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1년 10월에 처음 개봉된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베이비 드라이버'의 연출과 각본을 맡았던 에드거 라이트가 감독과 각본을 맡고 한국의 정정훈 촬영감독이 촬영을 맡은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 영화로,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며 막 런던으로 이사 온 엘리가 소호의 한 원룸에서 과거 60년대를 살았던 샌디의 환영을 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4300만 달러의 제작비로 21년 말 기준 총 2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로튼 토마토에서 75%의 신선도와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평균점을 웃도는 중간 평점을 받았습니다.
수상으로는 2022년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뛰어난 영국 영화에 지명되었으며 2022년 영국 판타지 어워드에서 최우수 영화상을, 할리우드 비평가 협회에서 최고의 공포영화/최우수 편집상을 받았습니다.
각본과 결말에 대해 서투른 공포 패러디라는 비평도 있었지만, 아쉬운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60년대 배경의 화려한 영상미와 인상적이며 공포적인 연출과 촬영, 배우들의 빛나는 연기는 압도적인 매력을 내뿜습니다.
라이트는 부모님의 60년대 레코드 컬렉션과 당시 런던의 안 좋았던 경험담의 영향으로 60년대 런던에 대해 집착이 생겼고 60년대 영국의 성공하려는 여성에 대해 징벌적이었던 영화들은 라이트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라이트는 이 영화가 과거를 낭만화하는 것과 그것이 왜 잘못된 일인지에 대한 이야기이자 라이트 스스로 가장 악몽 같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60년대를 살았던 샌디, 그녀는 과연 누구였을까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를 소개합니다.
감독/원안
에드거 라이트 (베이비 드라이버, 앤트맨, 지구가 끝장 나는 날, 뜨거운 녀석들, 새벽의 황당한 저주)
각본
에드거 라이트
크리스티 윌슨 케이언스
촬영
정정훈
주연
엘로이즈 터너 역/ 토마신 맥켄지 (파워 오브 도그, 올드, 조조 래빗, 흔적 없는 삶)
샌디 역/ 아냐 테일러조이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듄: 파트 2,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더 메뉴, 노스맨, 뉴 뮤턴트, 엠마)
잭 역/ 맷 스미스 (모비우스, 오피셜 시크릿,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린제이 역/ 테렌스 스탬프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빅 아이즈, 송 포 유, 원티드, 예스맨)
콜린스 역/ 다이애나 리그
페기 터너 역/ 리타 터싱햄 (내 이름은 레니입니다, 더 오너스, 더 위맨)
존 역/ 마이클 아자오
조카스타 역/ 시노브 칼센
2. 이야기
충고와 당부
엘로이즈(엘리)는 직접 만든 신문지 드레스를 입고 집 안에서 한껏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가 꿈인 그녀는 거울에 대고 자문자답합니다. "누구 옷 입었어?" "당연히 엘로이즈.T 지." 어느샌가 엘리의 뒤에는 그녀의 엄마가 서 있습니다. 엘리가 엄마에게 좋은 소식이지 않냐고 묻자 1층에서 그녀의 할머니 페기가 엘리를 부릅니다. 엘리가 레코드를 끄자, 엄마는 사라져 버립니다. 페기는 내려온 엘리에게 편지를 건넸고, 편지를 읽은 엘리는 외칩니다. "저 런던에 가요!"
그날 밤, 엘리는 짐을 쌉니다. 페기는 과거 딸과 함께 런던에 갔던 일을 떠올리며 딸과 런던에서 찍은 사진 액자를 엘리에게 가져가라고 합니다. 엘리는 자리잡히면 가져가겠다며 거절하고 대신 자신이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가 되면 사진 속 비싼 가게 크라이테리온에서 함께 저녁을 먹자고 말합니다. 당시 페기와 딸은 그 가게 앞에서 사진만 찍고 싼 윔피에 갔었습니다. 페기는 엘리를 걱정하며 충고합니다. "네가 얼마나 원하는지 알아. 네 엄마 꿈이기도 했어. 하지만 런던은 네가 상상하는 것과 달라. 조심해야 해. 나쁜 사람들이 많아." 그러나 엘리는 듣기 싫은 듯 가위를 들고 장난스레 할머니를 겁줍니다. "난 까칠해요. 처리할 수 있어요." "내 말은... 런던은 보기와 달라. 네 엄마한테는 너무 버거웠을 거야. 너만큼 재능도 없었고 너처럼 뭘 보고 느끼질 못 했어. 너도 기가 죽을까 봐 걱정이다." 엘리는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엄마를 위해서 정말로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거기 가면 엄마가 많이 떠오르지 않을 거예요." 페기는 이내 수긍합니다. 엘리는 할머니를 안심시키기 위해 엄마를 못 본 지도 오래되었다고 거짓말합니다.
다음 날 엘리는 방을 나오며 거울 속의 엄마와 작별 인사를 합니다. 엘리가 떠날 택시를 앞두고 페기는 엘리에게 당부합니다. "네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너무 힘들면 꼭 말해. 너한테도 나한테도 그러지 마." 그리고 그녀는 엘리에게 우린 너와 함께 있고 싶다며 포장된 자신과 딸의 사진 액자를 건넵니다.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절대 그러면 안 돼."
런던 택시 기사
엘리는 택시에서 기차로 갈아타고 다시 샬롯 가까지 택시로 갈아탔습니다. 해는 저물었고 택시 기사가 엘리에게 런던은 처음인지 묻습니다. "엄마랑 어렸을 때 한번 왔었어요. 지금은 너무 달라 보여요." "걱정하지 마. 밑에는 여전히 예전 런던과 같아." 택시 기사는 엘리에게 무슨 일로 왔는지, 모델인지 물으며 엘리의 다리를 보았고 모델해도 되겠다며 음흉하게 웃습니다. 그는 샬롯가에는 왜 가는지 묻더니 학생 기숙사가 있다는 엘리의 말에 샬롯 가에 모든 슈퍼모델이 있다면 자신을 자주 보게 될 것이며 자기가 첫 번째 스토커일지도 모른다고 농담합니다. 불안해진 엘리가 돈이 모자란다며 내리려고 하자, 그는 밤에 이 근처는 위험하다며 데려다주겠다고 했고, 엘리는 가게에 들러야 한다고 둘러대고 서둘러 택시에서 내립니다. 엘리가 콜라를 사고 나오자, 가게 앞에 멈춰있던 택시는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신입생들
기숙사에 도착한 엘리는 그 앞에 서 있던 남학생의 도움도 거절하고 혼자 계단에서 무거운 캐리어를 끌어 올립니다. 배정된 방에 도착한 엘리는 조카스타와 만났고, 방문 앞에 쓰인 자신의 성을 지운 조카스타는 이름으로만 불리고 싶다며 엘리를 안으로 들입니다. 그녀는 자기 침대를 창가로 옮겼고 엘리에게 다음 학기엔 서로 바꿀 수 있다고 말하며 방 안에서 담배를 피웁니다. 조카스타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은 엘리와의 대화에서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공통점을 찾습니다. 7살 때 엄마를 잃었다는 엘리에게 15살 때 엄마를 잃은 조카스타는 말합니다. "정말 어렸을 때구나. 그래도 그 나이에는 더 쉬울 것 같아. 그게 경쟁은 아니지만." 조카스타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러 갔고, 그들에게 자기 얘기를 한 뒤 식당으로 뒤따라온 엘리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멋지잖아. 우린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왔는데 자기가 만든 옷을 입고 오다니. 용감무쌍 엘리라고 불러야겠어."
조카스타는 엘리와 자신이 '죽은 엄마들 클럽'이며 엄마를 백혈병으로 잃었다고 밝혔고, 엘리도 엄마가 정신적으로 안 좋아 자살했다는 것을 밝힙니다. 친구들이 안타까워하자, 조카스타는 자기 삼촌은 목을 매고 자살했고 그게 뭔지 잘 알고 있다며 엘리에게 "너도 용감해."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지금을 즐겨야 한다며 술을 나눠마셨고 엘리도 술을 들이켠 뒤 그들을 따라 술집으로 갑니다. 그곳에는 기숙사 앞에 있던 남학생도 있었습니다. 조카스타가 자기에게 성적으로 접근해 온 남자를 엘리에게 떠넘기자, 엘리는 지하로 도망칩니다. 그곳에서 엘리는 창을 통해 자신의 등 뒤에 있는 남자를 발견했지만, 엘리가 뒤돌았을 때 그는 없었습니다. 엘리는 화장실에 숨었고, 나중에 들어온 친구들이 자신을 '시골 쥐'라 말하며 험담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엄마가 자살한 얘길 했어. 누가 관심 끌려고 그러겠어?" "맞아. 좀 이상해." 조카스타가 말합니다. "장담하건대 걔는 크리스마스 전에 손목을 그을 거야."
신입생들과 술집을 나온 엘리는 길가의 공중전화 부스에 매춘부들의 사진들과 연락처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가게에서 나온 백발의 노인을 발견합니다. 그 노인은 엘리를 보더니 차갑게 웃고는 다른 곳으로 갑니다. 엘리는 친구들과 떨어져 혼자 기숙사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기숙사 방에 조카스타와 남자가 함께 들어와 침대에서 뒹굴었고 엘리는 이불로 몸을 감싼 채 방을 나왔지만, 기숙사 전체에서는 이미 신입생들의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구석에 앉은 엘리에게 한 남학생이 와 엘리의 헤드폰을 빼서 들어보더니 노래가 구닥다리라며 비웃었고, 그때 기숙사 앞에 있던 남학생 존이 넌 테크노 리버댄스를 틀지 않았었냐며 그를 엘리에게서 쫒아줍니다. 존이 실수로 냉장고에 있던 엘리의 콜라를 마셨지만, 엘리는 그에게 그냥 마시라고 말합니다.
구지로 8가
엘리가 눈을 떴을 때, 이미 아침이었습니다. 늦은 엘리는 서둘러 학교로 뛰어갔습니다. 존이 옆자리를 내줬고, 엘리가 그 자리에 앉습니다. 교수가 출석을 부르고 엘리가 질문이 뭐였냐고 묻자, 조카스타와 친구들이 웃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엘리는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고 모든 게 현대식이라 좋고 룸메이트도 재밌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지낼 수 없었던 엘리는 게시판에서 '여성만 가능'한 소호 원룸 장기 임대 쪽지를 발견하고 그곳에 찾아갑니다.
구지로 8가로 간 엘리는 나이 든 집주인 콜린스 부인을 만납니다. 콜린스는 방을 보여주며 몇 가지 규칙을 설명합니다. 담배를 피우면 안 되고 8시 이후 남자 방문 금지며, 밤에는 세탁실 사용 금지였습니다. 엘리는 규칙을 지킬 수 있었고 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콜린스는 옛 주인에게서 이 건물을 샀지만, 추억이 많아 팔 생각은 없다고 말합니다. "만약 어떤 시간과 장소에서 살 수 있다면 60년대 여기 런던에서 살고 싶어요. 우주의 중심처럼 느껴졌을 거예요." 엘리의 말에 콜린스는 유선전화는 긴급전화만 걸 수 있으며 옆집인 프렌치 비스트로에서는 마늘 냄새가 올라올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엘리는 가능한 한 빨리 들어가길 바랐고 콜린스는 차를 내주며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엘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집세를 낼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집세를 낼 수 있다는 엘리에게 콜린스는 두 달 치 집세는 선불이며 두 달 치는 보증금이라고 말합니다. "한밤중에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래." 엘리는 말합니다. "콜린스 부인, 전 절대 안 그래요."
그날 밤, 엘리는 기숙사를 나와 소호의 원룸으로 들어갑니다. 창밖으로 네온사인의 빛이 번쩍거렸고, 엘리는 턴테이블로 음악을 틀고 낯선 침대에 들어가 빛을 피해 이불을 덮습니다.
샌디
잠시 후, 엘리는 어느 골목길에 서 있었습니다. 그녀가 골목길에서 나오자 60년대 소호의 밤거리가 펼쳐졌습니다. 엘리는 '카페 드 파리'라는 술집 안으로 들어갑니다. 직원이 다가와 그녀의 외투를 받았고 엘리는 거울을 봅니다. 그때 그녀는 거울속 자신이 금발에 분홍빛 시폰 드레스를 입은 다른 여성임을 깨닫습니다. 여성은 실라 블랙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홀 안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한 남자가 끼어들어 그녀에게 이름을 물었고, 그녀는 '샌디'라고 답합니다. 남자는 합석을 권했지만, 샌디는 사장을 만나야 했습니다. 남자는 내가 사장이며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 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샌디는 그가 사장이 아님을 알고 거절합니다. 샌디는 바텐더에게 사장을 만나고 싶으며 여기서 첫 공연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바텐더는 샌디에게 묻습니다. "누가 카페 드 파리에서 첫 공연을 하죠?" "저요." "원하면 이름을 남겨놓고 가요. 하지만 먼저 잭과 얘기해야 할 거예요."
샌디는 실라 블랙의 손에 키스하고 있는 남자를 봅니다. 바텐더는 잭이 많은 여자들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샌디는 잭에게 다가갑니다. "당신은?" "다음 실라 블랙이에요." 잭은 실라가 코트 관리 일부터 시작했으며 그렇게 시작할 의향이 있는지 묻습니다. 샌디는 물론이라고 답합니다. 잭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었고 샌디는 물론 노래한다고 답합니다. 춤은 어떠냐는 잭의 말에 샌디는 직접 춤을 보여줍니다. 잭은 그녀의 춤을 보고 같이 춤을 춥니다. "어떻게 생각해요?" "넌 이미 스타야." 하지만 잭은 샌디가 카페 드 파리에 오르기 전에 할머니가 될 수도 있다며 자신이 다른 공연을 알아봐 준다고 이야기합니다. 샌디가 주문한 술 베스퍼를 잭이 가지러 간 사이 아까 합석을 요구했던 남자가 샌디에게 다시 집적댔고 잭이 그녀를 구해줍니다. "그 창녀 가져도 돼." 남자가 말하자, 잭이 그의 얼굴에 주먹을 두 번 갈겨 쓰러뜨립니다. 잭은 샌디를 데리고 가 공중전화 부스에서 키스를 나눈 뒤 그녀가 사는 구지로 8가까지 데려다줍니다. "이 불빛이 비치는 곳은 모든 사람이 무대에 서는 가장 가까운 곳이야. 자기들의 꿈을 위해서." "난 아니에요." "아니긴. 원하는 게 보이는데." "그 이상이에요." "이건 앞으로 일어날 일의 맛보기일 뿐이야." 잭은 샌디와 내일 저녁 8시 약속을 정한 뒤 돌아갔고 샌디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눕습니다. 엘리가 샌디에게 손을 뻗자, 알람이 울립니다.
다운타운
다음 날 엘리는 학교에서 꿈에 나왔던 분홍빛 시폰 드레스를 입은 샌디를 모델로 디자인을 그렸습니다. 존이 자화상인지 물었고, 엘리는 그에게 60년대는 뭔가 말해주는 게 있다고 설명합니다. 조카스타는 엘리가 그린 것을 본 후 엘리의 목에 있는 키스 마크를 발견하고는 "대담하네. 재밌게 살아."라며 친구들과 비웃습니다. 수업 후 학교에서 나온 엘리에게 존이 말을 겁니다. "오늘 그린 그림 정말 맘에 들었어." 그리고 그는 콜라를 건네주며 이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엘리에게 최소한 이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최대한 할 수 있는 건?" 엘리는 멋질 것 같아서 한 말을 후회했고 존은 그녀에게 오늘 밤 무슨 일정이 있는지 묻습니다. 잠시 생각한 엘리는 사실 일정이 있다고 답합니다. 그날 밤, 엘리는 다시 꿈을 꿉니다.
엘리가 1층으로 내려가자, 잭이 와 있었습니다. "늦어서 미안해." "그 말로 커버할 순 없어요." "용서해 줄 것 같은 느낌인데." 잭은 샌디를 데리고 '리알토'라는 곳으로 갑니다. 가게는 닫혀져 있었는데 샌디의 오디션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좋아. 뿅가게 해 봐." 사장의 말에 샌디는 무대에서 '다운 타운'을 부릅니다. 노래가 끝난 뒤 잭이 기립박수를 쳤고, 사장은 노래부를 줄 안다며 그녀를 인정합니다. "믿을 수 없어." 성공을 믿지 못하며 리알토를 나온 샌디는 새 옷으로 갈아입었으면 했고 매니저가 필요했습니다. 잭은 자신이 매니저가 되겠다며 샌디에게 키스합니다. 샌디는 잭과 구지로 8가 자신의 침대에서 사랑을 나눕니다.
금발과 흰 가죽 코트
알람 소리에 놀라 깬 엘리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녀는 머리를 바꾸자고 마음먹고 미용실에서 금발로 염색합니다. "믿을 수 없어." 그 모습은 샌디와 닮아 보였습니다.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전화하는 엘리의 모습에 페기도 안심합니다. 엘리는 수업에서 샌디의 분홍빛 드레스를 옛날 원단으로 만들려고 했고 교수도 흥미를 보였습니다. "누군가를 보면서 옷을 입는 걸 상상해요. 그녀가 드레스를 입어요. 드레스가 그녀를 입는 게 아녜요." 교수는 학생들에게 엘리가 하는 말을 잘 들으라고 했고, 엘리의 금발이 마음에 든다는 교수의 말에 조카스타는 줄자로 자기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합니다.
학교가 끝난 뒤 엘리는 구제 샵에서 샌디가 리알토로 갔을 때 입었던 흰 가죽 코트와 닮은 코트를 입습니다. 직원은 뒤쪽에 비바 드레스가 있다며 추천해 주었고 엘리는 어떤 느낌이 들어 뒤를 돌아봅니다. 그곳에는 마사지 가게가 있었는데, 출입구 위에 눈에 익은 'R' 문양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곳은 꿈속에서 본 '리알토'가 있던 장소였습니다. 엘리는 코트가 너무 비싸서 기숙사 첫날에 갔던 술집 '투칸'에 들어가 일자리를 구합니다. 노인과 얘기하던 사장 캐롤이 엘리에게 술 알바 경험은 있는지 묻고는 맥주를 준비하러 가고, 앉아있던 노인은 금발에 흰 코트를 입고 있는 엘리를 유심히 지켜봅니다. 엘리가 기숙사 첫날 저녁에 봤던 노인이었습니다. 엘리가 일하기로 하고 술집을 나오자, 노인이 따라 나와 그녀를 불렀지만 엘리는 갈 데가 있다며 서둘러 걸어가려 합니다. "아가씨를 잡아가려는 거 아니니 걱정하지 마." "걱정 안 해요." "낯이 익어서 그래. 어머니가 누구지?" "제 어머니는 돌아가셨어요."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대부분은 그렇지." 자리를 뜨려던 엘리는 차에 치일 뻔했지만, 무사히 구지로 8가로 돌아옵니다. 머리가 바뀐 엘리를 못 알아보던 콜린스 부인은 엘리인 것을 확인하고는 그녀가 방에서 듣던 노래에 흥미를 보이며 무슨 노랜지 묻습니다. 엘리가 60년대 노래라고 답하자, 콜린스는 "음악이 훨씬 좋지."라며 동감합니다. 그날 밤, 엘리는 사 온 '다운 타운'의 LP를 들으며 잠에 듭니다.
악몽
엘리는 '리알토'의 관객석에 앉아있었습니다. 그녀는 기대하며 샌디가 나오길 기다렸지만, 나온 건 양 다리와 가슴골을 드러낸 옷을 입고 인형처럼 움직이는 '마리오네타'였고 그녀가 기다리던 샌디는 역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등에 태엽을 단 채 의자에서 엉덩이를 실룩대거나 다리를 벌리는 춤을 추는 백댄서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실망한 엘리는 샌디가 춤을 추는 동안 리알토의 사장과 유쾌하게 대화하고 있는 잭을 발견하고 리알토를 빠져나갑니다. 그러자 엘리는 샌디가 담배 피우며 앉아있는 대기실에 들어섭니다. 실망과 분노를 느끼던 샌디는 거울에 붙은 사진을 주먹으로 쳐 거울을 깨뜨렸습니다. 그때, 샌디를 부르는 잭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샌디, 아직 밤은 안 끝났어. 문 열어." 엘리가 잭에게 묻습니다. "원하는 게 뭐예요?" "바보 같은 소리 마. 알잖아."
그 사이 리알토의 무대에는 '클레오파트라'가 요염하게 춤추고 있었습니다. 잭은 엘리를 데리고 어떤 남자가 앉은 테이블로 갑니다. 남자는 엘리의 손에 키스하며 무대가 아주 훌륭했다고 말합니다. 남자는 샌디와 단둘이 마시고 싶어 했고, 엘리는 잭과 일한다며 거절의 이유를 댑니다. 하지만 잭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고, 이에 샌디는 자리를 박차고 떠납니다. 이런 건 싫다는 샌디의 말에 뒤따라간 잭이 설명합니다.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 계속 노래하고 싶으면 저런 사람들을 만족시켜 줘야 해. 저런 사람을 위해 공연해야 해." 샌디는 다시 싫다고 합니다. "모두 다 그렇게 해. 넌 뭐가 그렇게 특별해?" 엘리가 잭을 밀칩니다. "싫다고 했잖아!" 엘리는 리알토에서 도망치려 합니다. 그녀는 울면서 내가 생각했던 그런 게 아니라며 누군가와 통화하는 여 댄서, 남자 옆에서 자기 팔에 주사를 놓는 여 댄서, 남자의 하체에 얼굴을 붙이고 있는 여 댄서, 자살한 여 댄서를 지나쳐 옵니다. 그녀를 잭의 목소리가 쫒아옵니다. "이걸 원했던 건 너잖아! 이건 다 연기야. 이게 다 어디로 가는지 알잖아, 샌디." 엘리는 한 중년 여성의 손짓을 보고 '출구'로 나갑니다.
출구로 나간 엘리는 샌디의 방으로 들어섭니다. 샌디는 죽은 듯 자고 있었고, 그녀의 사이드 테이블에는 지폐가 여러 장 놓여있습니다. 잠시 후, 화장실에서 샌디의 손에 키스하던 남자가 나옵니다. 남자가 안 자는 거 안다며 샌디에게 손대려 하자, 엘리가 소리칩니다. "가만히 내버려둬!!"
그때 알람이 울리고, 놀라 일어나 알람을 끄려던 엘리의 손을 그 남자가 잡습니다. "안 자는 거 알아." 엘리는 다시 알람 소리에 놀라 일어납니다. 악몽이었습니다. 엘리는 알람을 부숴버립니다.
얼룩진 특별함
수업 중, 엘리의 머릿속에 잭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걸 원한 건 너였어! 그 무엇보다도 말이야! 넌 뭐가 그렇게 특별해?" 엘리는 참지 못하고 만들던 드레스를 찢어버립니다. 그때 교수가 와서 그냥 자신감 위기로 마음이 흔들렸을 뿐이라며 그녀를 만류합니다. "넌 정말 잘하고 있어. 그만두면 안 돼." 존이 걱정하듯 그녀를 보고, 엘리는 자신이 그린 디자인 속 샌디를 봅니다.
디자인 속 샌디를 보고 있던 엘리는 손님이 왔다는 캐롤의 말에 고개를 듭니다. 존이 와 있었습니다. 술도 마실 겸 돌 하나로 두 마리 새를 잡으려고 온 존은 수업 시간에 마음이 상한 것처럼 보인 엘리를 걱정합니다. 존은 원룸을 구해 혼자 살아서 좋다는 엘리를 다행이라 생각하다가 어두운 표정을 보이는 엘리를 다시 걱정합니다. "런던은 쉽지 않아." 그녀의 말에 존 자신도 북런던에서 힘들었다며 공감해 줍니다. 존은 엘리에게 말합니다. "속하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어떤 건지 알아. 얘기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말해." 존이 떠나고 캐롤이 엘리에게 충고합니다. "자기들 문제를 너한테 얘기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그 반대가 아니라."
바람둥이 남자
엘리는 바에서 나와 페기에게서 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최근 할머니에게 한 번도 전화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의 걱정에 엘리는 기숙사에서 나와 술집에서 일한다고 털어놓고 울먹이면서도 왜 기숙사를 나왔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페기는 엘리를 타이릅니다. "네가 뭔가를 밝히려고 하는 거 안다만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아." 엘리는 할머니와의 전화를 끊습니다. 그때, 전에 만났던 노인이 나타나 그녀가 괜찮은지 묻습니다. "엘리. 아니면 엘로이즈라고 부를까? 옛날 노래처럼?" 엘리는 그런 노래를 몰랐고 노인이 어떻게 자기 이름을 아는지 궁금했습니다. "이 근처의 예쁜 여자들을 다 아는 게 내 일이야. 모든 문제도. 항상 그래 왔지. 담배를 피지 않나?" "아뇨." "내가 다른 금발 여자를 착각한 모양이군." 노인은 엘리가 잊고 있었던 디자인 그림을 건넨 후 떠납니다. 그때, 가게를 나온 펫이 엘리에게 말합니다. "난봉꾼이 귀찮게 했어? 저 사람은 문어발이야. 캐롤 말로는 전에 바람둥이였대. 널 어떻게 해보려는 것 같아."
엘리는 마감이 가까운 바에서 술을 마시며 캐롤에게 물었습니다. "영혼을 믿으세요? 제 말은... 유령이 있다고 믿어요?" 캐롤은 믿지 않는다고 답하지만, 여기서 유령이 나온다면 지금이 좋을 때라고 말합니다. "비어있을 땐 웃음소리만 들려. 모든 갱과 경찰, 모든 주정뱅이가 여기 왔었어. 의기양양했던 영혼들이 벽에 스며들어있어. 아마 그것 때문에 취할 수도 있을 거야." 캐롤은 엘리가 좋고 이곳에 잘 어울리지만 여기서 자는 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술집의 불이 꺼지고, 엘리는 구지로 8가로 돌아옵니다.
가명과 시궁창
엘리가 침대에 앉아있은 잠시 후, 턴테이블이 제멋대로 레코드를 연주했고 문을 박차고 들어온 잭이 엘리의 팔을 잡고 데려갑니다. "건드리지 마!" 엘리의 비명에도 샌디는 이미 신나는 음악이 흐르는 클럽에 와 있었습니다. 샌디가 보던 거울 앞을 막아선 잭이 그녀에게 명령합니다. "어떻게 춤추는지 알잖아. 왜 여기 왔는지 알잖아. 어서 가서 춰." 샌디는 춤을 췄고, 이제 나이 든 남자와 단둘이 술을 마십니다. 엘리는 거울 속에서 모든 걸 지켜보고 있습니다. 남자가 묻습니다. "이름이 뭐지?" "알렉산드라." "예쁜 이름이야." "고마워요." 샌디는 다시 춤을 춥니다. 새로운 남자가 샌디에게 접근합니다. "이름이 뭐야?" "알렉시." "예쁜 이름이군." "고마워요." 샌디는 격렬하게 춤을 춥니다. 새로운 남자가 그녀에게 접근합니다. "이름이 뭐지?" 조금 울먹이던 샌디는 말합니다. "앤디." "참 예쁜 이름이군." 샌디는 미친 듯이 춤을 춥니다. "이름이 뭐야?" "렉시요." "예쁜 이름이야." "고마워요." 샌디는 과장되게 웃습니다. 그리고 다시 춤을 추기 시작한 샌디는 현기증을 느꼈고 클럽 사장이 그녀를 보며 고개를 젓습니다. 샌디는 새로운 젊은 남자와 단둘이 술을 마십니다. "이름이 뭐지?" "알렉스요." "아니지. 진짜 이름이 뭐야?" "당신은 경찰 같군요." "진짜 이름이 뭐야?" "샌디." "넌 이런 일엔 안 어울려, 샌디. 너처럼 예쁜 애가 시궁창에서 뒹굴다니. 나 같으면 떠날 거야. 넌 이것보다 나은 애야." 샌디의 눈에 한 여자의 몸을 더듬는 잭이 보입니다. "그런 것 같지 않아요." "당연히 그래. 거울을 봐."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요." "그러면 너무 늦었을 수도 있겠군." 엘리는 거울을 보지 않는 샌디에게 거울을 주먹으로 치며 말합니다. "안 돼. 날 봐, 샌디! 날 봐, 샌디!" 거울이 깨지고 엘리가 샌디를 껴안았을 때 엘리는 깜짝 놀라 침대에서 일어납니다.
그런 엘리에게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날 어디서 찾을지 알지." 엘리는 천정을 올려다봅니다. 천정에는 속옷차림의 샌디가 침대에 누워있었고, 한 남자의 환영이 넥타이를 풀며 엘리에게 다가옵니다. "이름이 뭐야?" "예쁜 이름이야." 거울 속의 샌디가 옷을 바꿔가며 "알렉산드라, 알렉시, 앤디, 샌디."라고 이름을 바꿔 말할 때마다 남자의 환영도 다른 사람으로 바뀝니다. 엘리는 화장실로 도망칩니다. 그녀가 다시 방문을 열었을 때 방은 아무 일도 없는 듯 평범하게 보였고, 엘리가 화장실 거울을 잠시 보다가 방을 봤을 때, 그곳엔 속옷 차림의 수많은 남자의 환영이 서 있었습니다. 엘리는 비명을 지릅니다.
할로윈과 살인
수업이 끝나고, 멍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엘리에게 존이 오늘 밤에 일정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엘리는 얼른 가겠다고 말했고, 존은 웃으면서 '학생들의 밤' 파티에 유령 화장을 하고 가자고 말합니다. 집에서 나가야 했던 엘리는 존의 권유를 받아들입니다. 존과 엘리가 파티가 열리는 클럽으로 갔을 때, 조카스타가 다가와 둘에게 술을 건네줍니다. "해피 할로윈, 연인들!" 술을 마신 엘리는 존과 신나게 춤을 췄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엘리는 수많은 남자의 환영과 춤추는 샌디의 환영, 잭의 환영을 보게 됩니다. 엘리가 샌디를 부르며 다가갔지만 샌디는 사라지고 말았고, 엘리는 존에게 바람을 쏘여야겠다며 클럽을 뛰쳐나옵니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밖의 돌벽에서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샌디의 환영과 길가에 여자와 서 있는 잭의 환영을 봅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잠시 후 사라져 버립니다. 따라 나온 존이 엘리에게 자신이 도울 게 있는지 묻습니다. "이런 거 싫어. 다른 사람들과 같았으면 좋겠어." 엘리의 말에 존이 말해줍니다. "안 같아서 다행이야." 엘리는 웃으며 존에게 키스합니다. 자리를 옮길까 물어보는 존에게 엘리는 남자가 들어오면 안 되니 조용히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잠자기 싫어? 내가 계속 깨워줄게." 존의 말에 둘은 웃습니다.
두 사람은 빗속을 달리며 구지로 8가 엘리의 원룸으로 들어왔고, 함께 침대에 뒹굽니다. 하지만 엘리는 천정에서 잭에게 칼로 위협받고 있는 샌디의 환영을 보고 놀라 소리칩니다. "그녀한테서 떨어져! 저리가!" 존이 놀라 일어섰고, 잭이 칼을 휘두르자 엘리가 피합니다. 잭이 말합니다. "누가 널 원하겠어? 넌 내 거야. 내 소유야! 다신 내 말을 거역하지 마. 돈 내는 사람은 나야. 누가 널 가질 수 있어?" 존이 무슨 일인지 엘리를 부르고, 잠시 후 콜린스 부인이 문밖에서 소리칩니다. "엘로이즈! 안에서 뭐 하는 거야? 남자를 들이면 안 돼. 안에 누구야? 경찰에 전화할 거야! 당장 내보내!" 존은 서둘러 옷을 주워 입다가 화장대 거울을 깨뜨리고 맙니다. 샌디가 잭의 얼굴을 손톱으로 찢었을 때, 콜린스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나가! 나가!" 엘리는 잭이 샌디를 칼로 몇 번이나 찌르는 것을 봅니다. 존이 나가고, 엘리는 피투성이 샌디가 힘없이 자신을 쳐다보다가 사망하는 것을 봅니다. "괜찮아? 걔가 널 해쳤어?" "해치지 않았어요." 콜린스는 아침이 되면 다시 얘기하자며 방을 나갑니다.
따라오는 환각
엘리는 가위를 든 채 욕조에서 떨며 밤을 새웠고, 아침이 되자 깨진 거울 조각들을 청소한 뒤 콜린스 부인에게로 가 사과하면서 자신이 쓰는 방에서 샌디라는 여자애가 살았는지 그곳에서 누가 죽었는지 물었습니다. 콜린스는 많은 여자애들이 살았지만 모두 본명이 아니었고 오래된 도시 런던에서는 모든 곳에서 사람이 죽는다고 설명합니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나한테 잡혔으면 어젯밤에 네 남자 친구는 죽었을 거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 엘리는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다시 남자의 환영을 봅니다. "어디 가?" 엘리에게로 다가온 남자는 잭이었습니다. 엘리는 놀라 서둘러 학교로 향합니다.
모델 학생에게 샌디의 드레스를 입히고 드레스 밑단을 살핀 뒤 고개를 든 엘리는 모델의 얼굴이 샌디의 피투성이 얼굴로 바뀌어 있는 걸 봅니다. "날 어디서 찾을지 알지." 놀란 엘리는 뒷걸음칩니다. 교수가 무슨 일인지 물었고, 모델 학생도 괜찮은지 묻습니다. 존이 도망치려는 엘리를 붙잡아 무슨 일인지 말해보라고 하지만 그의 등 뒤에는 남자들의 환영이 서 있었고, 엘리는 환영으로 가득한 학교에서 도망쳐 버립니다. 밖으로 나왔지만, 런던 곳곳에서는 잭과 샌디, 수많은 남자의 환영과 환청이 엘리를 따라왔습니다. "어디 가?" 그때의 노인이 뛰어가는 엘리를 봅니다. 환청들이 말합니다. "이 사람들은 네가 행복하게 해줘야 할 사람들이야."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겠군." "날 무시하지 마!" "아가씨한테 말하고 있잖아." "여긴 런던이야." "낯이 익어." "걔가 널 해쳤니?" 엘리의 눈에 경찰서가 보입니다.
오래된 살인사건
경찰들은 엘리가 말한 것을 토대로 정리해 봅니다. "어젯밤 살인을 목격했는데 그게 과거의 환영이라고 믿는군. 1960년대 중후반 젊은 여자가 포주한테 살해당한 사건 말이야. 미대생이지? 환각제를 먹은 적 있니?" 여경찰이 옆에서 말합니다. "먹었다 해도 문제없게 해줄게." "미친 소리 같겠지만 전 마약 안 해요. 아무것도 안 먹었어요." 여경찰이 엘리가 어제 파티에 갔었던 것을 들며 누군가 슬쩍 먹였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엘리는 조카스타가 술을 줬던 것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환영은 어젯밤 전에 시작되었고 엘리는 부정하며 술이 깬 상태로 꿈에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을 상세하게 보았다고 설명합니다. "그 애에게 나쁜 일이 생겼다는 걸 알아요. 왜냐면 이런 과거의 환영을 보거든요." 여경찰이 런던에 온 지 얼마 안 됐다는 엘리에게 누군가와 이야기해 보는 건 어떤지 물었고, 남경찰은 가족 중에 정신병 이력이 있는지 묻습니다. 엘리는 대답 대신 범인은 샌디의 남자 친구이자 포주인 잭이라고 말하며 소호에서 만난 노인에 대해 말합니다. "소호 주변에서 실제로 그를 봤어요. 그를 처음 봤을 때는 저를 못 알아봤어요. 그런데 살해당한 샌디와 같은 머리로 바꾸자 갑자기 절 알아봤어요. 노인이 된 살인범을 소호 주변에서 봤어요." 범위를 좁힐 수 없는지 묻는 남경찰에게 엘리는 노인이 투칸에서 술을 마신다고 증언합니다. 남경찰은 필요한 건 다 파악한 것 같다며 면담을 끝냅니다.
화장실에서 구토한 뒤 나온 엘리는 면담했던 남경찰이 화장실에서 엘리의 얘기를 하며 비웃는 소리를 들었고, 서둘러 나가려는 엘리를 여경찰이 붙잡습니다.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걸 어떻게 확신시켜야 하죠?" "난 네가 미쳤다고 생각 안 해. 넌 적응하려면 지원 시스템의 도움이 필요해. 넌 옳은 일을 한 거야. 제발 들어봐. 샌디의 살인사건에 대해 알아볼게. 연락처를 알고 있으니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할게. 하지만 이런 사건처럼 오래된 경우에는 뭔가 구체적인 게 없으면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 성도 모르잖아."
살인범
엘리는 당장 학교 도서관으로 가 학생증을 보여주며 사서에게 1960년부터 1969년까지 센트럴 런던에서 살해된 여성을 찾고 싶다고 말합니다. 학생증을 확인한 사서가 패션 과냐며 묻자, 엘리는 조사하는 거라고 답합니다. "악명높은 살인 형장을 배경으로 멋진 패션 촬영을 하려고?" "네. 맞아요." "살인범." "네." 사서는 아는 눈치입니다.
'캠던 여자 바텐더 칼에 찔려 사망'. '스크럽스 근처에서 총을 쏜 여경'. '여종업원 살해 혐의로 법정에 나온 권투 선수'. 과거 신문들을 보고 있던 엘리의 어깨를 누군가가 잡았고, 엘리는 놀랍니다. "네 물건..." 존이었습니다. "젠장, 존! 왜 그렇게 속삭여?" "도서관이잖아. 네 물건 가져왔어. 너 뛰쳐나왔잖아." 존은 엘리의 가방을 건네며 어젯밤 일에 대해 사과하려고 합니다. "아니 넌 잘못 없어. 미안, 너 때문이 아니야." 왜인지 말해달라는 존에게 엘리는 사실대로 자신이 본 것에 대해 말합니다. 엘리의 방에 살았던 여자애가 과거 칼에 찔려 사망했는데 살인범이 아직도 소호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엘리는 찾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존은 자기 이모가 온갖 것들을 믿었다며 엘리를 도와주겠다고 말했고, 엘리는 그에게 신문자료를 줍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 실종. 메이페어 파티 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 '소호 나잇 후에 사라진 교사'. '요크 공장주인 2주째 실종'. 존이 잠시 자리를 뜨고 계속해서 자료를 보고 있던 엘리의 등 뒤로 남자들의 환영이 다가옵니다. 그때 페기에게서 전화가 왔고, 엘리는 전화를 무시합니다. 잠시 후, 엘리의 어깨를 누군가가 잡습니다. 존인 줄 알았던 엘리는 남자들의 환영과 다시 마주하고 놀랍니다. 엘리는 코트에서 가위를 꺼내 들고 다가오려는 남자들의 환영을 피해 도망치다가 자신을 위협하는 남자의 환영과 마주하자, 가위로 찌르려고 합니다. 하지만 존이 그녀를 막았고, 엘리의 앞에는 환영이 아닌 조카스타가 서 있었습니다. 놀란 조카스타는 욕하며 경비를 부르러 갔고, 존이 그녀를 뒤따라 달려갑니다. "조카스타, 이건 사고야." "사고? 지금 장난해? 경비!" 엘리는 코트를 들고 급히 비상문으로 나가려 했지만 잠겨있습니다. "나 어떻게 된 거야? 나 어떻게 된 거지?" 중얼거리던 엘리는 창문 밖으로 흰 코트를 입고 걸어가는 샌디를 발견하고 도서관에서 나와 샌디를 쫒아 달립니다.
린제이와 알렉스
엘리가 샌디를 쫒아 골목길을 빠져나왔을 때, 그곳은 1960년대였습니다. 엘리는 택시에 치일 뻔했고, 홍등가에 서 있던 잭을 만납니다. 잭이 외칩니다. "어딜 가려고? 그냥 갈 수 있을 것 같아?" 엘리는 다시 멀어져가는 샌디의 뒷모습을 찾아냈고, 길을 막고 있는 남자들의 환영 속을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칩니다. 가까스로 남자들에게서 벗어나 샌디를 쫒아가는 엘리의 뒤로 남자들과 잭이 쫒아옵니다. "이리 와, 이 걸레 년! 이리 와, 창녀! 너한테 말하고 있잖아, 샌디!" 엘리가 샌디를 붙잡았을 때, 샌디는 엘리를 힘껏 밀쳐버립니다. "날 내버려둬!" 길바닥에 쓰러진 엘리는 놀라 눈을 뜹니다. 그녀는 비가 오는 골목길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몸을 일으킨 엘리의 눈에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노인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그녀는 분노한 듯 노인을 부르며 그를 쫒습니다. "잭! 잭!"
엘리가 들어간 곳은 '투칸'이었고, 늦은 엘리 대신 일을 더한 펫이 엘리를 비난합니다. 캐롤이 엘리에게 지하에 손님이 와 있다고 말했고, 엘리는 투칸의 지하로 걸어 내려갑니다. 그곳에는 노인이 베리 라이언의 '엘로이즈'를 들으며 피아노를 치는 시늉을 하고 있었습니다. 엘리는 젖은 코트를 벗고 바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제 왔군." 노인은 엘리에게 방금 주크박스에 '엘로이즈'를 넣었는데 본인이 나타났다고 말합니다. "캐롤이 네 걱정을 했어. 실종된 줄 알더군. 아무도 안 사라진다고 내가 그랬어. 항상 어딘가에 있거든." 엘리는 휴대전화 녹음을 켭니다. "여기 있잖아요." "방금 왔잖아." 노인은 엘리에게 맥주 한 파인트를 주문합니다. 엘리가 말합니다. "여자들과 잘 어울린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래? 어떻게 감히? 아직도 그래. 절대 변하지 않아." "이 근방의 여자들을 많이 알았었죠?" "많이? 전부 알았어." "샌디는요?" "샌디를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어?" 노인은 노래 가사를 흥얼댑니다. "난 모든 여자를 알았어. 그들을 돌봐줬지. 적절하게 지켜주고 보호해 줬어. 샌디는 좀 특별했었지.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어. 그런 일을 하기엔 과분하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결국 죽으면 모두 똑같아." "당신이 뭘 했는지 알아요. 샌디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요. 네, 그녀를 봤어요. 샌디를 만나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요." "샌디한테 무슨 일이 있었든 간에 스스로 자초한 거야." "누구도 그런 일을 당해선 안 돼요." "네가 어디 사는지 알아, 엘로이즈. 뭘 보고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샌디는 정확히 자기가 원한대로 죽은 거야. 샌디 얘기를 하니 웃기는군. 왜냐면 내가 이 비참한 곳으로 돌아왔을 때 제일 먼저 한 일이 그녀의 오래된 뼈를 찾아보는 거였거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발견되는 걸 원치 않더군." 노인은 자리를 뜹니다. "당신이 그녀를 죽였어요." "내가 샌디를 죽였다고 생각하나?" 엘리는 노인이 마시지 않고 놓고 간 맥주잔을 집어 바닥에 내리치며 소리 지릅니다. "당신이 죽인 거 알아요!" 바에 있던 사람들이 소리 난 쪽을 돌아봅니다. 노인이 말합니다. "하! 알렉스가 샌디를 죽인 걸 알게 될 거야." "이리 와요." "아니, 이런 질문은 이제 지긋지긋해. 샌디가 천사였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속지 마!" 엘리는 휴대전화를 들고 떠나려는 노인을 따라갑니다. "여기 녹음하고 있어요.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 "그래서? 난 여기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어." "경찰이 알아요! 내가 얘기했어요!" 노인은 성난 듯이 엘리에게 말합니다. "그런 거 상관 안 해. 알렉스를 보면 지금 어떤 지옥에 있든 내가 안부 전한다고 해." 노인이 걸어가려던 순간, 그는 달려오는 차에 치이고 맙니다.
"린제이, 가엾은 사람!" 소란을 듣고 나온 캐롤이 펫에게 구급차를 부르라고 시킵니다. "이 사람이 전에 경찰이었다고 말해. 그럼 빨리 올 거야." 엘리는 혼란스럽습니다. "린제이? 경찰이에요?" "그래. 오랫동안 소호의 홍등가에서 경찰로 일했었는데 이제 그를 봐." "이름이 잭이 아니에요?" "잭? 아니야, 린제이야." 엘리는 샌디가 젊은 남자에게 했던 말을 떠올립니다. "당신은 경찰 같군요." "그래? 나 같으면 떠날 거야." 젊은 린제이의 목소리가 엘리의 머릿속에 울립니다.
샌디의 진실
린제이가 실려 가고, 엘리는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울며 페기에게 전화합니다. "내가 할머니를 실망시켰어요. 엄마를 실망시켰어요." "넌 아무도 실망시키지 않았어. 절대 안 그랬어. 엘리,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집으로 돌아와도 괜찮아. 넌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았어." 엘리는 하루도 더 못 있겠다고 호소합니다. 그때, 경찰차가 도서관 쪽으로 향했고 그것을 본 존이 뒤쫒아 갑니다. 엘리는 페기에게 도와줄 사람이 있다고 말한 뒤 전화 부스를 나와 존에게 달려갑니다. 엘리가 연행된 줄 알았던 존은 엘리를 방으로 데려다주려고 하지만, 엘리는 런던을 벗어나 집에 가고 싶다며 기차역까지 가게 도와달라고 요청합니다. 존은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말하고 일단 엘리가 짐을 가져오기 위해 구지로 8가에 내려줍니다. 엘리는 콜린스 부인이 존을 보면 안 될 것 같았고 혼자 들어가기로 합니다. "15분 후에 안 돌아오면 와서 날 확인해." 존은 알았다며 끄덕입니다.
엘리는 콜린스 부인의 방에 노크합니다. "도와주세요." 콜린스는 엘리가 혼자인 걸 확인하고 그녀를 방으로 들입니다. 거실의 재떨이에는 방금 피운 듯한 꽁초가 있었고, LP판이 꺼내져 있었습니다. 콜린스는 엘리의 우편물을 건넸고 어제의 소동으로 담배를 피우고 말았지만 엘리를 탓하지 않습니다. "그래 뭘 도와줄까?" 엘리는 우선 콜린스에게 이런 식으로 하는 것에 대해 사과합니다. "이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지만, 오늘 밤에 떠나요." 콜린스는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지금 떠나려고?" "여기서 별로 좋은 시간을 못 보내서 정말 집에 돌아가야 해요. 약속할게요. 거울값은 꼭 갚을게요. 보증금이 좀 필요해요. 사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건 정말 끔찍해요." 콜린스는 엘리를 진정시키고 그녀에게 차를 마시라고 권했고, 엘리는 따뜻한 차를 마십니다. 그녀에게 콜린스가 묻습니다. "경찰서에 갔었지? 위층 방 얘길 하려고." 엘리는 끄덕입니다. "친절한 여경이 와서 너에 관해 물어봤어. 네가 잘 있는지 확인하러 왔다고 그러더군. 그래서 걱정했어. 위층에서 죽은 여자애 얘기를 했다면서." "죄송해요." "재미있어. 왜냐면... 그 얘기에는 약간의 진실이 있어. 네가 그 얘기를 할 때까지 그 생각을 못 했었지만, 여자애가 위에서 죽긴 했었어. 어렸던 나는 이 큰 도시로 왔었지." 그때 엘리의 눈에 테이블 위의 우편물이 들어옵니다. 거기에는 콜린스의 성명이 적혀있었습니다. '알렉산드라 콜린스'. 엘리가 무심코 말합니다. "샌디..." "너처럼 희망과 꿈이 있었어. 가수가 되고 싶었지. 공연을 하고 싶었어. 연기 말이야. 창녀가 되는 건 배우가 되는 거랑 비슷해. 다른 사람인 척해야 하거든. 네가 아닌 어떤 사람. 난 다른 곳에 있는 척했어. 이런 일이 나한테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모든 걸 잊으려고 했어. 모든 남자들. 그들의 얼굴. 난 그들을 지워버렸어. 그래야만 했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행동했어. 그래, 샌디가 그 방에서 죽었다고 할 수 있겠지. 그 방에서 백번은 죽었을 거야. 그러던 어느 날, 날 거기에 가뒀던 남자... 날 일하게 했던 남자... 내 꿈을 훔쳤던 남자..." 샌디는 자기 오른손의 자상 흉터를 만집니다. "난 그에게 칼을 꽂았어. 수백 번을. 그거 알아, 엘리? 기분이 좋았어. 그 개자식들! 내 벨을 누르러 온 자들은 계단을 기어 올라와 날 지옥으로 보냈어. 그래서 난 그놈들을 지옥으로 보냈어. 신문에선 그들을 행방불명자라고 불렀지. 그들은 이미 길을 잃었어. 그래서 자기들이 어디 있는지도 몰랐지." 젊은 샌디는 바닥과 벽 속에 그들의 시신을 숨겼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누군지 몰랐어. 난 모두에게 호의를 베푼 거야." 젊은 샌디가 말합니다. "난 더 이상 이용당하지 않을 거야." 샌디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이 도시가 날 망가뜨리게 놔둘 순 없었어." "정말 미안해요." "왜? 네 잘못이 아니야." "아뇨, 이해한다는 뜻이에요.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아요." "이제 이해해?" "경찰한테 곤란하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괜찮아. 경찰은 널 미쳤다고 생각해. 네가 다른 사람한테 말할 것도 아니잖아." "아뇨, 안 해요. 당연하죠, 절대 말 안 해요." "그래. 네가 아무한테도 말 안 할 거란 걸 알아." 엘리는 밀려오는 졸음과 두려움에 들고 있던 찻잔을 떨어뜨립니다. "걱정하지 마, 다른 사람들처럼 널 찌르진 않을 거야. 너한테는 그렇게 안 해. 넌 잠이 들 거야." 엘리는 졸음을 깨보려고 애씁니다. "모두 네가 자살했다고 생각하겠지. 왜냐면... 모두 네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을 테니까. 다들 널 걱정하고 있어. 축복을 빌어." 샌디는 엘리의 머리에 쿠션을 깔아주며 너의 멋진 음악을 들으면서 자라고 말합니다.
샌디의 진심
그때 초인종 벨이 울렸고, 샌디는 밖에 있던 존을 발견합니다. "너 혼자라고 했잖아. 거짓말이었군!" 샌디가 케이크 칼을 들고 존에게 들어오라고 하는 것을 본 엘리는 거실 테이블에 부딪혀 LP 상자에 재떨이를 떨어뜨리고는 샌디에게 달려갑니다. 샌디는 팔을 휘둘러 엘리를 쓰러뜨렸고, 존을 안으로 들입니다. 그때 일어난 엘리가 외칩니다. "도망쳐!!" 엘리의 외침과 동시에 샌디는 존의 배를 칼로 찌릅니다. "존!!" 엘리의 비명에 샌디가 엘리에게 칼을 휘두릅니다. "조용히 해! 죽은 자들이 다 깨겠어!" 엘리는 칼을 막다가 왼손에 자상을 입고 계단에 쓰러지고 맙니다. "엘리!"
"다시 한번, 샌디 콜린스입니다!" 피 묻은 칼을 든 젊은 샌디가 천천히 계단을 오르며 노래합니다. 계단은 그녀의 무대와 같습니다. 엘리는 샌디를 피해 점점 계단 위로 올라갑니다. "하지 마! 멈춰!" 존이 소리치고, 샌디의 방에서는 불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불이야!" 존의 외침에 한 번 돌아본 샌디는 그럼에도 엘리를 위협하며 칼을 휘두릅니다. 계단이 깨지고, 계단 기둥을 잡은 엘리는 샌디를 발로 차 넘어뜨립니다. 젊은 샌디가 소리칩니다. "가만두지 않을 거야! 가만 안 둬! 엘로이즈!"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근 엘리는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려다가 바닥에서 나온 남자들의 손에 잡혀 넘어지고 맙니다. 바닥에서는 수많은 손이 나와 엘리의 몸을 잡고 있었고 엘리는 몸부림칩니다. 침대에 단단히 묶여버린 엘리는 벽을 뚫고 나와 수화기를 든 남자를 보며 비명을 질렀지만, 그 영혼은 그녀에게 말합니다. "도와줘..." 남자들의 영혼이 일제히 그녀에게 도와달라고 말합니다. 문밖에서는 샌디가 문을 따고 들어오려 하고 있었습니다. 남자의 영혼이 말합니다. "그녀를 죽여. 우릴 구해줘." 그때 문이 열리고, 들어온 샌디를 본 남자들의 영혼은 얼굴을 가리며 움츠립니다. 남자들의 영혼을 본 샌디의 앞에 잭이 나타납니다. "이걸 원했던 건 너야. 그 무엇보다도 말이야!" 잭이 샌디의 뺨을 때리자, 샌디는 자기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돌립니다. 잠시 후, 방 안에는 엘리와 샌디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샌디는 슬픈 표정을 짓습니다. "아니야... 난 이런 걸 원하지 않았어." "알아요. 봤어요." "그자들은 당해도 싸." "알아요." 불길은 이제 그들이 있는 2층까지 번졌습니다. "난 감옥에 안 가. 난 평생 감옥에 있었어." 샌디는 칼로 자기 목을 그으려 했고, 엘리는 그녀에게 달려가 칼을 빼앗아 던져버린 뒤 샌디를 껴안습니다. "제발..." "이럴 필요 없어요, 샌디. 당신은 살 수 있어요. 제발 살아요." 샌디는 엘리를 밀어냅니다. "날 보내 줘! 떠나! 넌 날 구할 수 없어. 너 자신을 구해. 남자애를 구해. 가!" 엘리가 그린 샌디 그림이 불에 타고, 엘리는 계단으로 달려 나옵니다. 엘리가 본 샌디는 불에 타는 방 안 침대에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지붕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엘리는 가까스로 1층 계단 아래로 내려오는 데 성공합니다. 존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존, 일어나!" 잠시 후, 소방대원이 문을 부수고 들어옵니다. 샌디는 집과 함께 불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루어진 꿈
"이제, 시계를 60년대로 되돌린 컬렉션, 1학년 학생 엘로이즈 터너입니다." 학교 강당에서는 엘리가 만들어낸 드레스 패션쇼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다운타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마지막으로 모델들과 함께 엘리가 등장합니다. 이를 페기와 존이 흐뭇하게 지켜보며 박수칩니다. 쇼 뒤편에선 교수가 엘리를 안아주며 해낼 줄 알았다며 반기고, 친구들도 그녀에게 다가와 칭찬하며 부러워합니다. 조카스타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소극적으로 박수칩니다. 엘리가 거울을 지나갈 때 엄마가 서 있었고, 엘리는 다시 거울을 유심히 봅니다. 그녀의 등 뒤에는 항상 엄마가 서 있었습니다. 잠시 후, 할머니와 존이 쇼 뒤편으로 옵니다. "나의 일류 패션 디자이너!" "정말 멋졌어, 엘리." 엘리는 존을 안아주고, 할머니를 안아줍니다. "이걸 보러와서 정말 행복하다." "저도 기뻐요." "이런 말을 할 필요는 없지만, 네 엄마도 널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거야." "알아요." 엘리가 돌아본 거울 속에는 분홍빛 드레스를 입은 샌디가 손을 흔들며 손 키스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거울 앞에 다가선 엘리와 거울 속 샌디는 동시에 거울을 가볍게 두드립니다.
3. 후기
두 가지 이야기와 여러 가지 반전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60년대 런던 소호의 환락가와 홍등가를 배경으로 한 샌디의 잔인하고 비극적인 이야기와 현대 런던을 배경으로 한 대학생 엘리의 성장 이야기를 이중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는 영적인 감수성을 가진 현대인 엘리가 꿈의 거울을 통해 과거인 샌디의 인생을 본다는 장치로 엘리와 샌디의 공감률을 높이고 일체화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여러 가지 반전을 드러냅니다.
첫째, 샌디의 가수로서의 성공을 예상한 엘리와 관객의 기대와 달리 샌디가 잭에게 속아 매춘하게 되고 그녀를 둘러싼 상황이 냉혹해지며 나아가 엘리가 샌디의 죽음과 남자들의 환영을 보게 함으로써 점점 미스터리와 공포의 전개로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샌디가 죽는 환영은 영화가 엘리와 관객을 속이고 다른 반전을 준비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으며, 영화는 그 반전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해서 남자들의 환영이 엘리와 그녀의 일상을 무너뜨리게 하며 관객을 혼란스럽고 숨 막히게 합니다.
둘째, 소호의 모든 여자를 알고 있던 노인이 잭이라고 생각한 엘리와 관객의 믿음과 달리 노인이 린제이라는 과거의 경찰이었다는 점을 밝혀 반전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영화에 따르면 린제이는 유일하게 매춘이 목적이 아닌 그녀를 매춘에서 해방시켜 주기 위해 샌디에게 말을 걸었지만 샌디가 그 제안을 거절했고, 린제이는 노인이 되어 샌디의 유해를 찾으려 했지만, 그것을 방해하는 사람(예를 들면 샌디 본인) 때문에 유해를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그는 샌디의 가명인 '알렉스'에 의해(매춘으로 인해) 샌디가 죽었으리라(자살 또는 살해당했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린제이가 범인이 아님에도 그가 차에 치이는 장면을 보여주며 반전의 충격에 충격을 더합니다.
셋째, 예상치 못했던 원룸 집주인 콜린스 부인의 성명을 공개하면서 그녀가 바로 샌디라는 큰 충격과 반전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엘리와 마주 앉은 샌디가 과거를 회상하며 모든 비밀을 말하는 것에서 그녀가 잭에 의해 '죽은 것'이 아닌, 그녀가 잭과 남자들을 '죽인 것'이었다는 사실도 드러납니다. 이 막에서는 클라이맥스답게 '샌디 VS 엘리' 구도를 두고 서로가 맞서고 누가 이길지 궁금하게 하면서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습니다. 엘리를 공격하는 줄 알았던 남자들의 환영이 그녀에게 "도와줘. 구해줘."라고 하는 장면 또한 반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소호 홍등가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던 샌디의 이야기는 샌디가 자신이 한 일(매춘과 살인)을 후회하고 그녀에게 '살라'고 말하는 엘리와 존을 살린 후 스스로 불 속으로 사라지며 비극적인 결말을 맺었으나, 도심으로 와 샌디의 환영에 깊게 관여되어 불안해 보였던 엘리의 이야기는 엘리가 샌디의 죽음과 모든 걸 딛고 학교에서 원하던 패션쇼에 성공하면서 해피 엔딩의 결말을 맺습니다.
차별 범죄의 결과와 원인 부정
샌디의 이야기는 과거 1960년대 소호의 환락가에서 있었을 법한 허구의 범죄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여성 성차별과 성 상품화가 팽배한 도시에서 가수의 꿈을 꾸던 여성이 포주에게 속아 매춘 여성으로 전락하고 말았고 끔찍한 일을 겪은 여성이 그 복수로 남성들을 살인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두 젊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여성의 성 대상화와 여성 대상 범죄의 그릇됨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성을 피해자로만 그리지 않고 무서운 가해자로도 그려 여성 또한 잔인한 살인범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으며, 이는 살인을 타당성으로 보지 않고 여성 대상 범죄와 성차별이 낳은 끔찍한 '결과'로써 보아 그 원인을 가장 무서운 방식으로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성차별의 과거와 현재
원하는 바를 이루려는 인간의 당연한 바람이, 샌디에게는 왜 당연하지 못했던 걸까요?
감독인 라이트가 60년대 영국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듯이 성차별 문제는 오래되었습니다. 과거 성차별 문제는 생물학적 차이로 인한 역할 분담, 남성 중심의 사회, 가부장적 사회, 여성 혐오적인 문화 형성, 종교의 영향 등이 그 원인이었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성평등에 힘쓰고 있지만 문화 별, 지역 별로 평등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곳도 있으며 개선되었다고 해도 여전히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성차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여성과 남성을 동등하게 존중하지 않는 것이 같은 '인간'으로서의 인식을 비좁게 하고 왜곡시키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에 가깝지만, 절대 나약하지 않은 여성이 구시대적인 사회 인식과 구조하에서 피해를 당하는 일이 잔재한다면 평등 사회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렇지만 시대가 변하며 세대가 바뀌었고 성 인식도 변화했습니다. 가부장은 사라졌고 여성 혐오적인 문화도 옛 얘기이며 남녀의 역할 분담이 공평해지는 등의 확실한 변화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남녀평등에 있어서 견해차가 많지만 서로의 생물학적 차이를 '이해'하고 합의하여 구조를 바꾸고 조절해 나가다 보면 조금은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성에 관한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과거의 화려한 낭만과 그것이 끔찍한 사건으로 변질되며 파헤쳐가는 미스터리, 차별받고 이용당해 온 피해자가 잔인한 살인범이 된다는 공포, 수동적이었던 과거에서 능동적인 미래로 변화한다는 성장 스토리를 충격적이고도 다채롭게 표현한 '여성'에 관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샌디는 과거와 현재의 여성 누구도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화는 자기의 능력으로 원하던 꿈을 이룬 엘리의 이야기로써 '올바른 길'을 시사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또한, 이미 '여성'은 폄하 당해왔던 과거를 디뎠습니다. 앞으로도 그들이 원하는대로 자유로이 능력을 펼치고 꿈을 이루는 일만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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