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4년 10월 16일 개봉한 <보통의 가족>은 자신의 아이들이 사람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유한 형제 부부의 위태로운 이야기를 담은 범죄 드라마 스릴러 영화입니다.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프의 대표작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이 책은 제71회 베니스영화제 4개 부문 수상작인 이바노 데 마테오 감독의 이탈리아 영화 <더 디너(2014년)>로 제작되고 오런 모버먼 감독의 미국영화 <더 디너(2017년)>로 리메이크된 바 있습니다.
<보통의 가족>은 허진호 감독이 감독을 맡았으며, 허진호, 박은교, 박준석이 각본을 집필했습니다. 제29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초연된 후 극장 개봉되었고 제48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제18회 런던 한국 영화제, 제35회 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 제26회 우디네 극동 영화제 등 19개 해외 영화제에 초대되었습니다. 수상으로는 제44회 판타스포르토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시나리오상, 제39회 몬스 국제 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받았습니다.
한국 박스오피스 2024년 42주 차에 1위를 하였고 로튼 토마토 100%의 신선도와 평균 이상의 평점을 받으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단연 캐릭터에 최적화된 화려한 배우진의 광적이고 숨막히는 훌륭한 연기로, 이는 영화의 집중도를 높히며 결말을 보기 전까지 알 수 없게 합니다. 부모가 자식의 죄 앞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따라가는 <보통의 가족>을 소개합니다.
감독
허진호 (천문, 덕혜옹주, 호우 시절, 외출,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각본
허진호
박은교
박준석
주연
양재완 역/ 설경구 (소년들, 더 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킹메이커, 살인자의 기억법,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감시자들, 타워)
양재규 역/ 장동건 (창궐, 7년의 밤, 브이아이피, 우는 남자, 굿모닝 프레지던트)
이연경 역/ 김희애 (더 문, 윤희에게, 사라진 밤, 우아한 거짓말, 101번째 프로포즈)
지수 역/ 수현 (신비한 동물들과 그란델왈드의 범죄, 다크 타워: 희망의 탑, 이퀄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양혜윤 역/ 홍예지 (이공삼칠)
양시호 역/ 김정철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골키퍼)
외
2. 이야기
도로 위에서 무법적으로 운전하던 외제 차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남자가 차에서 내려 야구 배트로 외제 차를 치자, 외제 차 운전자가 한 번 후진하고 그대로 돌진해 남자와 차에 있던 그의 딸을 들이받으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변호사
멧돼지 사냥을 하고 집으로 돌아온 변호사 재완은 내키지 않지만 돈을 위해 살인자인 외제 차 운전자 형철의 변호를 맡습니다.
두 번째 아내
재완의 젊은 두 번째 아내 지수가 필라테스를 하며 돌아온 재완에게 아기를 낳은 후 찐 살을 더 살을 빼야 한다고 말하자 재완은 지금도 예쁘다고 말하고, 그의 딸 혜윤이 그것을 탐탁지 않게 바라봅니다. 혜윤은 용돈으로 현금을 주려는 재완에게서 카드를 빼가고는 웃으며 쓰고 책상 위에 놓겠다고 말합니다.
소아과 의사
형철에 의해 크게 다친 나래의 수술을 끝낸 소아과 의사 재규는 야구 선수였던 남편이 공개된 영상에서 조폭으로 오해받아 억울하다며 울음을 터트린 피해자의 아내 선주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병원 1층 예배실에서 울면 된다고 알려줍니다. 그는 나래 가족의 미수납으로 재수술 일정이 잡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인턴 후배에게 그래도 일정을 잡아 놓으라고 말합니다.
10대 아이들
혜윤은 공부를 가르치겠다며 재규의 아들 시호와 모여서 공부는 하지 않고 도로 보복 운전으로 사람이 사망한 사건의 영상을 보며 스릴을 느끼며 즐거워합니다. 혜윤은 담배를 피웠고, 시호는 가만히 있던 무당벌레를 눌러 죽입니다.
봉사의 여왕
연경은 재완에게 밥 해줘야 한다며 나가려는 치매 시어머니를 막다가 시어머니가 뱉은 침을 얼굴에 맞습니다. 그녀는 남편인 재규에게 "형한테 전화해서 어머니 유산 다 나 달라고 해."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합니다. 연경은 재완의 젊고 예쁜 두 번째 아내 지수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며 지호의 공부를 봐준 혜윤에게 미리주는 거라며 돈 대신 봉사 상장을 줍니다.
일탈
길에서 동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시호의 동영상을 찍어 동급생들을 쫓아내 구해준 혜윤은 시호에게 어른들이 식사하러 나간 사이에 바람 좀 쐬자고 말합니다.
첫 번째 식사
재완 부부는 어머니를 고급 요양병원에 입주시키자고 제안합니다. 연경은 지수와 화장실에서 기 싸움을 하고, 재완은 재규에게 어머니가 연경이 자기 돈을 빼간다고 했다고 말합니다. 재규는 어머니를 돌볼 체면도 없고 살인자를 변호하며 피해자 딸을 꼭 살리라고 말하는 재완을 가볍게 비난합니다. "너는 네 일 하는 거고, 나는 내 일 하는 거야" 재완이 말하자, 재규는 "형은 돈 벌려고 하는 일이고, 나는 사람 살리려고 하는 일이야."라고 답합니다. 식사 후 자리에서 나와 돌아가려 도로에 서 있던 재규를 재완이 자동차로 칠 뻔합니다. 재완이 짜증을 내는 재규에게 묻습니다. "내가 핸들을 틀어서 너를 치었으면 어떻게 됐을까? 일부러 그랬을까? 아니면 실수로 그랬을까? 법정에 가면 도로에 서 있던 네 잘못도 판단의 기준이 되지. 나처럼 비싼 변호사를 쓰면 과실치사가 되고." 그는 그렇게 말하고 떠납니다.
분노
시호는 혜윤과 그녀의 남자 친구 제이든이 데려간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나와 기분이 나쁜 상태에서 쓰레기장에 있던 쓰레기봉투를 마구 차기 시작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던 혜윤은 동참해서 같이 쓰레기봉투를 찹니다.
체험 학습
연경은 전화도 안 받고 학원에 가지 않고 밤늦게 들어오면서 계속 성적이 하위권인 시호를 걱정하며 재규의 병원에서 시호의 체험 학습을 해주길 바랍니다. 재규는 시호에게 네가 정정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체험 학습을 하지 말라고 권했고, 시호는 안 하겠다고 답합니다.
피 묻은 옷
연경은 봉사 단체의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뉴스 속 노숙자를 폭행하는 10대 아이들과 아들의 피 묻은 옷이 같다는 것을 깨닫고, 집으로 돌아와 불안에 떨며 그 옷을 깨끗이 세탁해 피를 지웁니다. 그런 후 연경은 시호에게 영상 속 아이가 네가 맞는지 묻고, 시호가 자신이 아니라고 대답하자 연경은 아들을 꼭 껴안습니다. "그래, 너 아니야."
의뢰
혜윤은 재완을 찾아가 친구의 일이라며 노숙자를 폭행했던 상황을 이야기하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질문합니다. 이에 재완은 영상 속 10대 여자아이의 옷과 똑같은 혜윤의 옷을 찾아 태웁니다. 어머니의 요양원을 같이 보러 간 재규에게 재완은 부모의 마음을 이제 알겠는데 자식 속은 모르겠다며 노숙자 폭행 영상 속 애들이 우리 애들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타백
재규는 돌아오는 길에 고라니를 치고 맙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영상을 알고 있던 연경에게 시호가 확실히 아니라고 했는지 묻습니다. 그는 시호에게 영상을 보여주며 그의 눈을 똑바로 보고 네가 맞는지 계속해서 물었고 그가 욕하며 아니라고 소리치는 시호의 뺨을 때리자, 시호는 혜윤이 먼저 때렸으며 노숙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소리칩니다. 재규가 시호를 데리고 가려고 하자, 치매 어머니가 나타나 재규에게 충고하듯 말합니다. "여보, 잊지 마. 저 자식이 순해 보여도 아주 지독해. 조심해."
두 번째 식사
노숙자는 아직 혼수상태였고, 아이들이 찍힌 영상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재규는 재완에게 자수했을 시에 정상참작이 되는지 묻고, 재완은 애들과 우리의 미래를 생각해서 재판까지 가는 상황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형은 죄책감도 없어?" 재규가 재완을 비난하고, 연경은 "자수 같은 소리 할 거면 나부터 죽여!"라고 재규에게 반대하며 자신의 속이 타는 것을 재규는 모른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재규 부부가 돌아가고, 지수는 재완에게 혜윤이와 터놓고 얘기 해봤는지 묻습니다. 그녀는 애들 일인데 어른들끼리만 얘기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재규는 연경에게 사람이 죽어가는데 정상 생활을 하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그녀와 싸우고 시호를 데리고 경찰서로 가려고 하지만, 나오는 길에 누군가가 경찰에 체포되는 것을 목격하고 시호가 거부반응을 일으키며 기침하자, 차마 가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연경이 시호의 아기 앨범을 보며 재규에게 말합니다. "또 신고한다고 그러면 죽여버릴 거야, 당신. 당신이 살린 애들이 몇 명인데? 우리 좋은 일 많이 했잖아! 우린 그래도 돼!"
궁리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둘은 어른들에게 '불은 일'에 대해 서로 먼저 하지 않았느냐며 티격태격합니다. 시호는 아버지가 경찰서에 데려가려 했던 것과 어머니가 우는 모습에 "쪽팔렸다"고 말합니다. 혜윤은 합격자 발표가 난 후 성당에 갈 것이며 시호는 교회에 다시 나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시호는 십자가 모양으로 놓아둔 감자튀김을 보며 궁리에 빠집니다.
눈물
재규는 병원 예배실에서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다가 선주가 들어오자, 몸을 숨겨 조용히 예배실을 나갑니다.
병문안
재완은 형철에게 피해자 병문안을 가서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말하지만, 형철은 그렇게 하기 싫었고 재완에게 합의금을 더 많이 주라고 말하고는 나갑니다.
대화 시도
지수는 혜윤이가 괜찮은지 물으며 그녀와 이야기하려고 시도하지만, 지수를 싫어하는 혜윤은 어이없어하고 화를 낼 뿐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지수는 재완에게 묻습니다. "혜윤이 아무렇지도 않은 거 괜찮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하면 아무 일 없는 게 되는 거야? 그게 애를 위한 거야? 여보, 나 혜윤이가 무서워지려고 해."
전환점
노숙자가 사망하고, 혜윤은 대학에 합격합니다. 대학에 합격했다며 전화한 혜윤에게 재완이 노숙자가 죽었다고 말하자, 혜윤은 "그럼 된 거 아냐?"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관심은 재완이 합격하면 사주기로 했던 차에 꽂혀 있습니다.
재완에게 노숙자가 죽었다는 말을 들은 재규는 깨작거리던 점심을 푹푹 퍼먹기 시작하고, 재규에게 노숙자가 죽었다는 말을 들은 연경은 더러운 옷을 갈아입은 시어머니에게 활짝 웃습니다.
재규는 나래를 재수술해 살렸고, 이를 재완에게 알립니다. 재완은 재규에게 "이건 네 할 일 한 거다."라고 답합니다.
재규는 시호와 둘끼리 놀러 가 시호에게 "솔직히 네가 잘못했다는 걸 모를까 봐 무섭다."고 말합니다. 시호는 재규에게 눈물을 흘리며 "무서웠어. 진짜 죽을 줄은 몰랐어. 세게 차지도 않았어. 나는 애들한테 그것보다 세게 맞았는데. 그래도 안 죽었는데."라고 말합니다. 재규 또한 눈물을 흘리며 이제 소년원에 가야 하냐고 묻는 시호에게 이제부터라도 잘하면 된다며 그를 다독입니다. 재완은 노숙자의 빈소에 있던 노숙자의 어머니 집에 찾아가 돈봉투를 던져넣고 급히 자리를 뜹니다.
진실
두 부부가 식사하러 가기 전, 혜윤이네로 놀러 온 시호는 혜윤이 시키는 대로 재완에게 "잘 부탁합니다, 큰아빠."라고 말합니다. 재완은 자신이 고른 차를 보여주는 혜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 자리에 가지 않으려는 지수에게 가족 일이니 같이 가자고 부탁합니다. 재완은 혜윤과 시호가 있는 아기방의 홈캠을 지켜보며 충격을 받습니다.
마지막 식사
두 부부는 식사 자리에 앉았습니다. 재규 부부는 혜윤이의 대학 입학을 축하해줍니다. 다음 달 그들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입주시킬 예정입니다. 그런데 대뜸 재완이 두 사람에게 애들 일로 검사와 통화했는데 둘 다 폭행치사로 기소될 거라고 말합니다. 연경은 다 해결됐는데 왜냐며 의아해하고, 재규는 이제 와서 양심이 캥기냐고 묻습니다. 재완은 혜윤이를 자수시키고 자기는 그냥 지켜볼 거라고 말합니다. 다 끝난 일이라며 시호를 감싸는 연경에게 재완은 홈캠에 찍힌 혜윤과 시호가 대화하는 영상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46세까지 살지 못하는 게 거지 팔자이며 그들이 죽인 것이 아닌 자연사한 것이라 비웃고, 눈물 흘려 반성하는 자신에게 앞으로 잘하면 된다고 말했던 아버지를 비웃으며, 자신들이 폭행했던 영상을 보고 아기에게도 보여주며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연경은 재완에게 평생 반성하며 살면 되는데 왜 시호에게 죄를 물어야 하냐며 반발하고, 재규는 재완이 담당한 사건이 합의될 수 있게 돕겠다며 이번 한 번만 자기의 말을 들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게 뭐 별거냐는 재완에 재규는 다시 재완을 비난하고는 시호가 약하게 태어났다며 한 번의 기회는 줘야 할 게 아니냐고 애원합니다. 재완은 그 기회가 시호를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살게 하는 게 아닐지 의심합니다. 그러자 재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납니다. "형이 뭔데 내 아들 인생을 단정 지어!" 자신의 멱살을 잡는 재규에게 재완은 이미 마음을 정한 듯 경찰서에 같이 갈 것을 요청합니다. "내 자식 건드리면 죽여버릴 거야." 재규가 나가고, 연경도 급히 자리를 뜹니다. 지수가 남겨진 재완에게 가자고 하고, 밖은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레스토랑에서 나와 도로에서 담배를 피우며 서 있던 재완은 속도를 늦추지 않은 차에 치이고 맙니다. 뒤늦게 레스토랑을 나온 지수는 놀라 재완에게로 뛰어갑니다. 그를 차로 친 것은 다름 아닌 재규입니다. 재규의 옆자리에 있던 연경은 경악해 입을 틀어막고, 재규는 충격을 받은 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지수와 쓰러진 재완을 단념한 채 가만히 지켜봅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재완과 재규 형제 부부, 혜윤과 시호가 함께 모여 화목한 가족사진을 찍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3. 후기
특징적 등장인물 위주의 전개
영화는 초반부터 각 등장인물의 특징적인 성격과 상황을 보여주며 전개되고, 두 부부의 자식들이 함께 노숙자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을 계기로 그들의 아버지 변호사 재완과 의사 재규, 그들의 어머니 연경과 지수가 어떻게 반응하며 변화하는지, 그 결과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혼란스러운 심리와 갈등을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섬세하고 확연하게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는 등장인물을 얼핏 선과 악으로 나눈 듯 보이지만 초반부터 악 속에 숨겨진 선과 선 속에 숨겨진 악을 조금씩 보여주며 선과 악이 혼재된 내부를 가진 인간의 본모습을 표현합니다.
· 재완 : 돈을 위해 살인범의 변호까지 맡는 냉철한 사람입니다. 처음에 노숙자를 살해한 딸의 죄를 두둔하는 듯하지만, 딸의 반성 없는 태도와 자신이 어리다는 것을 이용하는 모습에 생각을 바꿔 딸을 자수시키기로 마음먹습니다.
· 지수 : 재완의 두 번째 아내로, 외부자처럼 재완과 재규 부부와 그 아이들의 문제에 직접 관여하지 못하고 망설이지만 이들 가족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녀는 어른들이 아이들과 터놓고 대화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혜윤 : 친엄마의 죽음 후 새엄마를 거부하고 폭력적인 영상을 자주 보며 시호와 함께 일탈을 꾀합니다. 노숙자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죄를 짓고서도 죄책감이 없으며, 자신의 죄보다 자신의 밝은 미래와 자신이 받을 상에 집중하는 이기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똑똑하며 법을 잘 알고 이용하는 면이 있습니다.
· 시호 : 학교 폭력 피해자로 스트레스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혜윤과 함께 폭력적인 영상을 보고 함께 일탈을 꾀합니다. 혜윤이 시키는대로 하는 편이며, 노숙자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죄를 짓고서도 죄책감이 없고 속죄의 눈물로 아버지를 자기편으로 만든다는 계획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 연경 : 봉사 활동을 활발히 하며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에 고3 아들까지 돌보고 있습니다. 외부자와 같은 지수가 같은 식사 자리에 있는 것을 경계하며 아들의 죄를 알고도 끝까지 감싸고 아들을 자수시키겠다는 재규와 딸을 자수시키겠다는 재완에게 강력히 반발합니다. 자신과 남편이 했던 좋은 일들로 아들의 나쁜 일을 덮고자 합니다.
· 재규 : 의사로서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도덕적인 신념을 가졌으며 아내와 함께 봉사활동을 다닙니다. 처음에 아들을 자수시키려고 하지만, 아들의 눈물과 믿음, 동정심에 약해져 아들의 죄를 감싸게 되고 아들의 반성하지 않음을 알고도 딸을 자수시키겠다는 형을 끝내 차로 치어 막습니다.
흑과 백과 반전
처음에 영화는 도로 위에서 갈등을 빚던 사람을 고의로 치어 살해한 형철과 같이 죄를 전혀 반성하지 않는 인물을 등장시켜 그를 정당방위라고 말하는 재완과 그런 재완을 비난하는 재규로 매우 다른 형제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이 첫 번째 식사에서 재완이 장난으로 재규를 차로 칠 뻔한 장면은 나중에 반대가 되어 크게 돌아옵니다.
두 번째 식사에서는 딸을 두둔하는 것처럼 보이는 재완보다 자신의 도덕적 신념을 부수는 아들을 자수시키려 하는 재규의 모습이 더 강하게 도드라집니다. 재규와 연경은 '내 자식이 사람을 죽였다'는 상황에 대해 자식을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과 도덕적 죄책감으로 갈등하지만, 피해자가 죽자 이를 덮고 아들을 용서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식사에서 살인자와 자식과 자신의 미래를 위해 딸을 두둔하는 흑이라고 생각되던 재완이 반성조차 없는 형철과 딸을 보고 냉철하게 딸을 자수시키려 하는 백이 되자, 이미 아들을 용서한 재규의 반발에 강하게 부딪히게 되고, 자기 신념의 위기와 도덕적 죄책감에 갈등하는 백이라고 생각되던 재규는 아들을 위해 재완이 딸을 자수시키는 것을 막으려 끝내 재완을 차로 치어 완전한 흑이 되어버립니다. 이 형제의 흑백이 반전되는 모습은 관객에게 예측할 수 없는 충격을 안겨줍니다.
영화는 이들 '보통의 가족'이 자식들이 저지른 범죄로 서로 충돌하고 그 끝에 스스로 파멸에 이르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합니다.
보통의 부모
자식이 죄를 지었어도 자식을 보호하려 하는 것은 당연한 부모의 마음이며, 죄를 지었으면 마땅한 벌을 받게 하고 반성하게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부모의 도리입니다. 부모가 자식이 자신이 저지른 잘못된 일, 무거운 죄와 직면하게 하지 않으면 자식은 또 같은 일을 반복할 것이고 자식의 말만 믿고 두둔하기만 한다면 자식은 끝내 반성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미래를 망칠 수도 있습니다.
자식이 죄를 저질렀다면 그 부모의 인생 또한 크게 흔들리게 됩니다. 자식의 죄로 부모의 인생까지 위태로워진다면 부모의 내적 갈등은 더욱 극대화하고 심화할 것입니다. 자식을 보호하고 나아가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지면 도덕적인 혼란 또한 커지고 이 혼란으로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게 된다면 이 부모는 죄를 지은 자신의 자식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행동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결국에는 부모의 마음과 도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것이 보통의 부모입니다. 그렇지만 부모가 책임감과 반성을 통해 부모의 도리를 단단히 세우고, 이를 자식을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노력하며, 자식의 죄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행동을 취한다면, 영화와 같은 극단적이고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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