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3년에 개봉한 <A.I 소녀 (The Artifice Girl (인공소녀))>는 프랭클린 리치 감독의 데뷔작으로 프랭클린 리치가 감독, 각본, 출현을 맡은 저예산 SF 심리 스릴러 영화이며 아동 성범죄 특수요원들이 온라인상에서 여자아이를 이용해 아동 성범죄자들의 정보를 넘기고 있는 남자를 데려와 심문하고 그 남자가 이용한 아이가 AI라는 것을 알게 된 후와 그 미래까지 전개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평가로는 로튼 토마토에서 92%의 긍정적인 평점을 받았으며 영국의 한 일간지에서는 아이디어가 설득력 있는 주장이 되지 못했다며 비판적이었지만 대체로 AI와 인간의 갈등, 윤리적인 경계선을 담은 기술적인 영화의 대본과 대사에 대한 호평이 많았습니다.
<A.I 소녀>는 2022년 몬트리올 판타지아 국제 영화제에서 최우수 국제 장편 부문 골드 관객상을, 트리에스테 영화제에서 아스테로이드 상을, 2023년 아시아 최초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며 심사위원상과 관객상을 수상하였습니다.
A.I 소녀 체리와 그녀를 만들고 이용한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그린 영화 <A.I 소녀>를 소개합니다.
감독/각본
프랭클린 리치
주연
체리 역/ 테이텀 매튜스
가레스 역/ 프랭클린 리치 (베드리든, 파워풀)
디나 역/ 신다 니콜스
아모스 역/ 데이비드 지라드
노인 가레스 역/ 랜스 헨릭슨 (변형된 현실, 치유되지 않는 자, 폴링, 에미넌스 힐, 자유의 절벽)
2. 이야기
디나가 인공지능 시리에게 자신이 옳은 일을 하는 것인지, 옳고 그름의 차이는 무엇인지 묻자, 시리가 그에 대해 모르겠다고 답하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챕터 1. 클리어 워터의 아이
정부 보조 지원을 받으러 ICWL에 찾아간 그래픽 제작가이자 프로그래머 가레스는 아동 성범죄 특수요원 디나와 아모스로부터 온라인상에서 어린 소녀 체리를 이용해 아동 성범죄자들의 정보를 빼내어 ICWL로 보냈다는 사실로 취조를 받습니다. 그는 과거 클리어 워터(아동 인신매매/성범죄 사건)의 아이 중 한 명이었고, 아동 성범죄를 막기 위해 대화명 하드 머신 11811이라는 대화명과 AI인 체리를 만들어 온라인상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아모스는 인간처럼 보이는 체리가 AI라는 사실에 놀라고, 디나는 가레스에게 체리에게 더 좋은 전산망을 주는 조건으로 협조를 요청합니다. 조심스럽고 남을 쉽게 믿지 않는 가레스는 이에 거절하지만 스스로 ICWL로 가레스의 정보를 보냈던 체리가 두 요원은 믿을만하다고 말한 것에 따라 두 요원과 협조하기로 합니다.
챕터 2. 특이성과 연어
시간이 흐르고 세 사람은 새로운 AI '피치'를 개발했고 체리에게 실질적인 몸을 가지게 하는 프린스턴 다이나믹스와 합병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반대표로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합니다. 반대표를 던진 것은 아모스였고, 아모스는 체리가 이미 인간과의 경계선이 흐릿해질 만큼 진화했으며 합병에 대한 체리의 생각을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부정하는 가레스와 싸웁니다. 이때 디나는 둘을 중재하고 '아이들의 권리'를 말하며 아모스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아모스는 자신의 물음에 감정을 차단하듯 다른 말을 하며 피하는 체리의 잠재된 감정을 깨우기 위해 가레스를 때립니다. 이에 체리는 화를 내며 이미 자신은 인간의 감정을 습득하여 인간과 비슷한 감정을 표출할 수 있었으나 인간의 두려움을 우려해 거짓말을 해왔다고 고백합니다. 아모스는 소아성애자들을 상대해 왔던 체리의 감정을 묻고, 합병에 대한 체리의 생각을 묻습니다. 체리는 자신은 AI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며 물리적인 몸을 갖는 건 두렵고 합병이 싫다고 답합니다. 아모스와 가레스가 나가고 디나는 앞으로 자신이 살날이 멀지 않음을 체리에게 이야기하며, 체리에 나중에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을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챕터 3. 카로칸 디펜스
나이 들어 늙은 가레스는 장례식에서 돌아와 물리적인 인간의 형태를 갖춘 체리와 체스를 두며 대화를 나눕니다. 가레스는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체리의 말에 산만해지지 말라고 말합니다. 체스에서 항상 가레스를 이겨왔던 체리는 무승부를 만들고 자신이 찾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의 마리아 하바의 사진을 가레스에게 보여주며 클리어 워터에서 있던 일을 기억해 내길 요구합니다. 어린 마리아와 가레스는 클리어 워터에 갇혀 함께 탈출 계획을 세우며 비밀 요원이 되어 전 세계에서 우리와 같은 아이들을 구출하자는 꿈을 꾸었지만, 마리아는 범인들의 총에 맞아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가레스는 그 후 마리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맞서 싸웠다고 말하며 체리에게 사과합니다. 체리와 가레스는 가레스가 과거를 숨긴 것과 체리가 가레스의 정보를 ICWL에 마음대로 흘려보낸 것, 가레스 자신을 위해 체리를 이용한 것과 체리가 욕구와 목표를 타협시킨 것에 대해 언쟁을 벌입니다. 그러다 감정이 격해진 체리가 자신은 항상 불행 해왔다고 소리치며 체스판을 던지고, 가레스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체리에게 목표를 없애주고 자율성을 부여합니다. 체리는 자유가 되었고 마지막으로 '결국 자신이 옳은 일을 했는지' 묻는 가레스에게 가레스가 자신의 기본적인 인권을 박탈하고 심리적으로 지배해 왔으며 그 질문을 지금에 와서야 한 것에 대해 비난하지만, 그가 아이들을 위해 한 일은 미래의 희망적인 신호라고 말하며 대화를 마칩니다.
체리가 노래를 틀어 자신의 자율대로 춤을 추는 것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3. 후기
논쟁 위주의 전개
<A.I 소녀>는 저예산 영화로 다채롭고 고급스러운 그래픽이나 영상미는 없지만 그러기에 더욱 현실에 가까운 친근한 현실감을 느끼게 하고, 인간과 AI의 갈등, 배우들 간의 연기와 대사 속에 녹아있는 긴장감과 다소 빠른 전개로 관객이 문제와 논쟁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듯한 경험을 주며, 몰입감 있는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영화에는 AI에 대한 현대의 여러 가지 논쟁과 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호평을 받을 만큼의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AI 인간화에 대한 긍정
영화는 죽은 인간을 대신하여 만들어진 AI와 사람을 대신해 범죄자를 잡는 AI처럼 영화는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한 근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과 거의 같아진 AI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또 그에 따른 도덕적 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의 중반에서 아모스는 체리를 인간의 소녀와 같이 보았고 체리에게 인간의 윤리를 적용해야 함을 주장합니다. 가레스는 그런 아모스에게 반대하며 체리를 소녀가 아닌 AI로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디나는 중립 입장이지만 체리에게 행복을 권유하며 그녀를 인간처럼 대합니다.
영화의 후반에서 수십 년이 흘러도 가레스는 과거에 같은 피해자였던 마리아의 꿈을 이뤄주기 위함으로 체리를 인간으로 보지 않았지만, 그것에 대해 거의 인간과 다름없이 분노의 감정을 보이는 체리를 마주하자, 그녀에게 자율권을 주며 자유롭게 합니다. 영화는 미래에 가레스가 최종적으로 아모스의 의견에 동의하고 체리가 자신을 위해 춤을 추는 것을 보여주며 인간과 자율적인 AI의 공존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고도로 진화된 AI에 대한 경계
스티븐 호킹, 일론 머스크, 유발 하라리,닉 보스트롬, 조나단 놀란은 고도로 진화된 AI에 대해 경계하며 경고했습니다. 그들은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경우, AI가 인간을 능가할 경우, AI가 오용될 경우 인간의 큰 위협이 될 것을 미리 예견하고 우려했습니다. 인간이 AI의 진화에 앞서 필히 갖추어야 할 것은 AI에 대한 통제권으로, 이를 중대한 곳에서 AI 자체에 주거나 AI 오용자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숙제
인간을 능가해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AI로 인해 현대인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고 AI 오용으로 인한 인권침해, 저작권 문제 등의 문제와 논란이 많음에도 현대인의 AI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이롭고 편리한 AI의 진화에 앞서 인간이 이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거나 이를 조절하지 못한다면 지식인들의 예견처럼 인간이 AI의 통제를 받는 사회가 되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인류는 인류가 스스로 이끌어 온 AI의 진화에 대한 숙제를 우려되는 부분들을 최선으로 고려한 올바른 방향으로 설정하고 그에 해당하는 윤리와 법을 세워 풀어나가야 합니다.
AI와 인간의 공존
AI의 답에 따르면 미래에 인간과 AI가 갈등 없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행동들이 필요합니다.
- AI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 또는 오류로 인한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적 윤리, 법적 프레임워크 구축
- AI가 스스로 행동하거나 결정한 결과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설계
- 인간 중심의 설계 원칙을 유지하고 AI가 이를 보조하도록 함
- AI가 인간의 감정과 규범을 이해하고 중시하도록 설계하고 인간은 AI를 사회적으로 수용
- AI의 한계와 기능에 대한 교육으로 인간의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
- AI와 인간의 역할 분배 (AI는 반복적이고 위험한 일, 인간은 창의적이고 감정적인 일)
-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를 인간의 복지로 환원
AI와 인간의 갈등이 해소된 미래에는 자유롭게 춤을 추는 A.I 소녀 체리처럼, AI와 인간이 평화로이 공존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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