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3년 12월 16일 개봉한 <디셈버(赦し(용서))>는 17세에 동급생을 살해한 소년범의 재심을 주제로 한 법정 드라마 영화이며, 애니메이터이자 감독인 안슐 차우한이 감독, 피터 모엔 젠센이 촬영을 맡았습니다. 2022년 제 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상영되어 김지석 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2023년 오사카 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 그랑프리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2023년 일본 세르비아 영화제에서 최고의 일본 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판타지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차우한이 새로운 무겁고도 사실적인 이야기와 그 속의 섬세한 감정들을 피터 모엔 젠센과의 정교한 촬영으로 절제되게 풀어내어 지금까지 해 온 차우한의 작품 중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차우한은 <디셈버(赦し(용서))>가 픽션이지만 실제 사건들의 영감을 받았으며, 스스로 생각해도 나오지 않는 소년범의 처벌에 대한 답과 그것을 둘러싼 피해자 유족의 감정 표현을 추구하고자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람은 사람의 죄를 무엇으로 용서할 수 있는가. 몰아치는 추위 속에서 사람의 마음은 녹을 수 있는가. 영화 <디셈버(赦し(용서))>를 소개합니다.
감독
안슐 차우한 (콘토라, 배드 포에트리 도쿄, 우리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각본
랜드 코틀러, 모테키 미나
주연
쇼겐 (GENSAN PUNCH, Bloody Snake Under the Sun)
메구미 (Downfall, 남은 인생 10년, 극장판 극 주부도)
마츠우라 료
키즈 토오루 (집으로 간다, 종의 신탁, 한여름의 방정식)
외
2. 이야기
재심
딸 에미가 죽고 시간이 흐른 후, 아버지 카츠와 어머니 스미코에게 법원에서 우편물이 옵니다. 그것은 에미를 살해한 동급생 가해자 카나의 재심이 열림에 따라 카츠와 스미코의 법원 출석을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카츠는 우편물을 받고 스미코에게 찾아가지만, 나오키와 재혼한 스미코는 우편물과 불쑥 찾아온 그를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카츠는 스미코와 꼭 대화하기를 바랬고, 스미코는 마지못해 응합니다.
카페에서 카츠는 스미코에게 재심에 대해 이대로 넘어갈 거냐고 묻습니다. 스미코는 할 수 있는 게 없지 않냐며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 스미코에게 카츠는 우리 딸 일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묻습니다. 평범한 생활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스미코는 자기까지 과거에 머물러있기를 요구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일은 둘만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카츠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미코에게 법원에 출석할 것을 요청합니다. 스미코는 커피를 다 마시지 않고 자리를 뜹니다.
변호사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카나는 변호사 사토를 만납니다. 사토는 과거 감정에 치우친 재판장이 불공정한 판결을 한 것이며 이 이상 카나를 구금하는 것은 소년법의 취지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카나는 사토에게 뭘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거냐고 묻습니다. '정의를 위해서' 국가에 막대한 배상금도 청구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토에게, 카나는 배상금 때문이라는 것을 알지만 일만 제대로 해주면 돈은 전부 가져도 된다고 말합니다. 사토가 답합니다. "반드시 여기서 카나씨를 꺼내 줄게요."
개정
카츠와 스미코는 법정에 착석합니다. 피고인 카나가 들어오고, 판사가 들어오면서 개정합니다. 먼저 검사가 기소장을 읽었습니다. "...피고인 후쿠다 카나는 미와케 고등학교 부근 아라카와강에서 히구치 에미를 날카로운 흉기로 여러차례 공격해 살해했고, 피고인의 자백으로 징역 20년 형이 합당하다고 사료된다..." 변호인 사토는 재판장이 피고인이 미성년자로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음에도 20년 형을 내린 것을 지적합니다. 재판장은 사토에게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의 잔혹한 정도를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지 묻습니다. 사토는 범행 내용이 이번 심리와 관계없으며 피고인이 이미 충분한 죗값을 치렀고 완전히 교화되었다고 주장합니다. 피해자 유가족의 공판 참석에 대해 불편한 반응을 보인 사토는 이번 심리가 피고인의 무죄를 호소하는 것이 아닌 피고인에게 내려진 불공평한 판결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니 재판장에게 감정에 휘둘리지 말 것을 요청합니다. 재판장은 다음 공판 일정을 말하며 폐정합니다. 자리에 앉아있던 카츠는 가만히 카나를 노려봅니다.
부모
스미코는 카츠와 법정을 나오며 진짜 올 줄 몰랐다고 말하는 카츠에게 공판 전인데 왜 왔는지 묻습니다. 카츠가 대답합니다. "오랜만에 쟤를 직접 보게 되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을지 확인해 보고 싶었어." 스미코는 재판에 함께해 줄 건지 묻는 카츠에게 말합니다. "착각하지 마. 당신만 그 애의 부모가 아니야."
법정에서 본 피해자 아버지의 무서운 얼굴이 신경쓰인다고 말하는 카나에게 사토는 그들이 법을 압도할 정도의 힘을 가지진 않는다며 재판에서 최대한 말을 아끼고 꼭 해야 할 말이 있을 때는 자신들에게 물어볼 것을 당부합니다.
스미코는 술을 사고 있던 카츠에게 전화해서 검찰청에서 상담을 받았고 재판에 참여할 생각이며 둘끼리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카츠는 첫 공판이 끝나고 대화하자며 끊습니다. 나오키는 자기 몰래 카츠와 통화를 한 스미코에게 억지로 하는 거면 안 했으면 좋겠다며 그녀를 말립니다. 그가 자기도 같은 경험을 해서 스미코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스미코는 당신은 이해 못 한다고 반박합니다. "왜냐면 당신은 누군가를 원망할 필요도 없고 재판이 열릴 때마다 내 자식이 살해당해 죽었다는 사실을 몇 번이고 거듭해서 떠올릴 필요도 없잖아."
기억
밤, 수감소에서 카나는 과거 학교에서 에미와 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합니다.
재판 1
재판이 열리고, 변호인 사토는 재판장의 말에 따라 모두 진술을 합니다. 그는 카나가 잘못된 방향으로 분노를 표출한 것은 맞지만 그녀가 가정, 가족, 부모의 사랑이 없는 삶을 살아온 것을 재판장이 고려하지 않았다며 두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는 게 옳은 일인지 묻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에게 묻습니다. "피해자의 목숨을 앗아간 일에 대해 어떤 형벌을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까? 피해자인 에미씨에게 피고인이 지은 죄가 시간이 지나면 없던 일이 됩니까?" 사토가 여러 번 이의를 제기하지만, 재판장이 모두 기각합니다. 카나가 대답합니다. "되지 않습니다. 제가 저지를 죄를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복역하는 것보다는 자유의 몸이 되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사토는 카나에게 잘 대처했다며 다음엔 답변 요령을 정리해 두겠다고 말합니다. "저게 말이 돼?" 납득이 가지 않은 카츠는 인사하러 온 검사에게 범인을 사회와 격리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말합니다.
과거
재판이 끝나고 스미코와 카츠는 함께 술을 마십니다. 카츠는 스미코가 딸을 잃은 상처로 그룹 상담에 나갔고, 거기서 나오키를 만난 일을 이야기하며 자기가 스미코를 괴롭혔던 과거를 사과합니다. "우리 둘 다 잘못된 선택을 했던 거야. 지금 상태로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스미코가 말하자, 카츠가 답합니다.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괴물이 에미 근처에도 못 오게 할 거야." 아직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 스미코에게 카츠는 카나가 절대로 풀려나오게 두지 않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는 재판장이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길 바라는 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7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분명히 알게끔 만들어야 해."
기억
밤, 수감소에서 카나는 아라카와강 주변에서 에미가 친구들과 헤어지길 기다렸다가 커터 칼을 꺼내 들고 혼자가 된 에미를 덮쳤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현재
카츠와 밤을 지낸 스미코는 나오키가 걱정한다며 서둘러 호텔에서 나옵니다. 그녀는 나오키에게 막차를 놓쳐 친구 집에서 잤다며 거짓말하고 미안하다고 한 후, 방으로 올라와 혼자 눈물을 흘립니다.
재판 2
다시 열린 재판에서 검사는 변호인의 불공평한 형을 내렸다는 주장에 대해 앞날이 창창했던 피해자의 인생이 피고인의 자기중심적인 범행에 희생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불공평하지 않냐며 지적하고, 그에 따라 피해자의 부모인 카츠를 증언석에 올렸습니다. 카츠는 딸을 잃었을 때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제대로 처벌받기만을 간절히 바랐다고 말합니다. 지난 재판 판결에 납득했는지 묻는 검사의 말에 "극형이 내려지진 않을 것을 알았지만 적어도 20년 동안 사회에 나올 수 없다는 점에 대해 안도했다"고 답합니다. 피고인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검사에게 카츠는 "그녀가 감옥에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답합니다.
사토가 변호에 나섭니다. 그는 카츠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것과 배울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바람직한지 묻습니다. 검사가 이의를 제기하지만, 기각됩니다. 카츠는 일반적으로 실패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게 바람직하지만 거기에는 정도가 있다고 말합니다. 사토는 용서에는 정도가 있다는 카츠의 말이 개인적인 사견일 뿐이며, "당신에게 아이가 있고 내 입장이라면 어떨 것 같냐"고 묻는 카츠의 감정적인 말은 법적인 관점으로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제 형벌 제도의 징벌, 갱생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들며 딸이 죽고 이혼한 후로 작가를 접어버린 그가 어떤 수입으로 살아왔는지 묻습니다. 카츠는 가족의 도움, 나라에서 지원받은 피해자 지원금, 출판물의 인세, 그리고 피고인 가족으로부터 손해 배상금을 받았다고 대답합니다. 큰 금액이었지만 법원의 판단으로 결정된 것이었습니다. 따님에게 가격표가 붙은 것 같다는 사토의 말에 카츠는 분노합니다. "내 딸은 영영 돌아올 수 없다고요! 그러니 피고인에게는 판결대로 형기를 채울 당연한 의무가 있는 거고요! 우리 가족은 다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데, 그렇게 만든 저 살인자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는 걸 저는 납득할 수 없습니다!"
한계
"최악이야." 카츠는 살인마를 변호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변호인이 원래라면 무기 징역 받고 끝났을 일을 다시 끄집어낸 것은 분명 선의가 아닌 돈이 목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친 얼굴로 빨리 재판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스미코는 카츠에게 묻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거야? 우리가 바라는 대로 걔가 계속 감옥에 있다가 7년이 지나면 또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거야?" 그런 짓은 못하게 할 것이고 그렇게 되더라도 몇 번이고 싸울 것이라고 말하는 카츠에게, 스미코는 이제 한계라며 눈물을 흘립니다.
낙인
사토는 카나와 면회합니다. 사토가 앞으로도 오늘처럼만 하면 카나가 곧 자유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카나는 세상 사람들이 여전히 자기를 범죄자로 보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사토는 7년이 지나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잠잠해졌고 세간의 관심은 다른 사건으로 옮겨갔을 것이며 카츠와 같은 냉혹한 사람이 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카나가 말합니다. "솔직히 그 사람이 하는 말도 맞는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인간이 자유의 몸이 된다니." 사토는 카츠가 카나의 약한 마음을 이용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며 조금만 더 압박을 가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말합니다.
위태로움
카츠가 잠든 사이 몰래 침대를 빠져나온 스미코는 거실에 있는 에미의 사진을 봅니다. 에미의 액자 유리에 괴로워하는 스미코의 얼굴이 비칩니다. 카츠의 집을 나온 스미코는 혼자 늦은 밤거리를 걸었고 다리 위에서 걸음을 멈췄습니다. 그리고 다리 난간을 잡고 난간 밖으로 몸을 기울였습니다.
아침이 되어서야 돌아온 스미코에게 나오키는 최근 스미코의 태도가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스미코는 나오키에게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나오키의 손을 뿌리쳐 버립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스미코에게 나오키는 자기가 뭘 잘못했냐고 소리칩니다.
재판 3
다시 재판이 열리고, 사토는 20년 동안 소년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감정해 온 정신과 전문의인 이즈미 토시오를 카나의 감정인으로 내세워 신문을 요청했습니다. 이즈미는 카나와 여러 번 대화를 해 본 결과 처음엔 그녀에게서 강렬한 분노를 느꼈지만 그것은 그녀가 처한 환경에 대한 초조함과 죄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만한 공격성이라면 현재 그런 경향은 보이지 않고 그럴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판단합니다.
검사는 2년 동안 카나를 감정한 이즈미에게 피고인의 본심과 내면을 파악하기에 2년이 충분하다고 보는지, 피고인이 1퍼센트라도 재범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면 용인할 수 없는데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습니다. 이즈미는 그렇게 따지면 모든 사람들에게 살인을 할 가능성이 제로라고 단언할 수가 없어진다고 대답합니다. 이즈미는 검사의 회의적인 질문에도 자신의 판단에 자신합니다. 검사는 질문을 끝냅니다.
다음으로 스미코가 증언석에 올라갑니다. 사토는 그녀에게 카츠와 동일하게 배상금을 받았는지, 카츠처럼 피고인을 평생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가둬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묻습니다. 스미코는 모르겠다고 답합니다. "저는 법도 잘 모르고 철학자도 아니라서요. 그저 저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이 더 이상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사토는 가족을 잃는 슬픔을 잘 알고 있는 스미코에게 카나에겐 기댈만한 가족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모친은 사건 발생 후 배상금을 지급하고 자살했고 부친은 얼굴도 모르며 혈육과 재산을 모두 잃은 그녀가 사회에 나왔다 한들 맞이해 주는 사람이 없는데 피고인이 고통받기를 바라느냐고 묻습니다. 스미코는 고통을 주고 싶다는 마음은 없으며 그저 아무도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합니다. 계속해서 사토는 전문가인 이즈미의 의견에 반대하는지 묻습니다. 스미코는 이제 그만해도 되냐며 증언석을 내려옵니다.
잊다
법정을 나오며 스미코는 뒤따라온 카츠에게 당신이 나한테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며 기대에 못 미쳤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합니다.
카나는 사토와의 면회에서 아까 법정에서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번 자기가 얼마나 잔인한 짓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나가게 된다고 해도 제가 지은 죄는 사라지지 않아요." 카나는 사토에게 "피해자의 어머니와 직접 대화를 하고 싶다"고 부탁합니다.
집에서 술을 마시던 스미코는 나오키에게 전에 못되게 굴었던 것을 사과하며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했으니 이젠 잊을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스미코는 나오키와 함께 술을 마시고 그와 키스를 나눕니다.
기억
밤, 수감소에서 카나는 학교에서 에미와 그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꿈을 꿉니다.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문제
밤 내내 술을 마시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간 카츠에게 나오키가 찾아옵니다. 그는 스미코가 이제 증언대에 서지 않을 것이니 그녀를 내버려두라며 다 끝났으니 다신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말합니다. "끝났다고?" 카츠는 이건 자신과 스미코가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문제이며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말합니다. 나오키가 죽은 딸이 이런 걸 바랄 거라고 생각하냐며 카츠를 비난하자, 카츠는 생판 남이 내 딸에 대해 함부로 지껄이지 말라며 대응합니다. 그는 스미코에게 강요한 적이 없으며 우리에게 그럴 권리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앞으로 연락 안 하겠다며 나오키를 내쫓습니다.
면회 1
스미코는 카나의 변호인 사토에게서 카나와 만나달라는 연락을 받고 교도소를 찾습니다. 그녀는 몸수색을 거친 후 교도관들과 함께 면회소로 들어갑니다. 카나는 아크릴 벽 너머에 앉은 스미코에게 입을 열었습니다. "한 번 더 직접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만나 뵙길 부탁드렸습니다. 제가 저지른 짓은 끔찍하고 잔인한 죄였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증인을 사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제가 무슨 말씀을 드려도 재판 결과가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아이를 낳을 자격조차 없는 저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곳을 나가게 되든 나가지 않든 평생 죄를 뉘우치며 살겠습니다."
스미코가 묻습니다. "그러면 왜? 왜 내 딸을 죽인 거니? 왜 그 애가 죽어야 했지?" 카나는 7년 전 자신은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고 어머니에게 방치당하며 늘 혼자가 괴로웠던 인생을 벗어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학교도 집과 다를 바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끔찍해져 갔다고 말합니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돼." 스미코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를 뜹니다. 카나는 고개를 떨굽니다.
재판 4
카츠는 법정에 출석하는 사람들의 줄에서 스미코를 발견합니다. 재판이 시작되고 재판장은 변호인과 대화 끝에 스스로 증언을 결심한 피고인을 증언대에 올립니다. 카나가 카츠를 한 번 보더니 증언대에 섭니다. 사토는 카나에게 살인죄를 부정할 목적이 아님을 확인한 후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말합니다. 카나는 원흉은 에미에 대한 '분노'였으며, 2년간 에미를 중심으로 한 친구들에게 매일 괴롭힘을 당해왔다고 말합니다. 사토가 '학교 폭력'이라는 표현으로 정정하자, "거짓말하지 마!" 카츠가 소리치며 벌떡 일어섭니다. 재판장이 그를 다시 앉힙니다. 카나는 증언을 계속합니다. 그녀는 험담으로 시작된 괴롭힘이 점점 심해져 아무 이유 없이 몇 번이고 자기를 커터 칼로 베었으며 폭력을 행사하기까지 했다고 말합니다. 카츠가 벌떡 일어나 법정을 나가버립니다. 카나가 고개를 숙이고, 재판장은 휴정합니다.
갈등
스미코는 카츠를 따라갑니다. "저딴 거짓말을 계속 듣고 있으라고?" 카츠의 말에 스미코는 "저게 거짓말이라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어?"라고 묻습니다. 에미를 죽인 범인의 편을 드는 거냐는 카츠의 말에 스미코는 "쟤가 진실을 말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얘기하려는 거잖아."라고 말합니다. 카츠는 자기가 누구보다 에미를 잘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해?" 왜 저 여자 말을 믿냐는 카츠의 말에 스미코는 저 아이의 눈을 직접 보면서 얘기를 나눴다고 답합니다. 카츠는 스미코가 변호사에게 세뇌당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미코는 그렇다고 쟤의 말이 거짓말이 되는 건 아니라며 그게 사실이라 해도 쟤가 한 일이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카츠에게 이건 '적절한 형벌이 무엇인지를 정하기 위한 재판'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카츠는 가족을 배신하고 저쪽 편을 든다며 스미코를 믿지 못합니다. 스미코는 화가 나서 자기도 모르겠으니 카츠에게 직접 만나서 확인해 보라며 소리칩니다. "직접 만났다간 그 애를 죽여버릴지도 몰라." "죽이지 그래? 그래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면 말이야. 그래서 남은 인생은 '딸의 원수 갚았다' 하면서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가면 되겠네. 어차피 지금의 당신에게 잃을 건 아무것도 없잖아!" 스미코는 그렇게 소리치고는 자리를 떠나 버립니다.
결정
나오키는 스스로 법원에 출석하고 돌아온 스미코를 추궁합니다. 스미코는 그녀를 의심하고 미행을 한 데다 다시 카츠에게 질투하고 화를 내는 나오키에게 이제 끝임을 느끼며 헤어지고 싶냐고 묻습니다.
카츠는 휴대전화로 딸과의 영상을 돌려보며 답답함에 술잔을 던져 깨뜨리며 괴로워하다가 사토에게 전화를 겁니다. 둘은 바에서 대화하기로 합니다. 카츠는 사토에게 자기도 카나와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사토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고, 카츠는 재판과 관련된 모든 일에 이제 지쳤으며 복수라든가 법적인 관점이라든가 다 진절머리가 나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말합니다. "만약 피고인과 만나게 해주신다면 저도 증인을 사퇴하겠습니다."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는 사토에게 카츠는 하나 더 부탁합니다. "아크릴판 너머가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물론 교도관이 동석해도 상관없습니다. 전 그냥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고 그 애의 눈을 쳐다보며 속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을 뿐이니까요." 카츠는 만나게 해주면 앞으로 자기가 재판에 개입할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합니다. 사토는 만약 면회가 가능하게 되면 재판에서 증인에서 제외됨은 물론 번복할 수 없다는 걸 카츠에게 확인한 후, 술값을 내고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카츠는 술을 더 마신 후 집에 돌아왔고, 딸 에미가 아빠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깹니다. 그의 눈에 깨진 술잔의 파편이 보입니다.
수락
사토는 카나에게 카츠의 면회 요청과 조건을 이야기하며 피해자의 부모가 증인을 사퇴하면 석방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질 거라고 덧붙입니다. 카나는 거기에 놀랍니다. 사토는 만약 싫다면 방식을 타협해 볼 수 있는지 카츠에게 양해를 구해볼 수 있으며 어느 쪽이든 자기가 카나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말합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꼭 뵙고 싶다고 전해주세요." 그녀는 변호인 두 사람에게 가치가 있는 재판이 되길 바란다며 감사하다고 말합니다.
후회
스미코는 잠 못 이루다 일어나 술을 마시며 눈물을 흘립니다. 소리에 깬 나오키가 그녀를 달래주지만 여전히 그녀는 그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며 우리 둘의 고통은 전혀 다르다고 말합니다. "만약 내가 좀 더 올바른 선택을 했었다면 내 딸은 죽지 않았을 거야. 그날 그 애가 강에 못 가게 해야 했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내가 너무 나쁜 엄마였어. 엄마로서 실격이야.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나오키는 스미코에게 당신은 올바르게 살았다고 말해줍니다. 스미코는 그런 나오키에게 "역시 당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아."라고 말합니다.
면회 2
에미의 사진 앞에 향을 피운 후 교도소로 향한 카츠는 몸수색을 거친 후 교도관들과 면회소로 들어갔습니다. 테이블 건너편에 카나가 앉아 있습니다. 카나는 카츠에게 인사를 한 후, 그가 온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다고 말합니다. 카츠는 전 아내 스미코와 법정에서 했던 이야기가 진실인지 묻습니다. "진실입니다." 카나가 대답하자, 카츠는 어린 날의 치기로 철없는 실수를 한 내 딸은 죽어 마땅했었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 묻습니다. 카나는 사죄합니다. 그러나 계속 사죄만 반복하는 건 더는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카츠는 이에 동의합니다. 카나가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부디 말씀해 달라고 말하자, 카츠는 "죽지 그랬어요."라고 답합니다. 그는 딸이 살해당하고 가정까지 파괴당했음에도 이렇게 범인인 당신의 사회 복귀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말합니다. 카나는 자기의 잘못으로 많은 걸 배웠으며 두 번 다시 같은 죄를 짓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카츠는 네가 전부 파괴한 우리 가족의 소중한 시간, 딸의 졸업식, 딸 결혼식의 미래 따윈 관심도 없다고 말합니다. "역시 넌 죽었어야 했어." 카나가 대답합니다. "제가 죽음으로써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이 조금이라도 치유될 수 있다면 그게 최선일지도 모르지만, 제가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그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속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카츠는 테이블 밑으로 소매 옷깃에서 작은 유리 조각을 꺼내 손에 쥡니다. "속죄?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카츠는 꽉 쥔 두 주먹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습니다. "그때의 저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저처럼 잘못된 인생을 살지 않도록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인생을 절 위해 살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카츠는 어떻게 믿으라는 거냐고 묻습니다. 카나는 카츠의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고 대답합니다. 꽉 쥔 카츠의 오른 손가락 사이에서 피가 흘러나옵니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난 카츠에게, 카나는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입니다. 그녀의 표정에 괴로운 감정이 섞입니다. 교도소에서 나온 카츠는 아라카와강으로 걸어가 다친 오른손을 집어넣고 폅니다. 피가 묻은 유리 조각이 피와 강물을 따라 흘러갑니다.
변화
카츠는 집 안에 있는 술병을 모조리 다 갖다 버리고 정돈된 모습으로 스미코를 만납니다. 스미코는 그에게 할 얘기가 뭔지 묻습니다. "내가 틀렸었어. 그리고 당신이 옳았다고 얘기하고 싶었어. 내 사고방식이나 뭔가를 고집하는 방식 같은 게 말이야. 전부 잘못돼 있었어." 스미코는 전부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나도 많은 것들을 잘못하고 있었어. 처음부터 전부 다시 시작하고 싶은 정도야." 카츠는 증인을 사퇴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제삼자로서 지켜볼 생각이야. 에미가 세상을 떠난 건 바꿀 수 없는 사실이지만 우리들은 아직 살아있잖아. 에미는 우리 마음속에서 함께 살아가게 될 거야. 그러니까 나는 에미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아버지가 될 거야." 스미코도 말합니다. "나도 좀 더 나 자신을 똑바로 마주해 볼게."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한 번 더 스미코와 잘해보고 싶다는 카츠에게 스미코는 나오키가 자기를 용서해 준다면 나오키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카츠는 납득합니다. 스미코는 언제든 괜찮으니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라고 말하고 그를 떠납니다.
판결
카나는 증언대에 다시 섭니다. 재판장은 이전 판결과 상황들을 되짚어 살펴보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말합니다. "저희는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와 동시에 피해자와 그 가족분들에 대한 존중 또한 중요시합니다. 이전 재판에서 증거에 따른 평결이 내려졌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판결에 있어서는 법원 측의 편향된 관점에 크게 영향을 받았으며 정상 참작의 여지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살인이라는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하더라도 소년 범죄에 해당하는 피고인에게 내려진 처벌은 법에 따르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이 지은 죄의 무게는 변하지 않습니다." 재판장은 그에 따라 보상금 지급 청구를 기각합니다. "피고인이 지금까지 속죄하며 보내온 시간은 충분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게 조건부 석방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하지만 잊지 마십시오. 피고인은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로 인해 깊은 슬픔에 빠지게 된 사람들이 있는 것입니다. 그 점을 잊지 마십시오.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은 사람들을 웃게 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본인도 언젠가는 웃을 수 있는 날이 오도록 말입니다.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이 판결의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수용
법정을 나오는 카츠를 검사가 불러 세우고 머리 숙여 사과합니다. 그가 상소 이야기를 꺼내자, 카츠는 이번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고 말합니다. 검사는 카츠에게 이번 결과가 사법 제도에 대해 불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하며 자리를 뜹니다. 카츠는 피고인 대기실 안에 있는 카나를 지켜봅니다. 카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대기실 밖을 바라봅니다.
법정을 나온 카츠는 뒤에서 스미코가 걸어오는 것을 알았지만 앞만 보고 걸어갑니다. 스미코 또한 그를 부르는 일 없이 그를 따라 나갑니다. 두 사람의 모습이 법정에서 완전히 사라지며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3. 후기
감정과 이성 사이
<디셈버> 영화 속 감정 표현은 대체로 절제되어 있습니다. 살인자에게 딸을 잃었다는 공통된 상처를 안고 있는 카츠와 스미코, 자신을 괴롭히던 에미를 잔혹하게 살해한 카나의 세 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카츠는 자신을 슬픔과 분노와 술에 맡긴 채 살해당한 딸에 대한 정의를 끝까지 지키려고 합니다. 스미코는 살해당한 딸에 대한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현실을 직시하려 하고 쌓아 올린 현재를 지키려고 합니다.
카나는 자기가 당하고 저지른 끔찍한 기억들에 시달리며 계속해서 사죄하고 석방을 바랍니다. 카나의 어려운 상황이 공개되고 그녀가 과거 재판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살인의 동기를 증언하면서 카츠와 스미코는 흔들리게 됩니다. 과거의 고통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던 스미코는 딸에 대한 죄책감, 변호인의 공격과 카츠의 감정에 부딪혀 이성을 잃는 모습을 보이고, 내 딸의 살인범은 절대 사회로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정의감에 끓던 카츠는 카나의 증언과 스미코가 말하는 현실에 부딪히고 딸을 죽인 살인범과의 면회라는 큰 감정과 싸운 끝에 이성을 되찾는 모습을 보입니다. 세 사람은 감정과 이성 사이의 갈등 끝에 판결 결과를 받아들이면서 각자의 답을 찾아가게 됩니다.
소년범과 소년법
자기를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동급생 에미를 살해한 카나는 옥중에서 7년 전의 기억에 시달려가면서 피해자 유족에게 계속해서 사죄하고 석방을 바랍니다.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그녀는 죄에 대해 무기징역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청소년임이 감안되어 20년 형을 선고받았고 7년이 지나자, 소년범에 대한 정상 참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심으로 흘러갔습니다. 피해자 부모의 증인 퇴사로 재심에서 징역 1년의 집행 유예 3년 판결을 받은 그녀는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요?
사회에 나와도 사람들은 그녀를 지켜볼 것이며, 그녀는 자기가 저지른 무거운 죄를 극복하고 본인의 '자신과 같은 고통을 가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말대로 갱생하여 다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원이 되어야 합니다.
소년법은 가해자의 '교화'와 '재사회화'에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소년법은 14세 이상 20세 미만에 적용됩니다. 일본은 2022년에 소년법이 개정되었고 성인 연령이 18세로 낮아짐에 따라 18~19세를 특정 소년으로 규정해 범죄자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는 등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소년법 개정 후 처음으로 19세 미성년자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례가 있습니다.
소년 범죄도 엄중하게 생각하는 미국에서는 주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만 7세 이상 18세 미만이 소년법에 적용됩니다. 소년 법원이 따로 존재하여 보호 처분 또한 가능하며, 중범죄의 경우 일부 주에서는 13세 이하, 보통은 16~17세부터 성인으로서 법정 송치가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소년법 적용 연령 14세 이상 19세 미만에 14세 미만은 촉법 소년으로서 보호 처분을 받는 한국에서도 근래에 들어 미성년자가 했다고 보기 어려운 잔혹한 범죄들이 발생하고 있어 법무부에서 형사책임 최소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안을 입법하겠다고 예고했지만, 대법원에서 13세 소년이 형사책임능력을 갖추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보호처분이 형벌에 비해 지나치게 경미하다고 볼 수 없다며 개정안에 반대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소년법의 형사책임 연령을 낮추는 추세지만 특수한 사례와 그를 반대하는 입장도 여전히 존재하기에 소년법에 대한 논의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연령을 낮추기만 할 뿐만 아니라 사례를 굽어살피고 그에 따라 달리 처벌 할 수 있는 어른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내 딸을 죽인 살인범을 용서할 수 있을까?
카츠와 스미코는 딸의 살인범 카나의 재심으로 영화 내내 갈등하고 괴로워합니다. 카츠는 카나에 대해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하려 노력했고 카나와의 면회 후 그 분노를 딸이 죽은 아라카와강물에 씻어 흘려보냅니다. 스미코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건지 갈등하면서 흔들리고 무너져가는 현재를 다시 복구하려 노력했고 지금까지의 행동을 반성하는 카츠의 모습에 그녀도 마음을 다잡아 그녀만의 결정을 내립니다. 이것은 딸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기 위한, '아직 살아있는' 그들이 살아가기 위한 답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어렵게나마 할 수 있었던 것은 살인범을 향한 용서보다는 그들 스스로를 '용서'하는 일이었을지 모릅니다. 살인범에게 딸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관객은 두 사람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그들의 선택과 결과에 끄덕이고 현실 어딘가에도 있을 피해자의 유족들이 편해지길 바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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