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크리트 유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 재난 스릴러, 한국 영화 - 스포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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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유토피아, 포스트 아포칼립스 재난 스릴러, 한국 영화 - 스포O

by cocoatea 2024. 8. 26.

 

 

*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3년 8월 9일에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제목과 상반되게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영화입니다.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 <유쾌한 이웃>의 재난 직후부터의 내용을 각색한 작품으로, 재난과 한정된 장소인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생존자들의 싸움과 도덕적 딜레마, 스트레스를 뛰어난 연출과 CG, 각 캐릭터에 빙의한 배우들의 연기로 녹여냈습니다. 380만명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큰 호평을 받았지만, 암울한 분위기와 참혹한 이야기, 각 캐릭터 서사에 집중 및 클라이맥스까지의 느린 전개로 인해 대중성 면에서는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입니다. 영화 제목은 박해천의 한국의 아파트 문화를 써낸 동명의 도서<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근미래에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사는 인류의 영화<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소개합니다.

 

감독

엄태화 (가려진 시간, 잉투기)

 

주연

이병헌 (남산의 부장들, 백두산, 그것만이 내 세상) 
박서준 (더 마블스, 드림, 사자, 기생충, 지금 만나러 갑니다)
박보영 (너의 결혼식,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 돌연변이)
김선영 (하이재킹, 파묘, 드림팰리스, 리턴 투 서울)
박지후 (빛과 철, 벌새, 나만 없는 집)
김도윤 (반도, 곡성)

 

 

2. 이야기

쉘터

영화는 대지진으로 아파트 단지와 일대로 통째로 폭발하고 황궁 아파트만 하나만 남긴 채 전멸하면서 시작됩니다. 주민들은 당장 먹을 것과 전기를 걱정하고 있었고 주인공 602호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던 중 민성과 명화에게 외부 생존자인 주몽과 주몽의 엄마가 찾아와 들어가게 해달라고 합니다. 다른 생존자들은 무단침입을 서슴지 않습니다. 싸움과 갈등이 생기자, 주민들은 외부자들이 지른 화재를 진압하는데 힘쓴 영탁(이병헌)을 임시 대표로 뽑고 외부 생존자들을 내쫒을지 같이 살지 결정하는 투표를 합니다. 투표 결과는, 퇴출이었습니다.

 

방범대

 "솔직히... 살인범이나 목사님이나 지금 똑같아, 이제는." 

부녀회장 금애(김선영)는 계급이 소용없어졌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군필자로 각 조장을 뽑아 방범대를 만들어 아파트 안에 있던 외부 생존자들을 모조리 퇴출합니다. 외부자들에게 머리를 맞은 영탁이 "다 나가!!"라며 외칩니다. 영탁이 외부자들을 내쫒는데 성공하자, 주민들은 그를 영웅으로 추앙합니다.
 주민들만 남은 아파트에서는 새로운 수칙과 계급, 분담을 정해 주민사회를 만드는데 힘씁니다. 방범대는 시신이 널브러져 있는 폐허를 돌아다니며 부족한 식량을 구하는데 힘씁니다. 가게 주인과 맞닥뜨리고 방범대 중 한 명이 인질로 잡히자, 그들은 주인을 죽이고 식량을 약탈합니다. 주민들은 약탈한 식량으로 파티를 엽니다. 방범대의 대표 영탁은 점점 아파트에 집착하게 됩니다. 한편, 명화는 아파트 내에서 주몽을 발견합니다. 도균이 몰래 그들을 숨겨준 것이었습니다.

 

모세범

 903호 주민이었던 혜원이 황궁 아파트를 찾아오지만, 영탁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영탁은 사실 영탁이 아닌 모세범이었고 택시 기사였으며, 아파트 매매 사기를 당해 사기꾼 김영탁을 잡으러 902호에 왔던 것이었습니다. 그는 바둑알을 먹여 사기꾼을 살해했고, 전화로 아내에게 나가 죽으라는 말을 들은 직후, 대지진이 일어나 아내와 딸을 잃었습니다.

 

균열

 방범대보다 배급을 적게 받은 한 주민이 불만을 토로하고 방범대들이 나가서 식료품 가져오는데 사람까지 죽인다며 다들 살인마라고 폭로하자, 금애는 그런 바퀴벌레 대신에 내 아들이 죽었어야 되냐며 되려 성을 냅니다. 사람들은 점점 이기주의에 빠져듭니다. 명화는 주민의 폭로를 듣고 민성에게 밖에서 사람 죽였느냐고 묻습니다. 민성은 얼버무리지만 명화는 그가 수색에 나가는 걸 반대하며 자신의 식량을 주몽과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줍니다.
 한편, 영탁은 옆집 혜원에게 난로를 가져다 자신을 왜 기억 못한다고 했는지 묻습니다. 혜원은 묘한 긴장감에 기억이 나는 것 같다고 대답했고, 영탁은 그렇게 902호를 떠납니다.

 

의심

 주민들이 아파트에 늦게 들어온 혜원을 괴롭히고 도망친 혜원이 명화에게 임시 대표란 사람도 옆집 사람이 아니라고 폭로합니다. 그런 후 아파트 밖에서 시신들의 금니를 모으던 한 주민이 살해당하자, 주민들은 불안에 떱니다. 세범은 대지진으로 사망한 아내와 딸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세범은 주민들과 섞이지 않는 도균을 의심하여 그의 아파트 내부를 살핍니다. 세범을 결국 숨어있던 주몽과 주몽의 엄마를 발견하고, 숨어있던 사람들까지 전부 밖으로 끌어내게 됩니다. 민성이 외부자들을 도운 명화를 다그치려 하지만, 명화는 민성이 대표와 비슷해졌다며 대표가 가짜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야기를 들은 민성은 믿지 않고 오히려 세범에게 사과하며 무릎을 꿇습니다. 세범은 우리는 당연한 일을 하고 있으며 민성에게 아파트를 위해 더 힘써달라고 말합니다.

 

악화

민성은 바퀴벌레 무리라고 불리는 황궁 아파트에 숨어있던 외부자들을 아파트 밖으로 끌어내는 데 일조합니다. 세범은 바퀴벌레 무리는 가족이 아니라며 주민들을 다그칩니다. 명화가 방범대에게 폭행당한 도균에게 약을 가져다주지만, 도균은 거절합니다. 세범은 숨어있던 외부자들에게 사과를 200번을 시킵니다. 그런데 그런 중, 도균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합니다. 그는 죽기 전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짐승만도 못한 새끼들아! 사람이 이러면 안 된다. 아무리 세상이 이 지랄이 났어도 해도 되는 일이 있고! 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도균의 자살에 충격을 받은 명화는 진짜 김영탁이 어디에 있는지 혜원과 찾기로 합니다.
 방범대가 식료품을 찾으러 나가 있는 사이, 명화는 903호의 벽을 뜯어 902호로 들어갑니다. 할머니에게 아들이 어딨는지 묻지만, 치매에 걸린 할머니는 배고프다는 말만 합니다. 명화는 김치냉장고를 발견했고 거기서 진짜 김영탁의 시신을 발견합니다.

 

폭로

민성이 푸드코드를 찾아내 많은 식료품을 구할 수 있었던 방범대는 외부자들의 공격을 받아 위험에 빠집니다. 세범은 총을 쐈고 겨우 빠져나와 다친 방범대들과 아파트로 돌아오지만, 금애의 아들은 사망하고 맙니다. 금애는 세범에게 살인마라며 비난합니다. 세범은 그런 금애를 비난합니다. 그때, 명화가 나섭니다. 나가서 사람들을 죽이면 죽은 가족들이 돌아오냐는 명화의 말에, 세범은 이게 다 아파트를 위한 거라고 답합니다. 명화는 다 죽으면 아파트 안이건 밖이건 무슨 소용이냐며 소리칩니다. 방범대 중 한명이 말리고, 명화는 아파트 주민만이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주민 수칙을 들며, 김영탁의 지갑과 시신이 들어있던 김치냉장고를 주민 모두에게 보입니다. 그리고 세범에게 아파트에서 나가라고 말합니다. 민성은 김영탁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진실을 알게 됩니다. 

 

몰락

세범은 자신이 김영탁이며, 아파트를 위해 목숨까지 바쳤고 집값도 다 냈는데 사기를 당한 거라며 호소합니다.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소동이 일자, 세범은 혜원을 잡아 변소(낭떠러지)로 밀어 떨어뜨립니다. 주민들이 경악하고, 민성은 총을 들고 세범을 겨눕니다. "당신 누구야!" 세범이 민성에게서 총을 뺏어 들자, 내쫒겼던 외부자들이 한꺼번에 아파트를 덮쳐 옵니다. 민성과 명화 또한 습격받게 되고, 복부를 다친 민성과 명화는 아파트에서 도망칩니다. 습격으로 다친 세범은 902호로 들어가 죽음을 맞이합니다. 배경음악으로 즐거운 나의 집이 흐르지만, 그의 집에는 마지막까지 외부자들이 침입합니다. 

 

결말

명화는 다친 민성을 데리고 밖을 헤맵니다. 폐허에서 잠들 때, 민성은 명화에게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다음 날 아침, 민성은 일어나지 못합니다. 혼자 남은 명화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민성을 묻고, 그들을 따라 그들의 새로운 은신처로 들어갑니다. 명화는 그들에게 묻습니다.
"그냥 살아도 되는 거예요?" 그들은 말합니다. "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봐요? 살아있으면 그냥 사는 거지." 그 아파트 사람들이 사람 잡아먹는데 진짜냐는 질문에, 명화는 대답합니다.
"아뇨,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어요."

 

 

3. 후기

아파트에 대한 집착과 이기주의

 아파트 집값은 여전히 가장 비쌉니다. 아파트는 성공의 상징이며 미래이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기 집, 아파트에 집착하고 이기적으로 행동합니다. 외부자들을 바퀴벌레로 부르며 배척하고 자신들은 선택받았다는 우월주의에 빠져있습니다. 자신들의 아파트와 가족을 위해, 생존하기 위해서라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극단까지 궁지에 몰린 인간상이 영화 전체적으로 표현되어 처절함과 잔인함이 느껴집니다.
 황궁 아파트 주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외부 생존자들을 철저히 배척했고, 결국 외부 생존자들에 의해 아파트를 빼앗기며 그들만의 왕국은 멸망하고 맙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스스로 질문하게 됩니다.  그들이 민성의 아내 명화의 제안처럼 늦기 전에 서로를 도왔다면 살 수 있었을까요? 답은 영화의 막바지에서 알 수 있습니다.

 

평범한 황궁 아파트 사람들

그들은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일까? 그들에게 있어 아파트는 유토피아였을까?

 그들은 그들만의 수칙을 만들고 계급을 만들어 자신들의 아파트를 지키며 행복하게 살고자 했던 사람들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런 욕심이 이기주의를 불러왔고, 불평등과 살인과 파국을 초래했습니다. 그들의 방법이 잘못되었을 뿐입니다. 유토피아란 일부의 사람들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곳을 말합니다.

 

폐허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삶

 영화의 막바지에서 외부 생존자들의 습격으로 민성과 명화는 아파트에서 도망쳐 폐허를 전전합니다. 민성은 복부의 상처로 사망하고, 명화는 그녀를 도와준 외부 생존자들을 따라갑니다. 명화는 그들의 은신처에서 살아도 되는지 묻습니다. 그들은 살아있으면 살면 된다고 말합니다.그녀의 삶은 무엇에 달려있는 것이 아닌, 그녀 자신에게 달린 것입니다.

 이 마지막 장면은 영화가 폐허 속에서도 서로 도우면서도 살 수 있는 강인한 인간상을 보여주고 있고 그러한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스로를 고립시킨 황궁 아파트의 주민들보다 외부 생존자들의 삶이 더 편안하며 행복해 보이기도 합니다. 재난은 인간에게 도덕적 딜레마를 겪게 했지만 결국 이기주의는 죽고, 이타주의가 살아남은 결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