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3년 8월 11일 미국을 시작으로 뉴질랜드, 러시아 등에서 개봉된 <줄스>는 마크 터틀타웁이 감독을 맡고 개빈 스테클러가 각본을 맡은 미국의 SF 코미디 드라마 영화로, 23년 3월 소노마 영화제에서 초연되었고, 23년 12월에 아일랜드와 영국, 24년 2월에 독일에서 개봉되었습니다.
이후 넷플릭스에도 올라오며 인기 영화 순위권으로 오르기도 한 <줄스>는 로튼 토마토에서 85%의 호응과 6.8점의 평균점을 기록하며, 정원에 추락한 외계인과 치매 초기 노인의 조합이라는 참신하고 재미있는 콘셉트와 나이가 드는 것과 같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룬 것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습니다. 미국의 박스오피스 모조에 의하면 <줄스>는 전 세계적으로 231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습니다.
촬영은 21년 9월부터 뉴저지에서 시작해 22년 2월까지 마무리되었으며, 줄스를 맡은 배우 제이드 쿠온의 외계인 피부 분장과 우주선, 고양이 연료 등의 CG 작업으로 공상과학적인 면모를 더했습니다.
외계인과의 만남으로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 노인의 이야기, <줄스>를 소개합니다.
감독
마크 터틀타웁 (신들의 나쁜 행동, 퍼즐)
각본
개빈 스테클러
제작
데비 리블링
앤디 데일리
외
주연
밀턴 로빈슨 역/ 벤 킹즐리 (킬러스 게임, 헨리 슈거의 멋진 이야기, 달리랜드, 박물관이 살아있다: 무덤의 비밀)
줄스 역/ 제이드 쿠온 (트랜스포머: 최후의 기사, 헝거게임)
조이스 역/ 제인 커틴 (나를 차버린 스파이, 콘헤드 대소동)
샌디 역/ 해리엇 샌섬 해리스 (더 마더, 팬텀 스레드, 러브 이즈 스트레인지, 퍼펙트 웨딩, 메멘토)
데니즈 로빈슨 역/ 조이 윈터스 (콜드 월렛)
2. 이야기
우주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가끔 딸 데니즈가 보러오는 것 외에는 혼자 지내는 노인 밀턴은 주로 TV 드라마 CSI를 보거나, 매번 시의회에 참석해 혼동을 주는 동네 표어를 바꾸고 위험한 곳에 횡단 보도를 설치해야 한다고 건의하곤 했습니다. 자주 깜빡하긴 하지만, 사는 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밀턴의 정원에 큰 소리를 내며 우주선이 추락했습니다. 우주선이 정원을 망친 것을 본 밀턴은 충격을 받고 119에 신고하지만, 장난 전화 취급받습니다. 그는 딸에게 전화해서 음성사서함이 가득 찼다는 안내도 듣지 못하고 음성메시지로 상황을 남깁니다.
외계인
다음 날 밤, 우주선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보이는 외계인이 정원 파티오에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한 밀턴은 딸에게 다시 전화해 두렵다는 음성메시지를 남겼고, 다음날 밀턴은 시의회에 다시 참석해 표어와 횡단보도 이야기 끝에 우주선이 떨어져 정원의 진달래를 망쳤다고 건의했습니다. 조이스는 황당해하며 그렇게 말하면 진지하게 듣지 않는다고 밀턴을 나무라고, 샌디는 밀턴을 걱정하며 그를 집까지 데려다줍니다. 그날 밤, 밀턴은 아직도 쓰러져 있는 외계인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물을 주었습니다.
사과
날이 밝고, 정원 구석에서 담요를 두른 채 몸을 웅크리고 있는 외계인을 발견한 밀턴은 그를 집안으로 들이고 먹을 것을 줘서 그가 사과를 먹는다는 사실을 알아챕니다. 밀턴은 곧장 마트로 가서 사과를 잔뜩 사며 많은 사과를 사는 이유를 묻는 직원 데이브에게 "외계인한테 줄 사과를 산다"고 답했고, 집으로 돌아온 밀턴은 서성이는 외계인에게 집안을 안내하고 자기의 가족사진도 보여줬습니다.
한편, 마트로 온 데니즈를 만난 데이브는 그녀에게 밀턴이 한 이상한 얘기를 들려줬고, 이에 걱정된 데니즈는 아버지를 찾아가 병원에 가보자고 설득합니다.
비밀
전화번호부에서 밀턴의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한 샌디는 프린터기를 빌리기 위해 밀턴의 집을 방문했다가 외계인과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우주선까지 보고 놀란 샌디는 밀턴에게 다른 사람들에게 절대로 비밀로 할 것을 조언, 당부했습니다.
한편, 국가안보부 센터에서는 펜실베이니아주의 UFO 목격담을 토대로 수색지점을 찾고 있었는데, 뉴스에서는 위성의 파편이라고 떠들어댔습니다.
그날 밤, TV를 보다가 잠든 밀턴에게 담요를 덮어준 외계인은 종이에 고양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는 아침이 되자 우주선을 정비했고, 밀턴은 그가 준 고양이 그림을 고마워했습니다.
좋은 아버지
오후가 되자, 밀턴은 약속대로 데니즈와 함께 병원에 갔지만, 질문으로 그를 시험하는 듯한 태도와 자주 깜빡하는 밀턴의 행동으로는 요양원으로 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상담사의 말에 상담실을 나와버립니다. 데니즈가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밀턴은 그 도움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샌디는 외계인에게 레즈비언 딸의 사진을 보여주고 딸이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 것에 대한 섭섭함을 보이며 그에게 사과를 먹이고 동화책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화가 잔뜩 나서 돌아와 방에 틀어박혀 있던 밀턴은 우주선을 정비하고 있던 외계인에게로 가 자기를 요양원에 보내려 하는 딸과 자기에게 연락도 하지 않는 아들 팀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좋은 아버지이지 못했던 과거의 자신을 깨달았고, 그날 밤 밀턴은 팀에게 음성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세 사람
샌디는 외계인에게 레즈비언 농담이 인쇄된 딸의 티셔츠를 입히고 '줄스'란 이름도 붙여주었습니다.
한편, 펜실베이니아주에 떨어진 위성 파편을 신고하면 1만 달러를 주겠다는 뉴스를 본 조이스는 밤에 밀턴의 집을 찾아가 염탐했고, 그곳에서 외계인 줄스를 보고 말았습니다. 밀턴과 샌디는 어쩔 수 없이 비밀 공유자에 조이스도 포함했습니다. 조이스는 줄스라는 이름보다 게리가 낫겠다며 줄스가 그린 7마리의 고양이 그림을 보고는 뭔가 '메시지'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합니다.
한편, 국가안보부에서는 밀턴이 사는 동네 근처로 수색오기에 이릅니다.
도둑
조이스가 줄스에게 새 티셔츠와 사과를 가져다주고 노래를 불러주는 사이, 한 젊은 남자가 노인 멘토링을 건의하고 포스터를 붙였던 샌디에게 멘토링을 받고 싶다며 연락했습니다. 샌디는 친절히 그를 집으로 들였지만 그는 도둑이었고, 훔치는 장면을 목격한 줄스를 덮쳐 그녀를 죽이기 위해 목을 졸랐습니다. 그때, 위험을 감지한 줄스는 초능력을 써서 샌디를 구합니다.
잠시 후, 샌디의 집에 도착한 경찰들은 머리가 터져버린 남자의 시신을 보고 샌디를 의심하지만, 그것은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이었습니다.
위험에서 살아남은 샌디는 당장 줄스를 찾아가 그를 꼭 안아줬습니다. 이 사건으로 세 사람은 자기들에게 위험이 있을 때만 줄스의 초능력이 발휘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국가안보부는 샌디와 주변 사람을 미행하기에 이릅니다.
7마리 고양이
데니즈가 샌디와 마트에서 나온 밀턴 앞에 나타나 외계인이다 뭐다 비정상적인 말을 하는 그를 걱정하자, 밀턴은 분명히 괜찮다고 말하며 딸에게서 도망쳐버렸습니다.
한편, 밀턴의 집에 모인 세 사람은 줄스가 가져온 차에 치여 죽은 고양이 시체를 보고 생각이 복잡해집니다. 이에 조이스는 줄스가 그린 7마리의 고양이 그림에서 '7마리 고양이가 있어야 우주선이 움직인다'라는 메시지를 알아챘고, 샌디와 밀턴은 도로를 저속으로 달리며 차에 치여 죽은 고양이를 찾았습니다. 와중에 생각에 빠져있던 밀턴은 치매에 걸린 샌디의 남편 얼의 증상이 어땠는지 물었고, 샌디는 밀턴과 비슷한 얼의 증상을 설명하며 "걱정으로 시간 버리지 말고 인생을 즐겨요."라며 밀턴을 토닥였습니다. 고양이 시체를 줍는 두 사람의 뒤를 미행하던 경찰들은 황당해합니다.
마지막 고양이
두 사람이 고양이 2마리를 구하고 총 4마리가 더 필요한 상황에, 이번에는 조이스가 구해보겠다고 나섭니다.
한편, 데니즈의 통화를 감청하고 있던 국가안보부는 확실하게 밀턴을 의심하게 됩니다.
조이스가 고양이 3마리를 구하고 나자, 국가안보부 요원 둘이 밀턴의 집을 방문했고, 세 사람이 어떻게 할지 망설이던 상황에 아무도 응하지 않자, 요원들은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세 사람은 서둘러야 했습니다. 이에 밀턴이 늙은 조이스의 반려묘 헨리를 보내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하자, 헨리를 자식같이 생각하던 조이스는 상심하고 맙니다. 그러나 그녀는 곧 헨리가 자신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기꺼이 헨리를 줄스에게 줍니다. 조이스는 헨리의 머리가 터질까 그릇으로 감쌌지만, 줄스는 헨리를 편안하게 죽게 했습니다.
이별
7마리의 고양이 시체들로 만든 연료로 우주선이 작동하며 공중에 떴고, 돌아가려던 국가안보부가 다시 밀턴의 집으로 향합니다. 그 사이 조이스가 줄스에게 스노우볼을 주었고, 샌디는 빨간 스웨터를 주었으며, 밀턴은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잊지 말라며 신분증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줄스가 밀턴에게 우주선에 타라고 권하는 듯이 손짓했고, 밀턴이 "난 갈래요. 너 따라갈래."라고 말하자, 샌디가 데니즈는 어쩌냐며 말립니다. 밀턴은 딸에게 걱정 끼치는 것도, 나빠지는 모습도 보여주기 싫었습니다. 그때 마침 데니즈에게서 토요일에 점심 먹고 이발도 하자는 전화가 왔고, 밀턴은 마음을 굳힙니다.
국가안보부가 현관문을 열려고 하자, 밀턴은 정원으로 뛰어가 샌디, 조이스와 서둘러 우주선에 탔습니다. 요원들은 하늘에 뜬 우주선을 놓치고 맙니다. 줄스는 세 사람을 그들이 사는 곳 근처에 내려줬고, 밀턴은 그런 줄스에게 "난 평생 이 행성에서 살았고 이 곳은 내 고향이며, 앞으로 별 재미가 없겠지만 난 여기서 살아야 해."라고 말하며 그의 손을 잡아줬습니다. "난 괜찮을 거야." 밀턴의 말을 들은 줄스는 혼자 우주선에 탔고, 손을 흔드는 세 사람을 보며 지구를 떠났습니다.
줄스
시간이 흐르고, 세 사람은 다시 모여 게리나 줄스가 자기들을 기억할지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샌디가 멍하게 있던 밀턴의 옆에 앉아 게리가 우리를 기억할지 물었고, 밀턴은 그녀에게 게리가 누구인지 되묻습니다. "줄스요." 그러자 밀턴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습니다. 그녀들이 돌아가고 그날 밤, 정원쪽 창문으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밝은 빛이 비추자, 밀턴은 웃음 지었습니다.
3. 후기
이방인과의 교류
요즘 미국에서 UFO에 관련된 폭로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전 세계인들의 외계인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되어 가고 있습니다. 외계인이 실존한다면, 제일 먼저 우려되는 문제는 외계인은 인간에게 호의적인가, 악의적인가일 것입니다. 만약 외계인에게 악의가 있었다면 벌써 지구를 파괴하고도 남았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그 존재의 유무와 정체가 확연히 밝혀지지 않는 한, 외계인에 대한 인간의 궁금증과 두려움은 해소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과 친구인 외계인을 소재로 한 영화들을 보다 보면, 인간의 내면에는 이미 외계인이라는 미지의 이방인과 교류하고자 하는 욕구가 분명히 존재하는 듯 보입니다. 이것은 특별히 인간만이 가진, 인간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외계인을 통해 발견한 인간성
영화 <줄스>는 혼자 사는 노인 밀턴의 정원에 불시착한 외계인이라는 주제를 담아내면서도 외계의 미지나 신비로움을 부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외계인 줄스와 그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돌봐주고 지켜주는 친근한 세 명의 노인들을 통해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잃고 소외된 노인들의 감정과 외계인까지 포용하는 인간의 따뜻함을 재미와 웃음과 함께 보여줍니다.
영화는 외계인 줄스가 도움 받았던 샌디가 위험에 처하자 초능력을 써서 목숨을 구해주는 장면으로 줄스를 조금 잔인하지만 호의적으로 그려, 위험한 외계인이라는 주된 관점과 달리 이로운 외계인이라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지루한 일과를 살아갈 뿐이었던 밀턴의 행동과 감정이 줄스를 통해 변화하고, 그 끝에 자기의 모습을 찾아가는 장면은 남을 통해 거울처럼 자기의 모습을 발견하는 인간성과 가족 간의 사랑을 더욱 부각합니다.
영화 <줄스>는 가족 간, 인간 간, 나아가 미지의 존재 간의 교류로써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그러한 '인간적인 교류'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봐도 좋고, 가족과 함께 봐도 좋습니다.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데는 충분해 보이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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