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소개
2023년 2월 8일에 개봉한 정주리 감독/각본의 사회고발 영화 <다음 소희>는 실제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제75회 칸 영화제 국제 비평가 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백상예술대상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해외 영화제에서도 수상을 하는 등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10만 관객을 돌파하고 프랑스에서도 9만명을 돌파했지만 손익분기점은 아쉽게 넘기지 못했습니다.
배경이 전주시인 만큼 영화의 절반 이상을 전주시에서 촬영하였고 '다음 소희'라는 제목은 형사 오유진이 태준과 얘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비롯되어 정주리 감독이 직접 지었습니다. 실제로는 사망한 홍수연 양의 아버지가 진상을 밝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지만 영화에선 오유진 형사의 역할로 아버지 역할이 가려져 버려 정주리감독이 의도치 않게 죄송한 부분이라고 알린바 있습니다. 영화 개봉 후 직업교육훈련 촉진법인 '다음 소희 방지법'이 국회 본 의회를 통과하면서 사회적인 파급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다음 소희는 없었으면 하는 영화 <다음 소희>를 소개합니다.
감독 / 각본
정주리 (영향 아래 있는 남자, 11, 도희야)
주연
김시은 (협상, 너와 나, 오징어 게임 시즌2, 뇌 멋대로 한다, 멘탈코치 제갈길)
배두나 (Rebel Moon, 브로커, 터널, 도희야, 공기인형, 괴물)
심희섭 (돌핀, 안녕, 내일 또 만나, 속물들)
정회린 (이어지는 땅)
박우영 (죽은 이는 있지만 죄지은 이는 없다, 뛰는 놈, 아무도 없는 집, 우리 안에 아이)
강현오 (조선 변호사, 이번 생도 잘 부탁해)
김우겸 (한국이 싫어서, 거품의 무게, 말이야 바른 말이지)
외
2. 이야기
소희
소희가 어려운 춤 동작에서 고전하는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합니다. 소희는 춤 연습을 끝내고 친구 준희와 만나 곱창집에서 식사합니다. 준희는 BJ로 식사하는 걸 생방송으로 촬영하고 있었고 그걸 본 손님 중 한명이 BJ에 대해 회의적인 말을 하자, 소희가 한마디 쏘아붙입니다. "아저씨가 별풍선 한 개라도 쏴줘 봤어? 남이야 뭘 해서 먹고살든 보태줬냐고?" 결국 식당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맙니다.
소희는 완주생명과학고등학교 애완동물 관리과에서 교육받다가 담임 교사가 대기업이라고 소개한 한국통신 S 플러스 고객센터에 현장실습을 추천받습니다. 소희는 망설임 없이 근로계약서에 사인을 합니다. 그러고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남자 친구 태준을 찾아가 함께 춤을 춘 뒤 면접하러 갔는데 바로 출근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콜센터
현장실습을 나간 소희는 카드 해지 방지 담당으로서 투입됩니다. 이팀장은 소희에게 인쇄물을 주며 우리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인드 컨트롤이라고 설명합니다. 해당 고객센터 순위는 4위에 머물렀으며 그것에 대해 본사에서 압박이 내려옵니다. 이팀장은 소희 옆에서 일을 가르치고 민원이 생기자 도와주며 소희에게 말합니다. "아...첫방 실전을 제대로 치렀네. 오늘은 첫날이니까 할당의 절반만 채운다고 생각하자." 소희의 얼굴은 어둡습니다.
담임 선생님이 찾아와 소희에게 현장실습 표준 협약서에 사인하라며 서류를 건넵니다. 소희가 일이 너무 구리다고 불평하자, 선생님은 사회생활이 다 그렇다며 공장에 나간 실습생들이 자꾸 돌아온다며 불평합니다. 선생님은 차 안에서 순회지도 결과 보고서의 현장점검 내용을 모두 '상'으로 써 넣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소희에게 "버텨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급여
소희는 자신의 월급이 100만원 선인 걸 보고 이팀장에게 자기 근로계약서에는 160만원으로 적혀있다고 보여줍니다. 팀장은 소희에게 '회사 사정이 있을 때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문구를 지적하여 보여줍니다. "소희는 아직 수습 기간 이잖아. 실습생이고." 소희가 인센티브에 관해서 묻자, 팀장은 그것도 기본수치에서 멀리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소희는 동창들과 만나 술을 마십니다. 할만하냐는 동호의 말에 준희는 고객센터 사람들이 다 실습생이라 병신같은데 담임이 그만두면 죽인다고 했다고 말합니다. 은하는 그곳이 대기업도 아니라고 받아칩니다.
클레임
고객센터에서는 또 클레임이 발생하고, 소희와 같은 시기에 들어온 실습생 지원은 욕이 섞인 민원 전화에 충격을 받습니다. 팀장이 대신 전화를 받고, 소희가 지원에게 괜찮냐며 묻습니다. "난 세 번밖에 안 걸었어. 내가 한 게 아냐..." 그때, 팀장이 고객에게 욕을 하며 헤드셋을 집어던집니다.
그 후, 본사에서 상사가 나와 이지원을 찾습니다. "네가 뭔데 고객을 협박해?" 팀장은 상사에게 다 설명하지만, 상사는 고객이 방통에 제소한다고 했다며 팀장을 비난합니다. "대군가 뭐이긴가 지금 가서 빌어!"
고전
소희는 태준이 일하는 공장에 찾아갑니다. 그러나 소희는 선배의 압박으로 머리를 밀고 괴롭힘당하고 있는 태준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아 그대로 돌아서서 나옵니다.
소희는 간 보는 고객을 잘못 응대한 것에 대해 팀장에게 혼이 납니다. "방어 안 해? 가만 보니까 소희가 의지가 없는 거 같아. 이 팀은 방어율이야. 팀 실적이 마이너스로 간다고!"
소희가 업무에 지쳐 힘들어하고 있을 때, 먼저 들어온 정인이 퇴사한 지원이 대부업체로 갔다고 말합니다. 소희가 말합니다. "너무 힘들다, 진짜..."
소희는 약속이 있는 상태에서 콜 수를 채우지 못해 야간업무를 하게 되고, 변태처럼 구는 고객에게 참다못해 욕을 하게 됩니다. 당황한 팀장이 서둘러 전화를 대신 받고, 소희는 팀장에게 다시는 안 그러겠다며 사과합니다. 팀장은 "재수 없게 걸린 거지 뭐."라며 늦어서 리콜도 안 되니 퇴근하라며 소희를 퇴근시킵니다. 소희는 남아있는 팀장에게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팀장의 죽음
소희는 오랜만에 춤 연습소에 가서 함께 연습하던 사람들과 만납니다. 그날 밤 눈이 내리고, 날이 밝아 출근하던 소희는 자동차 안에서 숨져있는 이팀장을 발견합니다. 경찰에서 고객센터를 조사하러 오고, 새로 온 본사 직원 이보람이 센터 직원들에게 말합니다. "여러분, 간밤에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팀장님이 급작스럽게 사망을 하셨는데, 자세한 건 회사에서 조사중이니까. 일단은 마음을 좀 추스르고, 우선은 일을 합시다. 우리는 우리 일을 해야죠? 지금 다른 센터에서 과부하 걸려서 난리예요." 소희는 괴로워합니다.
소희는 이준호 팀장의 장례식에 찾아갑니다. 준호의 아내가 소희를 보고 어떻게 왔는지 묻고, 팀장님이셨다는 소희에 말에 아내는 다시 울음을 터트립니다. "거기서 아무도 못 오게 하는거 아니에요?" 소희는 준호의 아내에게 "팀장님이 잘해주셨는데, 죄송해요." 라고 사과합니다.
그 후, 본사에서는 센터 직원들에게 각서에 서명하면 상여금을 지급하겠다며 돌립니다. 각서에는 고 이준호의 유서에 기재된 부당 노동 강요 및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불합리는 사실이 아님에 동의, 외부 발설하지 않겠다는 것에 동의하는 걸로 쓰여있었습니다. 소희는 각서에 사인하지 않고 서랍에 넣습니다.
새로 온 팀장
이보람 팀장은 센터 직원들에게 센터 순위와 수치를 보며 걱정스럽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딱 찍어 소희가 제일 심하다고 말합니다. "며칠만 더 지켜보고 다시 판단할 거야. 그 안에 보여줘야 해. 실력을." "여기 정인씨는 꿋꿋하네. 이번에도 일등이네." "그런데 우리 팀이 꼴찌라 돋보이는 거지 다른 센터랑 비교하면 택도 없는 거 알죠?"
소희의 월급 명세표에는 인센티브 지급률이 -17%로 급여에서 44만원이 빠져 있습니다.
금이 간 우정
소희는 준희와 술을 마시며 태준이 공장에서 괴롭힘당하는 것에 대해 대화하다가 비빌 데가 있어야 그만둔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준희가 감정이 상해 "나는 비빌 데가 있다고?"라고 묻습니다. 소희는 그런 준희에게 네가 가지고 있는 건 오빠한테 비빈 거며 먹고 토하는 게 일이냐고 비난합니다. 준희는 그런 너도 욕 쳐 듣고 까이면서 그런다고 받아칩니다. 소희는 준희의 집에서 나옵니다.
실적과 인센티브
본사 직원이 소희에게 각서를 받으러 옵니다. 이보람 팀장은 소희에게 "다른 직원 생각도 해야지. 빨리하고 마무리하자."며 각서를 재촉합니다. 소희는 각서를 제출하고, 직원은 상여금을 두고 갑니다.
소희는 열심히 일을 해서 실적을 쌓아갑니다. 소희의 계산으로 350만원을 받아야 했지만, 팀장은 소희가 실습생이기 때문에 그렇고 인센티브도 1, 2달 후에나 지급된다고 말합니다. "제가 실습생이라서요? 그만둘까 봐 돈을 안 준다고요? 그럼 그만두면 영영 못 받아요?" 팀장은 "회사로서도 보험을 들어놓는 거지. 그건 왜 지금 걱정해? 안 그만두면 되지. 저금해 놓았다고 생각하고 계속 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대답합니다.
소희는 회식에서 센터 직원들끼리 술을 마시며 "인센티브 바로 지급 안 되는 거 알고 있었어요?"라며 묻습니다. 직원들은 계산도 복잡해서 잘 모르겠다며 정인도 팀장이 요새 실적 떨어졌다고 갈군 탓에 그만둔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합니다. 소희는 정인이 언니가 아닌 동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소희는 정인에게 가서 사람 병신 만들고 웃겼겠다며 비아냥댑니다. 정인은 소희에게 네가 올린 목표치 때문에 다들 피곤하다고 말합니다. "우리 다 실습생이라 어차피 아무리 해도 2백 못 받아. 병신아." 소희가 정인의 뺨을 때리고, 소란을 일으킵니다.
반항
소희는 콜에서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해지해 버립니다. 팀장은 소희에게 지금 뭐 하는 거냐며 일이 하기 싫으면 그냥 관두라며 혼을 냅니다. 소희가 왜 그만두겠다는 고객을 28번이나 뺑뺑이 돌리며 해지를 막냐며 묻자, 팀장은 "하기 싫으면 하지마, 누가 떠다밀었어?"라고 말합니다. 소희는 폭발합니다. "니 인센티브나 까이겠지. 어차피 우리 줄 것도 아니잖아. 실습생들 데려다가 뺑이쳐먹고 인센티브다 뭐다 오만 핑계로 돈 다 빼가잖아. 그러려고 우리들 갖다 쓰잖아. 이렇게 부려 먹었으면 최소한 돈은 줘야 할 거 아냐!" 팀장이 "없는 애라 그런가? 아주 더럽게 돈돈 그러네."라고 중얼거리자, 소희는 팀장의 얼굴에 주먹을 갈깁니다.
압박
소희는 강제 휴직을 당하고 엄마한테는 휴가를 받았다고 이야기합니다. 소희는 준희와 노래방에 가서 놀고, 술을 마신 후 깨진 유리로 자해합니다. 소희는 병원에서 치료받습니다.
담임 교사는 소희에게 내가 회사에 찾아가 싹싹 빌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이야기를 해놨으니까 지금부터 착실히 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선생님은 소희에게 이렇게 하면 학교 이미지가 타격 입고 후배들까지 앞길이 막힌다고 이야기합니다. 소희는 교사에게 묻습니다. "선생님, 제가 거기서 무슨 일하는지 알아요?" 교사는 단순 전화 상담업무를 말하며 세상일이 다 그런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선생님은 아직 소희 믿어." 소희는 눈물을 흘리며 슬픈 표정을 짓습니다.
마지막 날
소희는 친구들과 만나 술을 마십니다. 동호는 소희에게 데려다주겠다며 괜찮은지 걱정합니다. 소희는 동호에게 태준이 데리러 온다고 했다며 동호와 헤어져 저수지 쪽으로 걸어갑니다. 소희가 태준에게 전화를 걸지만, 태준은 바쁜지 받지 못합니다. 소희는 근처 구멍가게에서 맥주 두병을 더 사 마시고 저수지로 갑니다. 하늘에선 눈이 내리고, 소희는 저수지 안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자살
소희의 시신은 저수지에서 발견되어 끌어올려졌습니다. 오유진 형사가 그녀의 시신을 확인하고 배순오 형사는 소희의 부모님에게 자살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소희 아버지는 부검해달라고 했고, 오형사는 부검을 신청하고 소희의 마지막 CCTV를 확인한 후 고객센터를 찾아갑니다.
오형사는 실적표 1위에서 소희의 이름을 찾았고 이보람 팀장에게 소희가 왜 징계받았는지 묻습니다. 팀장은 언쟁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오형사가 팀장의 모니터링 화면을 본 후 소희가 야근이 많고 힘들고 죽고 싶다고 했다던데 다른 눈치 같은 건 없었는지 묻지만, 팀장은 고개를 젓습니다. 오형사가 본 소희의 자리 모니터에는 '악성 고객 응대' 포스트잇이 붙어있습니다.
수사를 끝낸 오형사가 자살로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때, 다른 직원이 전 팀장이 자살한 주차장 자리를 가리키며 이준호 팀장이 죽고 나서부터 소희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유족
이준호 팀장 자살 사건과 유서를 확인한 오형사는 그의 폭로성 시정요청 유서에도 불구하고 담당 형사에게 왜 그냥 넘어갔는지 물었고, 담당 형사는 이준호 팀장 유족과의 합의 및 각서에 서명 후 공증받은 사실과 이런저런 일 때문에 넘어갔다고 설명합니다.
오형사와 배형사는 이준호 팀장의 유족을 찾아가서 소희의 자살을 이야기하며 남편의 유서 관련해서 아는 게 있는지 묻습니다. 아내는 남편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이 들렸고 회사에서 남편이 관리자였기 때문에 어차피 산재가 안 된다고 들었으며 그냥 자신이 최대로 주는 돈 받고 입 닫는 게 남는 거였고, 거기에 고발한다던 노무사 때문에 남편이 바람둥이에 노름꾼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거기서 끝냈다고 대답합니다.
오형사는 이준호 팀장의 아내에게 묻습니다. "그래서 남편분이 폭로하신 게 시정이 됐더라면 소희가 죽었을까요?"
아내는 그 소식을 듣고 한숨도 못 잤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춤 연습생들
오형사는 소희가 갔던 저수지와 구멍가게에 들려 소희가 주문했던 맥주 두 병을 주문합니다.
그런 후 형사는 집에서 자신의 춤 연습 영상을 보다가 뒤쪽에 앉아있던 소희를 보게 되고, 연습실에 가서 소희에 관해 묻게 됩니다. 연습생들은 소희가 정말 열심히 했었다고 말합니다. 형사는 그들에게 묻습니다. "그 친구가 춤은 왜 췄어요?"
연습생들은 모른다고 답합니다.
정인
형사들은 센터를 퇴사한 정인을 찾아갑니다. 정인은 소희가 전 팀장이 자살한 후 끝까지 각서를 안 쓰다가 각서를 쓰고 난 후 갑자기 다른 직원에게 피해가 가도록 콜을 많이 돌렸다고 말합니다.
오형사가 소희가 죽기 전 실적이 떨어지고 징계받은 것에 관해 묻자 정인은 인센티브를 1, 2달 있다 준다고 해서 소희가 열받아서 대들다가 징계받게 된 거라고 말합니다. 정인은 자신이 그만둔 이유로 센터장이 보낸 단체문자를 보여줍니다. 문자에는 '김소희양이 원래 가정불화가 심하며 자해 이력도 수 차례 있으며 사고는 휴직 기간에 발생한 것이고 유가족이 산재 처리를 요구하는지 수사기관이 왔다 갔다 하여 회사 이미지에 끼친 손해가 막심함. 전 사원 각별히 말조심 하도록.'이라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정인은 자기 학교는 취업률을 떨어뜨린 사람이 빨간 명찰을 달고 화장실 청소를 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오형사는 황당해합니다.
소희 아버지
소희 아버지는 오형사에게 소희의 급여명세서를 보여주며 소희가 생전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야근을 수시로 했는데 이것밖에 받지 못했다며 "같이 일했던 직원도 죽었다면서요. 이것들 싹 다 잡아다가 처넣어주시오."라고 호소합니다. 오형사는 소희가 손목을 그었을 때 뭐라고 한 얘기가 없었냐고 묻습니다. 소희 아버지는 소희가 얘기를 안 해서 하나도 몰랐다며 울음을 터트립니다.
본사 직원들
고객센터 본사 직원들이 나와 오형사와 배형사를 만납니다. 본사 직원은 저희 소관은 아니지만 고객들 입장에선 우리 회사가 콜하는 거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오형사는 본사에서 초과근무가 없었다고 말한 데에 비해 소희가 야근을 많이 했었다는 사실을 소희 아버지와의 카톡 사진을 증거로 들어 말합니다. 본사 직원은 직원들이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한 것이고 근무시간에 할당량을 다 못 끝냈기 때문에 말릴 수가 없었다고 대답합니다.
오형사는 말합니다. "근데 안 줬잖아요, 인센티브." 직원은 "규정상 두어 달 후에 주는 건데 안 줬다니요. 그리고 그 친구는 워낙에 결격사유가 좀 많기도 하고... 다 규정대로 협의해서 하는 겁니다." 오형사는 전 팀장의 유서 내용을 듭니다. "무슨 핑계든 대서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쓰여있던데. 불합리한 목표치에다가, 그런 노동자 기망행위가 회사 규정입니까? 계약서는 이중으로 써놓고, 대체하기 쉬우니까 실습생들 갖다 쓰면서 그것도 잘 그만두니까 바로 인센티브를 못 준다니. 딱 근로기준법 위반이네요." 본사 직원들이 말합니다. "회사 일이 힘들어서 그런 거라면 그냥 그만두면 되는거 아닌가요?" "그 친구가 가정형편도 안 좋고 돈에 대한 집착도 좀 심하고 정서적으로 많이 불안정하고. 입사하기 전에 사건·사고가 가 많았다고 그래요." "사실 피해는 우리가 입었어요. 회사 이미지가 얼마나 손핸데. 학교 측에 아주 강력하게 항의해야 할 사항이에요. 이렇게 문제가 많은 학생을 아무런 고지도 없이 입사시킨 거니까." 오형사는 자기 눈을 피하는 본사 직원들을 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전 팀장 건은 어찌 넘어갔습니다. 그때는 팀장이 관리자 격이니 가해자니 어쩌니 했지만 근데 얘는 고등학생입니다. 그냥 피해자라고요."
산재
오형사는 상사 과장에게 18살짜리가 자살한 거 가지고 떼로 몰려다니면서 내사까지 하냐는 소리를 듣습니다. 오형사는 "단순 자살이 아니에요. 명백히 산재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녀는 학교와 업체에 뭔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경찰서로 온 춤 연습소 사람들이 소희에게 같이 춤추던 태준이라는 남자 친구가 있었다는 것을 영상으로 보여줍니다. 배형사는 태준에게 연락했지만 그때마다 배송을 나가서 못하고 문자를 남겼다고 말합니다.
준희
오형사는 소희의 친구인 준희를 찾아갑니다. 준희는 침대에서 쓰러져있었고, 오형사는 그녀의 맥을 짚어보고는 신고합니다. 준희는 급성 알코올중독이었습니다. 오형사는 그녀를 데려다주면서 왜 학교를 그만뒀는지 묻습니다. 준희는 취업 나가면서 그만두고 싶었고 학교에서 그만두게 했다고 말합니다. 오형사는 준희에게 너는 알코올 분해 능력이 없어서 술을 마시면 안 된다며 과일을 사 쥐어줍니다. "그날 준희가 없어서 소희가 그렇게 된 건 아닐 거야." 준희는 눈물을 흘립니다.
배형사는 준희가 현장실습 나가서 3주 만에 돌아온 이유가 매번 회식하고 술을 먹여서라고 말합니다. 오형사는 현장실습이란 게 대학병원의 인턴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힘든 일을 하면 존중받음 좋을텐데. 그런 일을 한다고 더 무시해. 아무도 신경 안 써."
담임 교사
오형사와 배형사는 소희의 담임교사를 만납니다. 시간상 소희가 학교에 왔다가 자살을 결심한 것 같다는 오형사의 말에, 담임은 당시 소희는 별말이 없었고 실적 좋게 나왔다고 자랑도 했으며 원래 씩씩해서 자살할 애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형사는 그에게 "소희가 했던 일이 뭔지 아세요?"라고 묻습니다. 담임이 대답을 못 하자, 오형사가 원래는 교사가 업체에 가서 점검하고 보고해야 하는 것인데 보고서도 전부 임의로 작성한 것에 관해 묻습니다. 담임은 업체 쪽 눈치도 보고 하는 게 있고 그래야 다음 애들도 보낼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오형사가 그래서 어디서 무슨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보냈냐며 묻자, 담임은 거기는 자신이 어렵게 뚫은 데라며 다른 학교도 보내는 곳이라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고 대답합니다. 오형사는 해당 회사가 지원자 수 670명 중 629명이 퇴사했으며 다시 617명이 입사했는데, 그중 한명이 소희라고 말합니다.
담임은 고개를 떨굽니다. 오형사는 얘만 문제가 아니라며 학생들 실습 나간 내용을 보자고 말합니다.
교장
오형사는 해당 과와 맞지 않는 곳으로 배정된 학생들의 현장실습 내역을 확인한 후 "여기가 학교예요? 인력 확인소지.
이들 업체에서 소개비나 커미션 받는 게 있어요?" 교장은 버럭 화를 냅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교육청에서 신입생 모집률, 졸업생 취업률로 평가를 한다고요. 그걸로 예산 배정받고, 인센티브 지급받아요. 그게 이런 애들한테는 교과과정이라고요. 가뜩이나 예산 쪼들리고 있는데 이제 이런 일이 생겨서 점수가 더 깎여요!" 오형사가 묻습니다. "이런 일?" 교장은 거침없이 말합니다. "걔가 제 손목 그어버리고 중학교에서도 잘릴 뻔하고 성질이 보통이 아니라고요. 실습 나갔다 그랬다고 학교가 다 책임지라고 할 거 아녜요. 아니 애 성질 별난 거 가지고 왜 학교..." 오형사가 교장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기 때문에 교장은 쓰러집니다.
동호
오형사는 소희를 마지막으로 봤던 동호를 찾아갑니다. 동호는 소희와 마지막으로 봤던 일을 생각하며 말합니다. "발이 너무 추워 보여서...빨리 택시 타고 데려다주려고 했는데..." 그는 겨울에 맨발에 삼선 슬리퍼를 신고 있던 소희를 생각하며 말을 잇지 못합니다.
제대로 된 수사
오형사는 형사과장에게 수사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합니다. 과장은 오형사가 저수지에 인력을 가져다 쓴 것에 화를 내고, 오형사는 "선배님이 제때 전 팀장 건 덮고 수사를 안 해서 그런 거 아닙니까."라고 말합니다. 과장은 자살이면 끝이지 노동청 교육청에서 할 일을 왜 우리가 하느냐고 말하지만, 오형사는 굴하지 않고 "조사해야 되요! 애들이 죽어 나가는데 취업률 노래나 부르고! 노동청 교육청이 봐주고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니에요! 명백히 근로기준법 위반인데 이게 다 뭐야! 경찰 수사 대상 아니야?!" 라고 소리치며 서를 나옵니다.
교육청
오형사는 교육청을 찾아가지만, 교육청 직원은 현장실습 점검은 학교 자율에 맡긴다며 그런 건 노동청에서 할 일 아니냐고 말합니다. 학교들이 감시 의무 소홀히 하는 걸 그냥 보고 있으면 교육청의 직무 유기 아니냐는 오형사의 말에 특성화고 평가 담당 장학사는 우리도 다른 교육청이랑 경쟁하고 있으며 그런 평가는 객관적이지 못해 취업률로 평가가 되고, 자신들도 그것으로 인센티브를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특성화고 경우는 특히 예산이 빡빡해서 취업률이 나오지 않으면 몇 개 학교는 문 닫아야 하며 이것이 다 교육부에서는 취업률만 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형사는 말합니다. "학생이 일을 하다 죽었는데 누구 하나 내 탓이라는 사람이 없어. 일을 시킨 사람도, 거기에 가라고 보낸 사람들도." 장학사가 문제 많았던 애를 그런 데다 보냈으니...라고 중얼거리자, 오형사가 다시 말합니다. "애초에 그런 데로 애들을 보내면 안 된다고. 그렇게 못하게 학교를 감시하는 거, 그게 당신 책임이라고. 당신이 막을 수 있었잖아. 왜 아무 말도 안 했어? 왜 가만히 있었냐고." 장학사는 "적당히 합시다. 일개 지방교육청 장학사가 뭔 힘이 있습니까. 그래서 이제 교육부 가시렵니까? 그다음은요?" 라고 말합니다.
태준
오형사는 곧 장례를 치를 소희의 시신 앞에 앉아있는 소희의 어머니에게 "소희 춤추는 거 아셨어요? 춤추는 거 좋아했대요. 엄청나게 잘 췄대요." 소희 어머니는 까맣게 몰랐었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진작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눈물을 흘립니다.
오형사에게 태준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태준은 택배 화물을 트럭에 싣고 있었습니다. 오형사는 그에게 국밥을 사줍니다.
태준은 일이 너무 많아서 못 갔다고 설명합니다. 소희에 대해서는 문자도 안 읽고 전화가 꺼져있어서 전처럼 삐진 줄 알았다고 말합니다. 오형사는 그에게 일은 할 만한지 묻습니다. 태준은 몇 달 전에 공장에서 사고를 쳐서 택배 일을 하는 거지만 얼마 후면 복귀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스스로 참지 못하고 욱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오형사는 가서 무슨 일 있으면 꼭 경찰인 자신한테 말하라며 그래도 된다고 말해줍니다. 태준은 울먹이며 "고맙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소희의 흔적
소희의 장례식이 행해지고, 오형사는 배형사가 말한 저수지에서 찾은 소희의 핸드폰을 보러 서로 갑니다. 소희는 자살하기 전에 모든 기록을 삭제한 것 같았습니다. 배형사는 포렌식으로 복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오형사는 핸드폰에 남아있던 소희의 춤 영상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영상 속 소희는 춤동작에 성공해 기뻐하며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3. 후기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 자살사건
LG U+콜센터인 LB휴넷의 인터넷/휴대전화 계약 해지를 방어하는 방어팀에서 일하던 홍수연 양는 영화에서처럼 콜 수를 채우지 못해서 야근하였으며 월급도 첫째, 둘째 달까지 100만원 이하로 받으며 일했습니다. 높은 업무 강도에 따라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던 그녀는 입사 4개월 뒤 자살 시도를 해서 구조되었고, 부모님께 회사를 그만두면 안되는지 물었지만 이틀뒤 결국 친구들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낸 뒤 저수지에 투신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은 해당 콜센터에서 2년 만에 또 자살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2년 전의 자살 사건에서는 유족이 산재 판정을 받아 배상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건의 큰 문제점은 홍수연 양이 전공과 일치하지 않는 곳에 현장실습으로 보내졌으며 그곳에서 성인에게도 어려운 업무강도의 해지방어 업무를 맡았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자살사건 5개월 뒤 공동대책위원회가 구성되어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며 LB휴넷은 작업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대표이자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영화 <다음 소희> 개봉 후에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머물러 있던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개정안이(다음 소희 방지법) 23년 3월 말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시행중이며, 현장실습 학생들을 위험과 괴롭힘에서 보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6월에는 다음 소희 방지법만으론 부족한 부분이 있어 유가족 등이 현장실습 폐지 공동행동으로 출범하여 졸업전 조기 취업을 금지하는 제도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우리 소희
<다음 소희>는 사회 고발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감정에 크게 치우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 지점에서 모두가 회피하거나 내 탓이 아니라는 모습들에 관객은 소희와 오형사의 합리적인 분노에 공감하고 이해하고 느끼며 보다 문제점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중반까지 소희의 이야기를 서사하고 소희의 시신이 저수지에서 끌어올려졌을 때부터는 바통을 이어받듯 오형사가 소희의 흔적을 쫒아가며 수사합니다. 둘은 극 중에서 춤 연습소라는 같은 공간에서 한번 스친 인연이기도 하며, 그렇기에 관객도 오형사처럼 소희의 일을 남의 일처럼 느끼지 않고(또, 소희는 평범한 소녀입니다.) 함께 생각하며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해소
소희는 자신이나 친구를 욕하거나 억압하려는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행동으로, 오형사는 죽은 소희에 대해 2차 가해를 하는 사람들에게 자비 없는 행동으로 관객의 불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줍니다.
저수지에서 발견된 소희의 핸드폰에 남아있는 영상에서 소희가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오형사가 보며 눈물을 흘리면서 영화가 끝나는데, 이것은 소희의 진짜 모습인 것, 다음 소희의 모습이어야 될 것,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법은 피로 쓰인다
과거 전태일이 자기 몸을 불살랐듯이, 법은 희생자의 피로 쓰입니다. 그런 점이 안타깝지만, 고 홍수연 양의 아버지처럼 진실을 파헤치려는 극 중 형사들과 같은 존재들이 결코 그 죽음을 무시하지 않고 문제점과 똑바로 마주하고 고발하여 사회 구조를 바꾸려고 해주신 덕분에 바뀔 수 있던 것이기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진실한 많은 관심입니다. 부조리한 사실에 아무도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는다면 약자의 힘만으로는 이 불완전한 사회 구조를 절대 바꿀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무언가 불합리한 구조가 있고 그것을 바꿔야 한다면, 영화로나 수사로나 언론으로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힘을 합쳐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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