의 기억 속의 집이었습니다. "우린 네가 행복하길 바라. 넌 아주 중요한 존재야.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지." "엄마는 곧 오시나요? 마틴과 시장에 가셨어요?" "엄마는 오지 않아. 2천년이 지나서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단다." 데이빗의 눈에 눈물이 맺힙니다. 푸른 요정은 데이빗이 외로울 때 기억 속의 사람을 데려올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은 데려올 수 있는데 왜 엄마는 안 돼요?" 데이빗이 외치자, 푸른 요정은 뼈나 손톱 같은 신체 조직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때, 테디가 다가와 데이빗이 과거에 잘랐던 모니카의 머리카락을 건네줍니다. 데이빗을 지켜보고 있던 외계 존재 중 하나가 말합니다. "애가 원하는 걸 줘." 데이빗은 푸른 요정에게 머리카락을 건넸고, 푸른 요정은 소원을 이뤄주겠다고 답합니다. 


 헬기 장난감으로 조와의 모험을 떠올리며 놀고 있던 데이빗은 방문에 노크해 온 외계 존재를 안으로 들입니다. 외계 존재는 말합니다. "난 인간이 영혼이라는 걸 갖고 있어서 부러워했단다. 인간은 삶의 의미를 수도 없이 설명해 놓았지. 미술, 시, 수학적 공식으로. 인간이 모든 존재의 의미였지만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그래서 우린 죽은 인간을 재창조하는 일을 시작했어. 뼛조각이나 마른 피부에서 DNA를 추출하면 가능해. 죽은 신체를 되살리면 기억도 복원되는지 궁금했는데 결과가 나왔단다. 과거에 일어난 일은 모두 기억하는 시공간 조직을 찾아냈어. 하지만 실험은 실패했지. 부활한 인간들이 하루밖에 살지 못했거든. 새 삶의 첫날 밤에 잠이 들면 그대로 죽어버렸어. 무의식 상태가 되자마자 그들의 존재는 어둠 속으로 사라져. 그러니까 개개의 시공에 대한 기억을 한 번이라도 사용하면 재생은 불가능해. 엄마를 되살려도 단 하루뿐. 그 후로 다시는 볼 수 없어." 데이빗은 말합니다. "어쩌면... 어쩌면 엄마는 다를지도 몰라요. 더 살지도 몰라요. 단 하루가 헬기에서의 하루처럼 될 수도 있잖아요. 그 순간이 영원할지도 몰라요." 외계 존재는 데이빗이 인간의 재능이 담긴 마지막 증표이며 데이빗이 행복하길 바라지만 데이빗에게는 행복한 기억이 별로 없었습니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뭐가 필요한지 알잖아요." 데이빗이 말하고 잠시 후, 외계 존재는 데이빗에게 귀를 기울여 보라고 말합니다. 해가 뜨고, 새로운 아침이 왔습니다. 곧 깨어날 엄마에게 가라는 외계 존재의 말을 듣고 데이빗은 침실로 향합니다.

 

 데이빗은 잠들어 있는 모니카의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눈물을 흘립니다. 잠시후 모니카가 깨어나고, 데이빗은 "찾았어요."라고 말합니다. 데이빗은 모니카가 좋아하던 커피를 타서 가져다줍니다. "정신이 없구나. 오늘이 며칠이니?" "오늘은 오늘이에요."

 

모니카가 데이빗을 씻기고 데이빗은 '다 알아 박사'와 루즈시티, 조의 그림을 그려 모니카에게 보여줍니다. 

-하루를 보내면서 데이빗은 너무나 행복했다. 엄마의 마음에서 모든 걱정을 사라진 것 같았다. 헨리도, 마틴도 없었다. 슬픔도 없었다. 오직 데이빗만 존재했다. 데이빗은 어떤 설명도 하지 말라는 주의를 받았는데 엄마가 겁을 먹으면 모든 게 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빗은 엄마가 기억 못 하는 걸 그리는 건 해롭지 않다고 여기고 자기만의 시간을 즐겼다.-

모니카와 데이빗은 테디와 함께 숨바꼭질하고 모니카는 데이빗을 위한 생일 케이크를 만들었습니다.

-데이빗은 생일이 없기 때문에 생일파티가 없었다. 그래서 케이크를 굽고 촛불을 켰다.-

"소원을 빌렴." "벌써 이뤄졌어요." 데이빗은 촛불을 불어서 껐지만 하나의 촛불을 남겨두고 망설입니다. 

-이때 창가가 어두워졌고, 원치 않았지만, 어둠이 찾아왔다.-

 데이빗은 졸려 하는 엄마를 침대에 눞히고 이불을 덮어주었습니다. "엄마가 널 덮어줘야 하는데. 정말 이상해. 정말 좋구나.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어. 정말 멋진 하루였어. 사랑한다, 데이빗."
모니카는 자신의 곁에서 눈물을 흘리는 데이빗을 안아줍니다. "정말 사랑해. 항상 사랑했단다." 

-그가 기다리던 영원의 순간이 왔다. 얼마 안 있어 모니카는 깊은 잠에 빠졌다. 단순한 수면 이상의 깊은 잠이었다.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데이빗도 잠을 청했다. 그의 삶에서 처음으로 꿈이 있는 곳으로 간 것이다.-

데이빗은 엄마의 옆에서 잠에 들었습니다. 테디도 두 사람을 지켜보듯 곁으로 와 앉았습니다.

 

 

 

3. 후기

인간성을 닮은 AI, 인간성을 담은 영화

 <A.I>는 고도로 발달한 AI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 공상과학에 순수한 고전동화 피노키오를 녹여낸 명작으로, 20여년 전에 개봉된 영화지만 현대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A.I>는 관객이 사람과 가장 닮은 AI 소년 데이빗의 아이로 설계된 지각행동 회로로 인한 시선과 행동, 자신을 받아들인 모니카에 대한 한결같은 감정 시스템을 통해 사람의 근본적인 감정 '사랑'을 발견하며 감동을 받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SF 영화와 크게 차별됩니다. 
 영화는 주인공이 데이빗, 조, 테디인 AI로 이루어져 있지만 차가운 배경 속에 따뜻한 온도를 지닌 '인간성'을 영화 내내 잃지 않고 전개됩니다. 막바지에서 등장하는 외계 존재마저 인간적으로 느껴지는 부분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 작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빗이 모니카에 의해 버려질 때 그녀에게 사람이 아니라서 죄송하다고 말하는 모습, 데이빗이 자신이 하비교수의 아들을 모델로 여러 개로 만들어진 로봇이라는 것에(데이빗이 엄마의 특별한 하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부정되는 부분) 충격을 받고 혼란에 빠지는 모습, 스스로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 그럼에도 드디어 찾아낸 푸른요정 앞에서 몇 천년동안 소원을 비는 모습 등은 아무리 보아도 '진짜'아이와 같으며 엄마를 끔찍히 사랑하는 아이의 마음처럼 진실되어 보이는 '인간성'이 느껴집니다. 

 

과거와 현재가  예상하는 미래의 문제

 과거 가장 미래적이고 독보적인 작품이라 여기며 사랑했던 영화<A.I>를 어른이 된 현재에 와서 감상해보면 과거에 느꼈던 특별함의 빛이 조금 바랜 느낌과 함께 아직 인간에 가까운 로봇이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실생활에서 어느 정도 AI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가 영화의 배경에 조금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는 20년보다도 전부터 고도로 발달한 AI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의 세상을 그리고 이야기하며 AI에 대해 인간이 짊어지어야 할 책임과 한계, 혼란과 문제를 미래 도시의 배경으로 함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데이빗을 로봇으로 대응해야 할지 아이로서 대응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던 모니카, 데이빗이 다시 살아돌아온 마틴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생각한 모니카와 헨리가 받아들였던 데이빗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로봇에게서 사랑을 구하는 사람들, 버려져 떠돌아 다니는 로봇들, 비인간적으로 보이는 플레시 페어 축제에서 로봇의 수를 줄이며 인간의 존엄성을 외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간과 거의 같아진 AI를 어떤 윤리로 취급해야할 것인가, AI의 바다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며 AI는 어떻게 행동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또한 과거와 현재에 같은 예상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도로 발달할 AI를 앞둔 현대의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를 사랑할 수 있을까?

 데이빗이 자신을 로봇이 아닌 '아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스로 장난감이 아니라고 말한 테디는 자신을 무엇으로 생각하고 있을까요? 인간의 감정과 구조가 부여된 AI는 결국 인간을 닮고 따라가도록 설계되어 있을 것입니다. 
 영화는 엄마에 대한 '진짜 사랑'을 가진 AI 로봇 데이빗의 모험과 여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에게"이 로봇을 진짜 아이로 생각하며 사랑해줄 수 있나요?"라고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혼란을 거친 뒤, 예를 들면 2D 캐릭터나 에펠탑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처럼 '사랑할 수있는 사람'과 예를 들면 인간과 닮았지만 인간이 아닌 불쾌한 골짜기처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 공존할 것이라고 다소 쉽게 예상해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던 결국에 그 답은 AI를 받아들일 인간과 사회에 달려있을 것이며 이를 이해하는 현대인들은 앞으로의 AI의 발달형태와 AI로 인한 사회 구조의 변화, 새로 생길 AI 관련법을 기다리며 주시하고 있습니다.

 

 

 

 

 

https://cocoatea.tistory.com/entry/AI%EC%86%8C%EB%85%80

 

'근미래적 피노키오' A.I 소녀, SF 심리 스릴러, 미국 영화, 결말 및 AI와 인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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