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만든 허상의 믿음' 계시록, 호러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 결말과 왜곡된 믿음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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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허상의 믿음' 계시록, 호러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 결말과 왜곡된 믿음에 관한 이야기

by cocoatea 2025. 4. 11.

 

*이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개

 2025년 3월 21일 넷플릭스에서 처음 공개된 <계시록>은 연상호, 최규석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호러 미스터리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로, 연상호가 감독을 맡고 연상호, 최규석이 각본을 공동 집필하였으며, 알폰스 쿠아론 감독이 총괄 제작을 맡았습니다. 
 양래를 살인함과 동시에 그를 처단하라는 계시를 받기 시작한 민찬, 강간 피해자로 자살한 여동생의 환각을 보며 납치된 아이를 구하려고 노력하는 형사 연희, 어릴 적 학대로 외눈박이 괴물에 잠식된 범죄자 양래 세 사람의 믿음에 대한 갈등과 싸움, 그 결말을 담고 있으며, 3월 셋째, 넷째 주에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1위, 전체 순위 3위까지 올라왔던 작품입니다.
 로튼 토마토에서는 71%의 긍정적 평가와 6.4점으로 전체적으로 평균적인 평점을 받았습니다. 한편, 영화가 분열적이라는 비판과 비평도 존재했습니다.
 여러 캐릭터와 그마다의 특징과 주장을 나타내기 위해 여러 시점으로 연출하여 산만한 느낌이 있지만, 민찬이 신이 계시와 마주하고 연희기 환각에 의해 양래를 죽일지 갈등하는 연출, 류준열과 신현빈의 허상에 얽혀있는 불안하고도 광적인 연기, 악을 연기하는 신민재의 연기가 모두 훌륭하여, 관객을 매료시키고 영화 내내 집중을 끌어모으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신인가, 인간이 만든 허상인가. <계시록>을 소개합니다.

 

감독

연상호 (정이, 방법: 재차의, 반도, 염력, 부산행)

 

각본

연상호
최규석 (지옥, 송곳, 100℃, 대한민국 원주민)

 

프로듀서

알폰소 쿠아론 (디스클레이머, 로마, 그래비티, 칠드런 오브 맨, 이 투 마마)

 

주연

성민찬 역/ 류준열 (외계+인 1, 2부, 올빼미, 봉오동 전투, 돈, 뺑반, 독전, 리틀 포레스트, 침묵)
이연희 역/ 신현빈 (얼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7년의 밤, 공조, 어떤 살인)
권양래 역/ 신민재 (밀수, 킬링 로맨스, 낭만 캠퍼스, 귀여운 남자)

 

 

2. 이야기

죄인

 비 오는 오전, 우산을 쓴 아영의 뒤를 따라오는 남자가 있습니다. 연희는 그 수상한 남자의 뒤를 쫒습니다. 아영은 서둘러 교회로 들어갔고 남자도 교회에 들어와 앉아 아영을 무섭게 바라봅니다. 아영이 노래와 기도가 끝난 뒤 친구들과 함께 나가자, 담임목사인 민찬이 다시 아영을 쫒으려는 남자를 붙잡아 커피를 권합니다.
 한편, 교회 친구들과 교회 앞 마트에 간 아영은 고통스러워 보이는 연희가 떨어뜨린 약을 주워주고 도움을 주려 했지만, 연희는 괜찮다며 마트를 나와 약을 먹고는 교회 쪽을 살핍니다.
 민찬은 남자에게 교회 유니폼을 주며 계속 교회에 나오길 권하고 성도 명부에 남자의 이름을 물어 적고는 남자의 사진을 찍어 프린트합니다. 그때 전화가 와 민찬이 잠시 자리를 뜹니다. 
 민찬은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흥신소를 통해 뒷조사하고 있었는데 그의 의심은 맞았습니다. 민찬이 충격을 받고 돌아오자, 양래가 유니폼을 든 채 입구에 서 있었고, 민찬은 그의 신발을 꺼내주다가 양래의 발목에 부착된 전자발찌를 발견하고 맙니다.

"교회는 죄인들이 오는 곳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십니다." 민찬의 말을 들은 양래가 떠나고 민찬은 그가 다 적었다는 명부를 확인하지만, 명부에는 이름 외에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마트 앞에서 기다리던 연희는 교회를 나오는 양래를 지켜봅니다.

 

계시

 교회에서 나온 민찬은 아내 시영을 의심스러운 동창회에 데려다주는 길에 민찬의 스승 정목사가 짓는다는 하늘 사람 교회 공사 터를 발견합니다. 그걸 본 시영은 민찬에게 정목사를 만나면 민찬이 그곳의 담임목사를 맡을지 슬쩍 떠보라고 말합니다.
 한편, 집으로 돌아간 연희는 출소해 근처에 산다는 권양래를 쫒지는 않는지 걱정하는 아버지에게서 "이제 잊고 제대로 살자."는 말을 듣습니다.
 아내의 말대로 정목사를 만난 민찬은 정목사에게서 하늘 사람 교회의 적임자로 누가 좋을지 들었고, 고민하던 그는 자신도 고민해 보겠다고 답합니다. "적임자가 누구인지 계시를 주시겠지."
 나오는 길에 정목사의 아들 환수를 만난 민찬은 그에게서 장로로부터 하늘 사람 교회의 담임목사가 될 것을 권유받았지만 적임자는 당연히 형이라는 말을 듣고는 정목사가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합니다. 교회로 돌아온 민찬은 아들 연우를 하원시키는 것도 잊고 신에게 자기가 하늘 사람 교회의 담임 목사를 감당해 보겠다며 계시를 내려줄 것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때, 시영에게서 온 전화로 아들 연우를 어린이집에서 어떤 남자가 데려갔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은 민찬은 낮에 만났던 양래를 의심하고 그에 대해 검색합니다. 
 한편, 연희는 밤 내내 양래의 피해자였던 동생 연주의 구하러 오지 않았던 연희를 탓하는 환영과 환청에 괴로워하며 잠들지 못합니다.
 여전히 비 오는 밤, 양래가 산다는 곳에 차를 몰고 간 민찬은 양래가 차에 삽을 넣는 걸 보고 경찰에 신고하려 하지만 배터리 부족으로 휴대전화가 꺼져버리고, 차를 타고 떠난 양래를 쫒아 직접 차를 몹니다. 여우고개로 들어간 민찬은 그를 놓쳤다고 생각했지만, 민찬의 차 뒤로 다가온 차에서 양래가 내려 민찬을 발견하고 말을 겁니다. 양래가 차로 돌아가려 하자, 민찬이 차에서 내려 양래의 차 문을 열고 연우를 찾지만, 연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가 양래의 발목도 확인하지만, 왠지 전자발찌가 사라진 상태입니다. 서둘러 자기 차로 뛰어간 민찬과 양래는 몸싸움을 벌입니다. 그런 와중에 양래가 산비탈에서 굴러떨어져 바위에 머리를 박았고, 의식이 없는 양래를 발견한 민찬은 119에 신고하려다 시영에게서 온 전화를 받습니다. 시영은 연우가 친구 노엘의 집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했고 민찬은 멍해집니다. 그때, 민찬은 천둥과 빗속에서 산 그림자에 떠오른 신의 얼굴을 봅니다. 계시를 받은 그는 양래의 시신을 절벽으로 끌고 가 밑으로 던진 뒤, 양래가 입고 있던 더러워진 교회 유니폼을 들고 차에 타 고개에서 빠져나옵니다. 

 

 

정의

 강력팀으로 막 전근한 연희는 브리핑에 참석해 권양래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 중이며 동시에 신아영이라는 여중생이 실종되었다는 내용을 보고 괴로워합니다. 그 여중생은 마트에서 마주쳤던 학생이었습니다.
 강력팀은 권양래가 살았던 집을 수색하다가 벽의 알 수 없는 복잡한 그림들과 가구 뒤에 숨겨진 커다란 눈을 닮은 그림을 보고 경악합니다.
 민찬이 교회에서 혼자 눈물을 흘리며 자수를 고민하고 있을 때 경찰이 찾아왔고, 민찬은 그들에게 신고했던 경유를 답합니다. 신고한 후 어떻게 했냐는 연희의 질문에 그는 그 후 그냥 집으로 갔다고 답했고, 연희는 교회에서 흙 묻은 교회 유니폼과 흙 묻은 남자 구두를 보고 지나칩니다.
 괴로움에 정목사에게 털어놓으려던 민찬은 교회로 빨리 오라는 정목사의 문자에 그를 찾아갑니다. 민찬이 죄를 고백하려던 때, 정목사가 유부남인 환수가 여신도와 연애했다는 사실을 말하며 민찬에게 하늘 사람 교회의 담임을 맡깁니다. 민찬은 어느새 단내를 맡았고 신의 얼굴과 마주합니다. "따르겠습니다. 주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한편, 권양래 담당 정신과 의사 낙성은 그에 대해 아무런 징후를 보지 못했는데 또 범죄를 일으킨 것에 대해 의아해합니다. 낙성은 연희의 동생 연주에 대한 재판에서 권양래의 정신상태에 대해 계부에 의한 고문, 성적 학대로 의한 것이라 말해 권양래에게 유리한 쪽으로 몰고 간 바 있었습니다.
 연희는 과거 재판 때 권양래에게 핑계를 만들어준 그 때문에 신아영의 실종이 벌어졌다고 이야기하며 탓하고, 낙성은 권양래가 악마가 아닌 '고장 난 인간'이라고 답합니다. 이에 연희는 권양래에 대한 동정론이 퍼진 것 때문에 연주가 자살한 사실을 밝힙니다. "당신이 죽인 거야."
 한편, 아영의 엄마가 민찬을 찾아와 아영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고, 민찬은 그녀를 위해 기도합니다.
강력팀이 여우고개에서 권양래의 차를 찾자, 아영의 엄마를 데려다주려던 민찬은 아영의 엄마와 함께 여우고개로 향합니다. 경찰들은 일대를 수색하고 있었고, 아영의 엄마와 함께 온 민찬이 시신도 못 찾았냐고 묻습니다. 이때, 연희는 민찬을 날카로운 눈으로 봅니다. 시신이란 말을 들은 아영의 엄마가 쓰러지고, 수색하던 경찰들은 일대에서 거의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하... 그 새끼 하늘이 돕는구만."

 

악마

 민찬은 요양원 봉사활동에 가기 전 시영에게 고백할 게 없는지 묻습니다. 민찬은 그녀의 손을 잡고 다 자기의 잘못이라고 말합니다. "근데 나 다 회개했어. 이제 네 차례야." 정목사의 교회가 환수에게로 갈 거라고 알고 있던 시영은 세상 물정 모르는 민찬을 비난하지만, 민찬은 환수가 '바람피워서' 해외 선교로 빠질 거라고 말합니다. "이건 계시야. 우리가 이 계시를 받으려면 어떤 흠결도 있으면 안 돼. 완전무결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민찬은 다시 시영에게 할 말이 없는지 묻습니다. 시영은 차에서 나가려고 했고, 민찬은 그녀에게 하나님은 다 알고 있다며 그녀의 고백을 재촉합니다. 시영은 끝내 눈물을 흘리며 "저는 다른 남자와 간음하였습니다."라고 고백했고, 민찬은 그녀의 옆에서 소리높여 기도했습니다.
 민찬은 요양원으로 가는 길에 구급차가 도로 옆에 빠져있는 걸 봅니다. 요양원에 도착한 민찬과 시영은 구급차를 기다리던 보호사의 말을 듣게 됩니다. 그녀는 흙투성이에 피투성이인 남자가 쓰러져있는 걸 발견했고, 그를 2층 병실에 눕혀놓은 상태였습니다. 민찬은 저녁 기도회를 이유로 빠져나와 몰래 2층 병실을 찾아가 봅니다. 그곳에 누워있던 건 틀림없이 권양래였고, 그는 어떤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목사가... 날 죽이려고 해요..." 놀란 민찬은 창문을 통해 하늘을 올려다봤고, 다시 '계시'를 받습니다. 멀리서 구급차가 오고 있었습니다. "이건 제 뜻이 아니에요. 다 하나님 뜻이에요." 민찬은 권양래의 위에 이불을 씌우고 휠체어에 태워 옮깁니다. 그곳에 있던 할아버지가 그것을 목격합니다. 구급차가 도착함과 동시에 민찬은 요양원을 빠져나옵니다. 
 머지않아 경찰들이 와 권양래가 누워있던 피 묻은 침대를 보던 그때, 할아버지가 누가 데려갔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데려갔어. 아멘." 보호사는 교회를 싫어하던 할아버지가 말하는 것을 보고 웃습니다.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린 상태였습니다. 연희는 혹시 몰라 보호사에게 봉사활동 온 사모님들의 교회 명단을 요청합니다.
 한편, 깨어난 양래는 자기의 몸을 테이프로 묶고 있는 민찬을 발견하고 나한테 왜 그러냐고 묻습니다. 민찬은 그에 '왜 주님은 나를 계속해서 당신 앞으로 인도하시는 걸까?'며 자문하다가, 내 마음속에 성령님을 보내셔서 그쪽으로 인도한 거라고 자답합니다. 이것이 모두 하나님이 내가 얼마나 충실히 따르는지 보기 위함이라고 깨달은 민찬은 3년간 방치된 호텔 공사 터라는 완벽한 장소에 경이로워 웃습니다. 민찬이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한 양래는 목숨의 위협에 "날 죽이면 그 여자애 절대 못 찾아."라고 말합니다. 그는 자신이 납치한 아영이 아직 살아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얼굴색을 바꿔 아영이 어디 있냐고 위협하는 민찬에게 양래는 경찰을 부르면 다 이야기하겠다고 답합니다. "네가 나 죽이면, 네가 그 애 죽이는 거야." 민찬은 웃으며 찬송가를 부르는 양래를 쇠 파이프로 내려치고, 양래가 민찬을 향해 말합니다. "경찰 불러, 이 악마 새끼야." 민찬은 아영이가 있는 장소를 절대 말하지 않는 양래의 얼굴을 테이프로 감아 보관실에 넣고 잠가버립니다. 내려오다 넘어진 민찬은 그 벽에 쓰인 'D24=7'을 봅니다.

 

괴물

 일찍 퇴근한 연희는 후배 경찰로부터 교회 명단을 받았고 그녀의 주목이 봉사 활동하던 시영, 하나님이 데려갔다는 할아버지의 말, 시신도 못 찾았냐고 물었던 민찬으로 옮겨갑니다.
 저녁에 교회로 돌아온 민찬은 촛불을 켜고 아영을 위한 기도에 나온 신도들을 데리고 교회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 앞에서 잠복하고 있던 연희는 민찬의 차 바퀴에 묻은 흙에 섞인 오디 냄새를 맡고 오디 농장을 검색합니다.
 한편, 민찬은 기도를 위해 벽에 쓰였던 대로 성경 신명기 24장 7절을 펼칩니다. "사람이 자기 형제 곧 이스라엘 자손 중 한 사람을 유인하여 종으로 삼거나 판 것이 발견되면 그 유인한 자를 죽일지니, 이같이 하여 너희 중에서 악을 제할지니라."
 민찬은 아영이 이미 천국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며 신에게 아영의 어머니에게 아영이 느낄 평화로움을 함께 느끼도록 해달라고 기도하고, 아영의 엄마만이 경직된 얼굴로 민찬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흘립니다.
 오디 농장에 도착한 연희는 차 바퀴 자국을 보고 호텔 공사 터로 들어갑니다. 바닥의 끌린 자국을 본 연희는 보관실을 열어 포대 밑에서 의식을 잃은 채 앉아있는 양래를 발견하고 동료에게 전화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때, 연주의 환영이 나타나 양래를 죽이라고 말합니다. "언니, 죽여. 지금이 기회야. 죽이라고." 총을 쥔 연희는 양래를 죽이라는 동생과 날 죽이면 그 여자애도 죽는다는 양래의 사이에서 고민에 빠집니다. 연희가 신아영이 어딨는지 묻지만, 말하면 연희가 자기를 죽일 거라 생각한 양래는 웃기만 합니다. 그때, 뒤에서 삽을 든 민찬이 나타나 연희를 공격하고, 의식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난 연희는 민찬에 의해 의자에 결박되어 있었습니다.
 민찬은 양래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던 차에 연희가 나타난 것에 경이로워하면서도 아영이 '죽었다'고 말하며 이제 그런 짓을 한 양래를 죽여야 할 차례라고 말합니다. 연희가 그에게 아영이 살아있고 아직 늦지 않았으니 자수하라고 말하지만, 민찬은 다시 양래가 아영을 죽였다고 주장합니다.
 연희를 보고 연주의 언니임을 깨달은 양래는 연주의 죽음을 조롱하며 자기는 외눈박이 괴물에게 그보다 더한 고통을 받았다며 소리칩니다. 민찬이 양래를 폭행하자, 연희는 아영을 살려야 한다고 소리치며 민찬을 제지합니다. 민찬은 연희에게 아영이 죽지 않았으면 저 놈을 죽이라는 계시가 내려오지도 않았을 거라며 소리칩니다. 양래가 다시 찬송가를 부르자, 민찬은 양래가 사탄이자 악마임을 재차 인식하고, 연희를 향해 총을 쏩니다. 그걸 피한 연희는 몸을 날려 민찬을 공격했고, 연희의 목을 조르던 민찬은 양래가 연희 쪽으로 던진 톱 덕분에 연희에 의해 체포됩니다. 그걸 보며 웃던 양래는 밀려나 건물 아래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고, 가까스로 그를 붙잡은 연희에게 양래는 사실을 말합니다. "걔... 외눈박이가 잡아먹었어." 힘이 떨어진 연희는 양래를 떨어뜨리고 말았고, 양래는 그대로 건물 밑으로 떨어집니다.

 

 

구원

 머지않아 신고를 받은 경찰들이 건물로 찾아와 말하고 죽으라며 양래를 심폐 소생시키려는 연희를 제지합니다. 연희는 죽은 양래를 보고 이를 보이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민찬을 보고 분노합니다. 
 이후 체포한 민찬이 아영이 있는 곳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걸 안 경찰은 권양래가 아영을 감금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출동합니다. 연희는 취조실에서 찬송가를 흥얼대며 거울을 보고 있는 민찬을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봅니다.
 한편, 아영은 연희 아버지가 철거 작업하는 폐건물의 다락방 기둥에 묶여있었고, 연희는 낙성을 찾아가 민찬에 대한 정신분석을 의뢰합니다. 낙성은 민찬에 대해 전형적인 아포페니아(서로 연관이 없는 정보들에서 일정한 규칙이나 패턴, 의미를 찾는 상태)라고 설명하며, 권양래가 어떤 사람인지, 외눈박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어보는 연희에게 그 괴물이 권양래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와 연관이 깊다고 답합니다. 떨며 약을 먹는 모습으로 연희가 환각을 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낙성은 그것은 동생이 아니라 허상이며 신의 계시라는 민찬이나 괴물의 짓이라는 양래가 자기탓을 하는 연희와 사실상 같다고 설명합니다. "사태의 원인을 하나의 대상에서 집요하게 찾으려 하는 거죠." 모든 비극은 복합적인 원인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며, 낙성은 아영을 찾기 위해 "보이는 것만 보자"고 말합니다.
 낙성이 나간 사이, 연희의 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전에 연희가 아버지가 작업하는 건물 아시바(비계)를 뜯으면 보여달라고 했던 사진을 보내온 것입니다. 건축주가 외눈박이 모양 좀 살려달라고 해서 애먹었다는 아버지의 말에 연희는 양래가 어릴 적 그렸던 다락방 창이 외눈박이 창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녀는 연주가 살던 방에도 외눈박이 창이 있었다는 걸 떠올립니다. 연희의 요청대로 경찰은 즉시 외눈박이 창이 있는 건물을 찾아 연희에게 주소를 보내줍니다.
 아영이 있는 폐건물은 점점 파괴되어 가고 있었고, 주소대로 도착한 연희는 아영을 구해냅니다. 아영은 연희에게 힘없이 안기며 말합니다. "계속 생각했어요. 저 문 열고 누가 날 구하러 올 거라고." 연희는 아영을 안아주며 눈물을 흘립니다. "괜찮아, 이제 괜찮아..."
 시간이 흐르고, 연희는 구치소에 수감되어있는 민찬을 만나 아영이 살아있는 상태로 구조되어 치료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민찬이 "그럴 리가 없는데. 분명 죽었다고 했는데."라고 말하자, 연희는 누가 그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묻습니다. 구치소 방으로 돌아온 민찬은 신의 옆얼굴을 닮은 벽의 얼룩을 수건으로 지웠고, 벽의 얼굴은 점점 무섭게 흉해지며 형태를 알아볼 수 없게 검게 변하고 맙니다. 민찬은 그걸 보며 허무의 눈물을 흘립니다.

 

 

 

3. 후기

허상적 믿음에 관한 이야기

 <계시록>은 허상적 믿음을 주제로 한 영화이자, 그 허상적 믿음 속에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행동을 그린, 몰입감이 뛰어난 스릴러 영화입니다.
 영화는 초반에 민찬이 신의 계시를 믿게 되는 과정과 연희가 죽은 동생의 환각을 보게 된 이유, 양래가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된 이유를 점차 드러내 보여주며 세 캐릭터와 각기 다른 세 가지 허상을 소개합니다.
 중반에서 전개가 거듭되고 세 명이 서로 갈등하며 클라이맥스에 다다를수록 서로 자신의 믿음을 외치며 치고받는 구도가 긴박하고 흥미로워집니다.  
 그 끝에 영화는 허상이 허상인지 알고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깨달은 연희의 손을 들어주며, 그녀가 아영의 목숨을 구해 연주의 허상을 불러온 죄책감에서 스스로 벗어나고 민찬의 헛된 믿음도 깸으로써 영화의 끝을 맺도록 했습니다.

 

캐릭터 요약

-믿음인가, 광기인가?
● 민찬: 아내의 외도와 목사로서 입지가 좁아짐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살인미수를 저지르고 만다. 자기에게 찾아온 기회와 불행이 모두 신의 뜻이라는 착각으로 허상을 본다. 그것을 신의 계시리라 믿는다. 
-정의인가, 죄책감인가?
● 연희: 과거 자기가 구하지 못한 동생 연주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며 동생의 환각을 본다. 그것을 자기 탓이라 믿는다.
-괴물인가, 괴물에 의한 것인가?
● 양래: 어릴 적 학대받았던 다락방의 외눈박이 창에 자기를 학대한 아버지의 존재를 투영하고 있다. 외눈박이 창으로 괴물의 허상을 본다. 악행을 저지르며 그것을 괴물탓이라 믿는다.
● 낙성: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상황을 보며, 연희가 진실을 흐리는 허상에서 깨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영화에서는 기본적으로 웅장하게 계시를 받아 악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성민찬이 주인공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유일하게 헛된 믿음을 버리고 옳은 방법으로 과거의 죄책감을 씻어낸 이연희가 진짜 주인공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왜곡과 현대인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은 정말로 그것일까요? 우리의 생각 안에 들어간 그것은 어떤 정도와 형식으로든지 왜곡되기 마련입니다. 왜곡은 편향된 인지, 감정, 경험, 정신 건강 상태 등의 내적/외적 원인 때문에 나타나게 되는데, 이런 왜곡된 생각을 그대로 믿게 된다면 현실을 직시하기 어려워지고, 나아가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진실도 등잔 밑이 어두운 것처럼 찾지 못합니다. 스스로 판단이 어렵다면 정확히 대조할 무언가나 객관적인 타인의 시선이 필요한데, 민찬처럼 왜곡된 생각에 대한 믿음이 맹렬히 강하다면, 자기가 본 것만 보고 자기가 들은 것만 들을 것입니다.
자기주장이 강한 현대인들은 때때로 잘못된 믿음대로 자기의 생각을 관철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고도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경향에 이릅니다. 이러한 헛된 믿음과 생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는 지금까지의 여러 사건·사고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허상과 거짓들이 부유하는 이 시대에 사는 우리는 옳은 기준으로 진실을 찾아가야만 합니다. 허상에 얽매인 사람들을 그린 영화 <계시록>은 그런 인간의 경향과 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하고 있습니다.