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4년 12월에 처음 개봉된 <브루탈리스트>는 브래디 코베 감독이 감독과 각본, 제작을 맡은 시대극 드라마 영화로,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유대인 라즐로가 고향을 떠나 미국의 땅에서 가족을 다시 만나고 건축으로서 성공을 이루게 되는 삶의 과정을 담아냈습니다.
주요 촬영은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와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이루어졌으며, 960만달러의 제작비로 총 4515만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 93%의 평가와 평균 이상의 높은 평점을 받으며 평론가들 사이에서 흠잡을 데 없는 몰입감 넘치는 서사시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브루탈리스트>는 제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되며 은사자상을 포함한 5개 상을,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남우주연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작품상 등 7개 상을 받았습니다.
완벽을 위해 브로디의 헝가리어 대사와 건축 청사진과 완성된 건물에 AI를 이용한 것에 대해 다소의 논란이 있었지만, 감독 코베는 <브루탈리스트>의 모든 제작에는 인간의 노력과 창의성, 협업이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브루탈리스트>를 "가장 대담하고 성취한 비전가, 우리 조상들의 승리를 기념하는 영화"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세상과 타인의 유린에도 영혼의 목적을 세운 유대인 건축가 이야기 <브루탈리스트>를 소개합니다.
감독
브래디 코베 (크라우디드, 다가올 세상, 복스 룩스)
각본
브래디 코베
모나 패스트볼
제작
브레디 코베 외 7명
음악
대니얼 블럼버그
주연
라즐로 토스 역/ 에이드리언 브로디 (애스터로이드 시티, 블론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1942, 미드나잇 인 파리)
에르제벳 토스 역/ 펄리시티 존스 (더 라스트 레터, 세상을 바꾼 변호인,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 2)
해리슨 리 밴 뷰런 역/ 가이 피어스 (메모리, 블러드 샷, 프로메테우스, 팩토리 걸, 킹스 스피치, 아이언맨3)
해리 리 밴 뷰런 역/ 조 앨윈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 친구들과의 대화, 더 라스트 레터, 크리스마스 캐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매기 리 밴 뷰런 역/ 스테이시 마틴 (루이스 웨인: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아망떼, 올 더 머니)
젊은 조피아 역/ 래피 캐시디 (화이트 노이즈, 킬링 디어, 얼라이드, 투모로우 랜드)
중년의 조피아 역/ 아리안 라베드 (어쌔신 크리드, 더 랍스터, 비포 미드나잇)
아틸라 역/ 알렉산드로 니볼라 (와일드 캣, 보스턴 스트랭글러, 암스테르담, 아메리칸 허슬)
오드리 역/ 에마 레어드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
고든 역/ 이삭 드 번콜 (결혼식에서 우리가 싫어하는 사람들,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블랙팬서, 마지막 마녀 사냥꾼)
2. 이야기
서막
전쟁에서 살아남아 막 뉴욕에 도착한 라즐로는 기차에서 내려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환호했습니다. 그의 아내 에르제벳과 조카 조피아는 아직 오스트리아 국경 난민 수용소에 있었습니다.
제1막: 도착의 수수께끼
라즐로가 필라델피아에 사는 그의 사촌 아틸라를 만났을 때 그는 겨우 에르제벳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눈물을 흘렸고 아틸라에게서 에르제벳의 편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라즐로는 아틸라와 그의 아내 오드리의 가구점에서 머물고 가구 디자인을 맡아 일했으며 아내와 조카를 국경에서 빼내기 위해 교회의 랍비에게 부탁했습니다. 라즐로는 노숙자 배식줄에서 흑인 건설 노동자 고든을 만나 친구가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펜실베이니아에서 부자로 이름난 해리슨의 아들 해리가 아틸라의 가구점에 찾아왔고, 아버지의 서재를 서프라이즈로 리모델링해달라는 부탁에 라즐로는 요청한 천 달러보다 비싼 2천 달러로 견적을 내어 자재를 구입하고 고든과 인부들을 고용해 해리슨의 서재를 뛰어난 디자인으로 탈바꿈합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해리슨은 서재를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리모델링 비를 한 푼도 주지 않고 두 사람을 내쫒았고, 이에 실망하고 빚이 생긴 아틸라는 라즐로가 추근댔다는 오드리의 말만 믿고 라즐로를 가구점에서 내보냅니다.
이후 라즐로는 한동안 노숙자 쉼터에서 지내며 고든과 함께 건설 노동과 석탄 캐는 일을 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라즐로에게 해리슨이 찾아옵니다. 라즐로가 디자인한 해리슨의 서재가 잡지에 실릴 정도로 유명해져 있었고, 해리슨은 과거 일을 사과하며 주지 않았던 리모델링 비를 그에게 쥐어주며 자기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해리슨은 유대인 변호사 친구 마이클이 발이 묶인 라즐로의 가족을 도울 수 있도록 해줬고 지적인 자극을 주는 라즐로와의 대화에 감탄했습니다. 그는 사람들 앞에서 어머니를 모실만한 부지에 어머니 마가렛의 이름으로 커다란 문화센터를 세우겠다고 공언하고 그것을 라즐로에게 맡깁니다. 정부에서 지원받고 라즐로를 포함한 모든 인부의 급여가 포함된 85만달러의 예산이었습니다. 라즐로는 에르제벳에게 마이클이 이야기한 서류를 요청하는 편지를 썼고 인부로 고든을 데려와 건축에 뛰어듭니다.
제2막: 아름다움의 견고한 본질
5년 후, 라즐로는 드디어 미국 땅에서 아내 에르제벳과 조카 조피아와 재회합니다. 해리슨은 에르제벳이 기자로서 일할 수 있게 해주었고 해리는 조피아에게 접근했지만, 소용이 없자 불만을 품었습니다. 라즐로는 해리가 고용한 새 건축사 짐과 예산 문제로 자기가 디자인한 건축물의 높이가 깎이게 되자, 초과액을 자신의 보수로 메꾸겠다고 나서며 건축물을 지켰습니다. 그러던 중, 해리의 인부들이 자재를 싣고 오던 기차가 사고나 큰 피해가 발생했고, 이에 해리슨은 인부를 탓하며 현장의 건축 인부들을 모조리 해고해 버립니다. 건설이 중지되고 에르제벳이 다시 해리슨을 설레게 해 프로젝트를 이어 나가게 설득하라고 했지만, 좌절한 라즐로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라즐로는 루돌프 헤이우드 건축사무소에서 제도사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실어증이 낫고 임신하게 된 조피아는 남편 베냐민과 이스라엘로 떠났습니다. 라즐로는 마이클을 통해 기차 사고 보험금을 받았으니 돌아오라는 해리슨의 말을 전해 듣고 에르제벳을 혼자 두고 로마로 떠납니다. 라즐로는 그곳에서 건물에 들어갈 석상을 위해 대리석 석재상 오라치오를 해리슨에게 소개했고, 그날 밤 오라치오가 권한 파티에서 술과 마약에 취한 라즐로는 해리슨에게 기생충 취급을 당하며 능욕당하게 됩니다.
건축은 재개되었습니다. 라즐로는 미국으로 돌아온 뒤 마음의 문을 닫고 건설에만 집중했습니다. 안전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운 라즐로는 고든과 짐, 아내에게까지 거친 말을 내뱉었습니다. 라즐로는 아내에게 이곳 사람들이 자신들을 싫어하며 자신들은 아무것도 아닌 벌레 같은 존재라고 말했고, 에르제벳은 그런 남편을 가엾게 여겼습니다. 그날 밤 라즐로는 약이 떨어져 골다공증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아내에게 자기가 사용하던 마약을 투약하고 그녀와 부드럽게 사랑을 나눴습니다. 그 후 화장실에서 거품을 물고 의식을 잃은 에르제벳은 병원에서 깨어났고, 지난밤 라즐로가 흘린 말로 그가 해리슨에게 당한 일을 알아챈 그녀는 라즐로와 함께 조피아가 사는 이스라엘로 가기로 마음먹습니다. 퇴원한 그녀는 목발을 짚고 혼자 해리슨 저택으로 찾아가 해리슨의 가족들과 지인들 앞에서 당신들의 아버지는 강간범이라고 폭로했습니다. 해리슨은 오히려 라즐로를 비난하며 그를 해고했고, 화난 해리가 강제로 에르제벳을 끌어내어 집에서 내쫒았습니다. 그 후 해리와 쌍둥이 여동생 매기가 아버지를 찾았지만, 해리슨은 종적을 감춘 후였습니다.
에필로그: 제1회 건축 비엔날레 1980년
나이가 들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라즐로는 자신의 건축이 전시된 베니스의 건축 비엔날레에 참석했고 연설에 나선 조피아가 직접 쓴 삼촌 라즐로와 작품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는 시대를 대표하기보다 시간을 초월하는 건축가가 되길 원했습니다. 회고록에서 자신이 설계한 작품들을 불필요한 부분이 없는 기계로 묘사했죠. 그 기계를 통해 그가 보여주고자 한 건 흔들리지 않는 본질이었습니다. 아름다움의 견고한 본질. 그건 거주자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려는 의도였죠. 그는 부헨발트 수용소에서 살아남았고 고인이 된 그의 아내와 다하우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그가 미국에서 만든 첫 걸작인 필라델피아 외곽의 밴 뷰런 인스티튜트는 1973년까지 미완성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조피아는 밴 뷰런 인스티튜트가 라즐로가 갇혀있었던 독방과 에르제벳의 수용소, 그녀의 부재를 표현한 건축물이며 건축물의 높은 유리 천장으로 자아의 자유를 나타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녀는 이주 후 처음 딸을 낳고 키우던 자기에게 라즐로가 한 말을 밝혔습니다.
'네 영혼의 주인은 네가 돼야 해, 조피아. 남들이 아무리 삶을 유린해도 중요한 건 목적지이지 과정이 아니야.'
3. 후기
모든 장면의 순간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전후의 역사 흐름과 그에 따라 변화하는 유대인 라즐로의 인생을 보여주며 서막, 제1막, 제2막, 에필로그 순으로 전개합니다. 서막에서는 라즐로가 미국 땅을 밟게 된 연유와 과정을, 제1막에서는 라즐로가 미국에 도착해 밑바닥부터 시작한 생활을, 제2막에서는 라즐로의 건축에 대한 야망과 부딪히는 갈등을, 에필로그에서는 그 이후의 라즐로의 삶과 업적을 보여줍니다.
때때로 성적인 장면이 등장해 19세 관람가로 책정되었음에도 선정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런 장면들에 비해 라슬로의 삶의 여정이 더 주목되고 중요시되는 탓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즐로가 전쟁 수용소에서 나와 미국 땅을 밟은 순간, 전쟁 중 떨어진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 라즐로가 해리슨의 서재를 자기의 건축 양식으로 바꾸는 과정, 해리슨이 계획한 문화센터 건축에 라즐로가 야심 차게 뛰어들어 갈등과 문제에 부딪힐 때, 라즐로의 담배와 술과 마약과 여자, 미국의 명암, 아내 에르제벳과의 사랑 등 모든 장면의 순간에는 그에 걸맞은 드라마틱하고도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 미국의 역사 속에 살았을 법한 캐릭터에 빙의된 풍성한 배우들의 행동과 대사 등 약 3시간을 넘는 길이의 영화 내내 관객이 라즐로의 삶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라즐로의 삶
라즐로 토스는 가공의 인물이며, 자유로운 성격으로 여자와 술과 마약을 즐기기도 했지만, 아내와 가족을 끔찍이 사랑했고 인생에서 자신이 경험한 것을 건축물로 표현했습니다. 그의 전쟁 속 유대인으로서의 삶, 미국 이민자로서의 삶은 무척 어려웠습니다. 가족과 떨어지고 친척과 멀어진 채 밑바닥인 건설 노동자와 집 없는 노숙자의 삶, 해리슨이라는 부자의 밑에서 건물을 지어야 하는 삶이었으며 그 때문에 라즐로가 자신의 실력으로서 얻어낸 오롯하고 거대한 건축의 기회를 방해하고 위협하는 요소도 존재했습니다. 라즐로를 고용한 해리슨은 처음에 라즐로를 존경하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술을 마시고 여자와 춤추며 마약을 하는 라즐로에게서 느낀 지배욕과 경멸로 그를 업신여기고 욕보였습니다. 그 잘못이 폭로되자 라즐로를 해고하고 잠적한 해리슨과 달리, 본질을 잃지 않고 영혼이 견고하게 녹아든, 계속 그곳에 존재한 라즐로의 건축물은 세월이 흘러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브루탈리즘과 유대인 건축가
브루탈리즘은 단색으로 노출된 콘크리트나 벽돌, 기하학적인 모양, 미니멀리즘한 구조가 들어간 2차 세계대전 이후 콘크리트 사용이 활발해지며 등장한 건축 양식으로, 1950년대 영국에서 그 개념이 정립되었습니다. 어원은 프랑스어 베통 브뤼트(Beton brut)(노출 콘크리트)에서 비롯되었지만, 영어 브루탈(Brutal)(잔혹주의)로 종종 오역되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라즐로가 해리슨에게 말했듯 나치는 게르만 양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대인들이 브루탈리즘 양식으로 건축하지 못하게 했지만, 브루탈리즘 양식은 소련이나 독일 나치식 건축물과 비슷했습니다.
그런 유대인 라즐로가 (비록 미완성이 되고 말았지만)이민자의 나라 미국에서 브루탈리즘 양식으로 거대한 건설을 했다는 것은 미국에서 건축가로서의 성공을 의미하며, 유대인의 역사에서도 큰 의미가 부여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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