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래 그리고 찰리의 마지막' 더 웨일, 드라마, 연극 원작 미국 영화, 줄거리 및 결말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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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그리고 찰리의 마지막' 더 웨일, 드라마, 연극 원작 미국 영화, 줄거리 및 결말과 분석

by cocoatea 2025. 4. 26.

*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2년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초연된 후 그해 12월에 개봉된 <더 웨일>은 사무엘 D. 헌터의 연극 <더 웨일>을 바탕으로 대런 애러노프스키가 감독을 맡아 만들어진 드라마 영화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난 후 거대한 고도비만이 된 찰리가 서서히 죽음에 다가가게 되고 그가 마지막으로 딸을 만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더 웨일>은 300만 달러의 제작비로 시작해 세계적으로  5761만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였으며,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평균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아 대체적으로 호평받았으나, 고도비만자를 가리키는 은어 '웨일(고래)'이 제목과 고도비만자 비하 논란으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프레이저의 섬세하고도 강렬한 연기에 대한 호평이 대체적이지만, 영화의 묘사가 비만에 대한 선입견을 더 강하게 한다는 비평도 혼재했습니다.
 수상으로는 AACTA 국제 어워드와 AARP 성인 영화상, 카프리 할리우드 국제 영화제 등 여러 어워드에서 찰리 역 배우 브랜던 프레이저가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받았으며,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4개의 상을 받았습니다.
 프레이저는 찰리 역을 위해 매일 4시간씩 136kg의 분장을 감수했고, 비만 행동 연합과 협의해 비만 캐릭터의 움직임 연구에 힘썼습니다.
 인생에서 한 가지라도 고치고 싶었던 남자의 마지막 이야기, <더 웨일>을 소개합니다.

 

감독

대런 애러노프스키 (커트 스틸링, 지구로부터의 그림엽서, 그 남자,좋은 간호사, 재키, 마더!, 노아, 블랙스완)

 

각본

사무엘 D. 헌터 (더 웨일)

 

촬영

매튜 리버티크 (마더!, 노아, 블랙스완)

 

주연

찰리 사스필드 역/ 브랜든 프레이저 (플라워 킬링 문,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 잉크 하트,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미이라, 미이라2, 미이라 3:황제의 무덤)
엘리 사스필드 역/ 세이디 싱크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디어조이, 일라이)
리즈 그랜트 역/ 홍 차우 (선동자들, 친절의 종류, 소행성 도시, 메뉴)
토마스 역/ 타이 심킨스 (인시디어스: 더 레드 도어, 로즈는 어디에 있나요?, 인시디어스: 라스트 키, 쥬라기 월드)
메리 역/ 서맨사 모턴 (그녀는 말했다, 영화관을 구하라, 기쁨을 위한 두 가지, 줄리 양)
댄 역/ 사티야 스리드하란

 

 

 

2. 이야기

찰리는 얼굴을 공개하지 않은 채 글쓰기 온라인 대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과도하게 육중한 자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대부분을 소파에 앉아 혼자 지냈고, 그의 건강은 최악의 상태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월요일

 게이 포르노를 보고 있던 찰리는 갑자기 호흡곤란과 통증을 일으켜, 때마침 방문한 새생명 교회의 선교사 토마스에게 모비 딕의 에세이를 읽어 달라고 합니다. 이에 토마스가 당황하며 에세이를 읽자, 찰리는 점차 안정을 되찾았고, 토마스가 그를 병원으로 데려가 돕고자 하지만, 찰리는 거부합니다. 대신 그는 토마스에게 휴대전화를 주워 달라고 해 리즈를 부를 때까지만 있어 달라고 요청합니다.
 잠시 후 리즈가 오고, 찰리의 진찰해보던 리즈는 그에게 이제 남은 날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리즈는 새생명 교회가 찰리의 남자 친구를 죽였으니 올 필요없다며 토마스를 내쫒고, 찰리에게 경고하듯 시한부를 선고합니다. 찰리는 매번 와서 간호해 주는 리즈에게 사과하면서도 병원은 안 가겠다며 고집했고, 그의 오랜 친구 리즈는 그런 찰리에게 진 듯이 프라이드 치킨을 주고는 함께 TV를 봅니다.
 그날 밤, 찰리는 혼자 모비 딕의 에세이를 파일에 소중히 집어넣고 그것을 읊으며 잠자리에 듭니다.

 

화요일

 찰리는 자신의 혈압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고, 자신이 당장 병원에 실려 가야 할 고혈압 3기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에 반항하듯 초콜릿 바를 우적우적 씹어먹던 찰리는 그가 접시에 준 사과 조각을 먹으러 온 새를 보고는 먹던 초콜릿 바를 서랍에 집어넣고, 그토록 보고 싶던 딸 엘리를 집으로 초대하기로 합니다. 찰리는 샤워와 면도를 하고 새에게 새 사과 조각을 주고는 딸을 기다렸습니다.
 찰리의 집에 찾아와 그의 몸을 마주한 엘리는 놀라면서도 반항적으로 굽니다. 정학당했다는 엘리의 말에 찰리는 딸을 걱정하지만, 엘리는 남제자와 사랑에 빠져 어린 자기를 두고 떠난 아빠 찰리를 "쓰레기"나 "역겹다"고 표현합니다. 서둘러 떠나려는 엘리를 찰리의 "돈 줄게"라는 말이 붙잡고, 찰리는 딸이 낙제하지 않게 글쓰기를 도와주겠다고도 말합니다. 찰리는 엘리에게 자기가 가진 전 재산 12만 달러를 줄 테니 엄마한테 말하지 말라고 말했고, 황당해하며 떠나려던 엘리는 갑자기 찰리에게 지지대 없이 서서 자기에게 걸어와 보라고 말합니다. 소파에서 혼자의 힘으로 일어서려던 찰리는 결국 일어서지 못했고, 엘리는 떠나버립니다.
 오후, 피자 배달부가 찰리의 집으로 비대면 배달을 하면서 찰리가 괜찮은지 묻습니다. 찰리는 괜찮다고 답합니다.
 저녁, 찰리를 찾아온 리즈는 찰리의 수명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그를 기기로 측정하며 스트레스받지 않고 심호흡할 수 있도록 조언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찰리의 딸이 왔다 갔다는 것을 깨닫고 전처 몰래 딸에게 연락한 것과 안정이 필요한 찰리에게 딸이 찾아오는 것을 반대합니다. 반면에 찰리는 엘리의 SNS 계정을 보며 그녀를 걱정합니다. 
 찰리는 리즈가 사 온 샌드위치를 먹다가 목에 걸려 숨 쉬지 못했고, 리즈가 응급조치로 그를 살려냅니다. 찰리가 죽을까 봐 놀란 리즈가 찰리에게 화내고, 찰리는 그녀에게 사과하며 샌드위치를 다시 받아서 들었지만 먹는 걸 망설입니다.

 

수요일

 찰리는 강의를 끝낸 후 뒤지던 책장에서 앨런과 찍었던 사진을 발견하고, 앨런이 지냈던 방을 열기 위해 열쇠를 집으려 하지만, 떨어뜨려 집지 못합니다.
 찰리는 다시 찾아온 엘리의 에세이를 보며 고칠 부분을 조언해 주지만, 엘리는 관심 없어 합니다. 찰리가 엄마의 근황과 사는 곳에 관해 물었고, 떠나려는 엘리를 찰리가 붙잡지 않자, 그녀는 마지못해 대답합니다. 그러자 엘리가 찰리에게 왜 그렇게 쪘는지 물었고, 그는 가까운 사람의 죽음 때문이라고만 답하며 그 죽음의 이유는 말하기 싫어했습니다. 찰리는 엘리에게 시에 대한 솔직한 생각으로 글을 써달라고 요청하고 화장실에 들어가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엘리는 때마침 찾아온 토마스에게 종교에 대해 신랄한 말을 하며 토마스와 화장실에서 나온 찰리의 사진을 찍고 돌아가 버립니다.
 토마스는 찰리에게 자기가 생각하는 종교를 전도하려고 하지만, 찰리 역시 종교에 대해 반감과 거절을 표합니다. 그런 쪽으로 말고 도움을 주고 싶다는 토마스의 말에 찰리는 자기에게 토마스는 애라며 "내가 역겨워요?"라고 조심스레 물었고, 토마스는 고개를 저으며 그저 돕고 싶다고 답합니다.
토마스가 찰리의 요청대로 앨런의 방문 열쇠를 주워 열어주고 나자, 리즈가 휠체어를 끌고 들어와 찰리를 휠체어에 앉힙니다.
 리즈는 토마스와 집 밖에서 찰리의 남자 친구이자 자신의 오빠인 앨런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앨런 또한 새생명 교회의 선교사였고 찰리를 사랑했지만, 약속된 여성과 결혼하지 않는 것에 대해 화가 난 그의 아버지가 앨런을 집과 교회에서 추방했고, 먹지도 자지도 않게 된 앨런이 호숫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리즈는 토마스에게 이 때문에 찰리는 죽어가고 있으며 그를 내버려두라며 경고했고, 이를 찰리가 보고 말립니다.


 모두 돌아가고 저녁이 되자, 피자 배달부가 찰리에게 말을 겁니다. 자기의 이름을 댄이라고 말한 배달부는 찰리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갑니다. 피자를 먹던 찰리는 엘리가 두고 간 노트를 보고 웃습니다. 5-7-5 하이쿠로 된 시였습니다. '이 집 냄새나. 이 공책 개허접해. 전부 다 싫어.' 웃다가 가슴 통증이 온 찰리는 다시 모비 딕의 에세이를 읽어 스스로를 진정시킵니다. 

 

목요일

 다음 날 다시 찾아온 엘리에게 찰리는 글을 더 쓸 것을 권유하며 혼란스러웠던 메리와의 결혼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지만, 엘리는 이에 반발하며 자기를 버리고 함께 있어 주지 않은 찰리를 비난하며 원망했고, 이에 착잡해진 찰리는 엘리에게 자신을 보여주었습니다. "날 봐. 누가 날 자기 인생에 끼워주고 싶겠니?"

 엘리는 배고프다며 수면제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를 찰리에게 먹였고, 잠시 후 찾아온 토마스에게 마리화나를 피우게 하며 그를 불편하게 만듭니다. 엘리는 토마스가 새생명 교회의 선교사가 아님을 알고 있다는 것을 밝히며 그의 정체를 추궁합니다. 토마스는 엘리를 피해 앨런의 방에 숨어 들어갔고, 이곳으로 온 자초지종을 엘리에게 털어놓습니다.


 토마스는 마리화나를 피운 것을 들켜 아이다호로 보내져 선교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선교팀장 제리와 추구하는 선교방식이 달랐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선교를 하고자 선교회의 활동비를 훔치고 이곳까지 와 혼자 방문 선교를 한 것이었습니다. "내 믿음으로 한 명만 구해보려고." 엘리는 이를 전부 녹음하고 있었습니다. 토마스는 그 방에서 앨런 그랜트의 성경을 보았고, 한 구절을 읽습니다. 토마스가 방에서 나오자, 엘리는 그의 사진을 찍었고, 그때 리즈와 메리가 찰리의 집 안으로 들어옵니다. 
 메리는 엘리가 몰래 찰리와 만난다는 사실을, 리즈를 통해 알게 되어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찰리의 몸을 보고 충격받습니다.
 깨어난 찰리에게 산소통을 달아준 리즈는 수면제를 먹인 엘리를 혼내고, 엘리가 돈 때문에 찰리를 찾아온 것이라고 알고 있던 메리는 찰리에게 10만달러 이상이 있다는 것을 리즈에게 말합니다. 지금까지 찰리에게 700달러밖에 없는 줄로 알았던 리즈는 돈이 있음에도 병원에 가지 않은 찰리에게 크게 실망해 돌아가 버립니다. 메리가 엘리를 강제로 집으로 보내고, 찰리는 엘리에게 프린트한 에세이를 주며 "정말 좋은 에세이야."라고 말하지만, 엘리의 귀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메리는 찰리와 과거를 이야기하며 엘리가 엉망이 되어 나쁜 엄마라고 할까 봐 찰리와 못 만나게 했다고 밝힙니다. 그녀는 엘리를 '악마'라고 하며 엘리가 SNS에 올린 찰리의 사진을 보여주지만, 찰리는 엘리에게 필력이 있으며 솔직한 글이라고 칭찬합니다. 메리는 그를 이해하지 못하며 자신과 딸을 버리고 간 찰리에게 분노하다가, 앨런과 만났던 일을 말하며 조심스레 앨런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웠다고 밝힙니다. 메리는 찰리에게 기대어 그의 색색거리는 심장 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찰리는 엘리와 메리와 다 함께 바다로 놀러 갔던 일을 회상했습니다. 메리가 심장에서 안 좋은 소리가 난다고 하자, 찰리는 죽어가니까 그런다고 답했고, 메리는 믿지 못하며 애를 잘 돌봐달라고 부탁하는 찰리에게 있는 돈으로 병원에 가라고 소리칩니다. 애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에겐 엘리밖에 없다는 찰리의 말을 듣지 않고 메리는 떠나려 합니다. 메리의 등에 대고 찰리는 외칩니다.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단 걸 알아야겠어!" 메리는 돌아선 채 우리는 각자 잘 해왔다고 답하고, 찰리가 아무것도 요청하지 않자, 나가버립니다.


 휠체어에 앉은 채 졸고 있던 찰리는 새의 사과 접시가 깨져있는 것을 보았고, 피자 배달부 댄이 찾아와 그가 괜찮은지 묻습니다. 찰리는 괜찮다고 답했고 댄이 떠난 것을 확인한 찰리는 피자를 가지러 문을 열고 나옵니다. 그러나 떠나지 않았던 댄은 찰리의 모습을 보고 놀라 떠납니다. 상처받은 찰리는 피자 두판을 폭식하고 온라인 수강생들에게 욕 섞인 문자를 보냅니다. '에세이들 집어치워. 망할 책도 집어치워. 제발 솔직하게 쓰란 말이야.' 이후 찰리는 과자와 빵으로도 폭식한 후 구토를 하고 맙니다.

 그러자, 토마스가 밝은 표정으로 들어왔고, 찰리에게 엘리 덕분에 부모님이 모든 걸 알게 되어 용서받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토마스는 찰리를 돕고 싶다며 앨런이 줄 친 성경의 한 구절을 읽습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우리가 빚진 자로되 육신에게 져서 육신대로 살 것이 아니니라. 육신대로 살면 반드시 죽을 것이로되. 영으로써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니." 토마스는 신이 앨런이 겪은 일을 찰리가 겪지 않도록 자신을 이곳으로 보낸 것이라며 앨런이 찰리를 선택하고 신을 져버렸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 찰리는 앨런과의 사랑 이야기를 하며 자기의 모습이 역겨운지 다시 물었고, 토마스의 거부감과 혐오는 극도로 심해져 찰리를 욕하려 듭니다. 찰리는 앨런의 성경을 토마스에게 주며 집으로 보낸 후 홀로 어두운 방으로 향합니다.

금요일

 찰리는 강의에 나서서 수강생들이 쓴 진솔한 글을 읽은 후, 여러분이 쓴 진솔한 글만이 중요하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후 자기의 얼굴과 몸을 카메라로 보여준 뒤 노트북을 던져 부숴버립니다. 
 그 후 리즈가 찾아와 진찰한 후 또 이런 일을 겪게 한다며 울먹입니다. 찰리가 과거 앨런을 살려내지 못했던 것에 대해 후회하자, 리즈는 "누가 누굴 구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라고 말해줍니다. 찰리는 엘리만큼은 토마스를 구해줬다면서 사람은 타인에게 무관심할 수가 없다고 답합니다. "사람은 놀라운 존재야." 
 그때, 엘리가 뛰어 들어옵니다. 찰리는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찰리와 이야기하겠다는 엘리의 말에 리즈는 찰리를 꼭 안아준 뒤 나갑니다. 엘리는 찰리가 준 에세이 때문에 낙제했다며 그를 비난하지만, 찰리가 준 에세이는 과거 엘리가 8학년 때 썼던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찰리가 고통스러울 때마다 읽었던 모비 딕의 에세이였습니다.
 찰리는 평생 본 것 중에 최고의 에세이라고 말하며 엘리를 떠난 것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사과합니다. "넌 정말 예쁘고 훌륭한 애야. 그 에세이도 훌륭해. 그 에세이는 너야. 넌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이야. 넌 완벽해. 넌 행복해질 거야. 넌 사람들을 아껴."
 찰리는 가슴 통증을 일으켰고, 사람을 부르겠다는 엘리에게 모비 딕 에세이를 읽어달라고 합니다. 엘리가 결국 찰리를 떠나지 못하고 에세이를 읽었고, 그녀가 읽는 동안 찰리는 스스로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엘리에게 걸어갔습니다. 엘리도 찰리에게 다가갔고, 찰리는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의 앞에는 가족끼리 다 함께 갔던 바다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윽고, 찰리의 두 다리가 공중으로 떴습니다.

 

3. 후기

등장인물

○ 찰리: 남자 친구 앨런의 죽음 이후 망가진 몸으로 망가진 삶을 살고 있다가 죽음이 다가오자, 자신이 두고 온 딸을 만나 전 재산을 준다는 약속을 하고 글쓰기를 도와준다. 그는 엘리가 나쁜 아이가 아닌 글재주가 있는 아이라는 걸 알았고 전처 메리에게 자신의 시한부를 알리며 엘리를 부탁한다.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찰리는 엘리에게 자기의 진심을 말하며 사죄하고 그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말을 한 뒤 사망한다.

○ 엘리: 8살 때 자신과 엄마를 버린 찰리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으며, 에세이와 돈을 목적으로 찰리의 집에 드나들게 되면서 점차 찰리의 상황을 알게 된다. 불량아에 문제아처럼 굴지만 상처받은 아이의 면모도 가지고 있으며, 찰리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강한 척하지만, 끝내 찰리가 마지막으로 말하는 속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그의 죽음 앞에 선다.

○ 리즈: 오빠인 앨런의 죽음 이후 찰리의 죽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상황에 슬픔과 분노를 느끼면서도 유일하게 찰리를 정성스럽게 돌봐준다. 찰리가 돈이 있음에도 병원에도 가지 않았던 것에 대해 알고 상처받지만, 그래도 돌아와 찰리의 마지막까지 함께하며 그를 돌봐준다.

○ 토마스: 자신의 방식대로 선교를 실천하기 위해 찰리에게 접근했으며,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고 그를 도우려 했지만, 도리어 자신이 찰리를 혐오하고 있다는 것만 깨닫는다. 진심으로 남을 도우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잘못된 이해와 선입견으로 찰리를 더욱 상처 주기만 한다.

○ 메리: 자신과 딸을 두고 앨런에게로 떠난 찰리에 대해 분노를 가지고 있으며, 엘리에 대해서는 '악마'라고 말하며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한편 앨런의 죽음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망가진 찰리의 옆에서 동정심 또한 느끼지만, 찰리가 죽음에 가까워진 것을 알자, 받아들이지 못하며 찰리를 떠난다.

 

 

감정적 클라이맥스의 결말과 연극적인 영화

 초반에 죽음이 가까워진 것을 안 찰리가 딸 엘리에게 연락하면서부터 중후반까지 엘리, 리즈, 메리, 토마스의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상처와 동정심, 우정, 사랑이 오가며 갈등이 고조되어 온 영화는 결말에 다다라 감정적 클라이맥스를 맞이합니다. 
 후회와 미안함, 속마음 전부를 엘리에게 말한 찰리와 엘리의 넘쳐흐르는 감정과 눈물은 관객의 심장과 눈물샘을 뜨겁게 자극하며, 스스로 두 다리로 일어서서 엘리에게로 걸어간 찰리의 몸이 뜨고 페이드 인이 되는 시점에서는 기적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의 죽음을 깨닫게 합니다.
 연극이 원작인 만큼, 영화에서도 찰리의 집이라는 한 장소만의 무대와 배우들의 감정이 담긴 동선들로 연극의 느낌이 보입니다. 반면에 현장감은 사라지고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잘 전달되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관객마저 우울하게 할 수도 있는 전개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닌, 그 하층의 내부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모비 딕과 배려

 주인공 찰리의 거대한 몸은 언뜻 '고래'처럼 보입니다. 그 때문인지 찰리가 사랑했던 엘리의 모비 딕 에세이 '고래의 묘사만 잔뜩 나오는 챕터들이 유독 슬펐다. 자신의 넋두리에 지친 독자들의 배려라는 것이라는 걸 아니까.'라는 구절은 왠지 이 영화 자체를 두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망가진 삶과 거대한 몸으로 스스로 죽음에 이르러 한 가지라도 잘못을 고치려고 하는 찰리의 이야기는 개개인의 문제에 지친 관객의 피로도 잊게 만들고 찰리의 마지막을 마음과 감정을 기울이며 집중해서 지켜보도록 몰입시킵니다. 이것은 관객의 연약한 마음 한구석과 비슷한 상처를 어루만져주기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겨운가요?

 선교사 토마스와 피자 배달부 댄에게는 고도비만인 찰리의 외모나 동성애가 역겹게 느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겉으로만 치중된 의식의 결과는 찰리의 상처 위에 또 다른 상처를 주고 맙니다. 진심으로 돕기 전에 당사자의 상황과 진심을 먼저 헤아렸으면 어땠을까요? 그러지 못하면서 돕겠다는 것은 무지나 위선에 가깝습니다.
 사랑이란 범죄에 끼지 않는 순수한 것을 말하며, 외모도 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뛰어넘습니다.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닙니다. 주로 역겹다고 생각되지만, 이것 또한 그저 사랑일 뿐이며, 오히려 외모나 성별에 상관없이 서로의 진심만으로 사랑할 수 있는 사랑이 더 진실해 보이기도 합니다.

 

사랑과 상처

 영화는 앨런을 향한 찰리의 감정, 찰리를 향한 엘리, 멜리, 리즈의 감정들과 같은 '사랑과 상처'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의 사별, 이별은 크나큰 상처를 남깁니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이 찰리였고, 그는 대신 자기의 선택으로 인한 딸 엘리의 상처만큼은 치유되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으며, 그렇게 되도록 마지막 힘을 다해 돕습니다. 사랑이 남긴 상처를 다시 사랑으로 치유하는 것입니다.
 후회 없는 삶은 없겠지만, 사랑하는 이가 상처받은 채 내버려두는 것은 더더욱 후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영화는 후회하지 않는 사랑을 위해 늦지 않게 행동하라고 말합니다.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보다 더 일찍 말입니다. 또한 영화는 상처투성이인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도 피어나는 희망과 회복의 불씨에 관해 이야기하며 놀라운 인간성을 강조합니다. <더 웨일>은 망가진 뚱보의 좌절된 인생과 죽음에 대한 영화가 아니라, 희망의 영화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